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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케어' 가장 큰 걸림돌은 문재인 정부?[뉴스&뷰] 보장성 확대 재원 마련 '건강보험 국고지원' 확대 약속 어겨
'건강보험 하나로' 추진하면서 실손의보 활성화 등 의료상업화 정책 추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8월 9일 오후 서울성모병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라포르시안]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인 '문재인 케어' 발표 2주년을 앞두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8월 9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울성모병원을 찾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문재인 케어의 본질은 건강보험 보장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병원비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의학적 필요가 있는 비급여를 급여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 대책이다. 

실제로 문재인정부 출범 후 지난 2년 동안 건강보험의 보장 범위가 크게 확대됐다. 2018년 1월부터 선택진료비 전면 폐지를 시작으로 상급병실, 초음파·MRI 검사, 응급실·중환자실 치료비 등의 다양한 의료서비스 영역에서 각종 비급여를 급여로 전환하는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보장성 강화대책이 속도를 내면서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이 증가하면서 보험재정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에 보고한 ‘주요업무 추진계획’에 따르면 2018년도 건강보험 총수입은 62조1,159억원이었고, 재정 지출은 62조2,937억원으로 1,778억원의 당기적자를 냈다.

건강보험 당기 재정이 적자를 기록한 건 2011년 이후 7년 만이다. 2018년부터 문재인 케어에 따른 보장성 강화대책이 본격화하면서 급여비 지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초 정부가 보장성 강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예상했던 것에 비하면 적자폭이 훨씬 낮은 수준이다. 정부는 문재인 케어를 발표하면서 보장성 강화에 따른 급여비 지출 증가로 2018년도에 1조1,257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계했다. 그만큼 정부가 발표한 계획보다 2018년도의 보장성 강화 이행이 미흡했다고 볼 수 있다.

보장성 강화 대책이 2년째 접어들면서 보수 야당과 언론에서는 문재인 케어로 건강보험 재정 지출이 급증하고 국민한테 건강보험료 폭탄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는 보장성 강화대책을 발표하며 건강보험 재원 조달을 위해 20조원(2017년 기준)의 누적적립금을 활용하고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지원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통해 건강보험료는 최근 10년(2007~2016년) 간 보험료율 평균 인상(3.2%) 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건강보험 국고지원 확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과거 정부 때보다 국고지원 규모가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2008∼2012년)와 박근혜 정부(2013∼2016년)의 건강보험 국고지원율은 각각 평균 16.4%와 15.3%였다. 이에 비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2018년 2년 동안 국고지원율은 평균 13.4%에 그쳤다.

2007년부터 건강보험법과 건강증진법에 따라 해당연도 건강보험료 예상수입액의 20%에 상당하는 금액(국고 지원 14%, 건강증진기즘 지원 6%)을 지원토록 규정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최근 13년(2007~2019) 동안 건강보험에 지급하지 않은 국고지원금은 24조5,374억원에 달했다.

특히 획기적인 보장성 강화대책을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에서 건강보험 국고지원에 더 소극적이란 점에서 우려가 높다.

건강보험노조는 "문재인 정부의 2019년도 건강보험 국고지원율은 13.6%(일반회계10.3% + 건강증진기금3.3%)에 불과하다"며 "규정대로라면 2019년 보험료 예상수입 57.8조원의 14%(일반회계)인 8조원을 지원해야 하는데 10.3%인 5.9조만 지원해 2.1조원을 미지급한 것이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 3년간 국고지원 미지급금은 무려 6.7조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건강보험 국고지원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건강보험료 인상을 통한 재정확보에 의지할 경우 문재인 케어에 대한 반대여론이 거세질 수 있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복지부는 2020년도 건강보험료율 3.49% 인상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건강보험 가입자단체들이 "정부의 국고지원 확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국고지원 미지급금을 정산하지 않는다면 보험료율 인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면서 의결이 보류됐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는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직장가입자들은 매년 4월에 건강보험료 연말정산을 통해 2007년부터 2018년년까지 추가 납부한 연말정산 건보료가 약 21조2000억원에 달한다"며 "반면 지난 13년간 각 정부는 24조5374억원의 건강보험 국고부담금을 미납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케어 추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과제가 바로 건강보험 재정의 안정적인 확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고지원 축소'는 보장성 강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는 보장성 확대를 통해 '건강보험 하나로' 모든 병원비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손의료보험 활성화' 정책을 동시에 펴는 모순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새로운 민간의료보험 상품 개발이 가능하게끔 규제 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017년 11월에 가입자가 건강해지면 보험료 할인이나 금전적 혜택을 주는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개발․판매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가이드라인은 말만 바뀌었을 뿐 박근혜 정부 때 발표한 건강관리서비스 가이드라인과 거의 동일한 내용이다.

건강보험을 통해 국가가 책임져야 할 국민의 건강증진과 질병예방에 관한 서비스를 민간기업이 제공할 수 있게끔 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5월에 의료법 상 의료행위와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를 구분하는 '가이드라인 및 사례집'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비의료기관이 의료행위가 아닌 건강정보의 확인 및 점검, 비의료적 상담·조언과 같은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런 정책은 보장성 확대를 통해 '병원비 걱정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건강보험 하나로' 정책 방향과 역행한다. 결국 '문재인 정부' 스스로 '문재인 케어'를 저지하며 싸우는 꼴이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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