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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케어 추진에도 쑥쑥 커지는 실손의료보험 시장헬스케어·보험 연계한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활성화..."건강관리서비스 활성화 통한 의료영리화 우려"

[라포르시안]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골자로 한 '문재인 케어'가 추진되고 있지만 실손의료보험 시장은 오히려 더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적극적인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통해 실손의료보험 시장이 축소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새로운 실손보험 상품이 등장하면서 민간의료보험 시장이 되레 활기를 띄는 모습이다.

특히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개발․판매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헬스케어 기기와 건강관리서비스를 연계한 보험상품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의료영리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개발·판매 가이드라인'서 비롯돼 

현재 우리나라의 민간의료보험 시장은 건강보험을 압도할 정도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간한 '2016년 건강보험 주요통계' 자료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인구는 총 5,076만명에 달한다. 여기서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를 제외하면 실가입자 수는 약 3,043만명 정도다.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는 건강보험 가입자 수보다 더 많다. 보험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으로 실손의료보험 가입인원은 총 3,265만명이다.

한국신용정보원이 신용·보험정보 등을 활용해 빅데이터 분석을 실시한 결과를 보면 2016년 9월 말 기준으로 실손의료보험 가입자 수는 총 3,456만명에 달했다. 사실상 '전국민 건강보험'이 아니라 '전국민 실손의료보험' 시대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작년 11월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개발·판매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헬스케어 서비스와 보험산업의 융․복합 활성화라는 거창한 명분을 내세웠다.

금융당국은 이 가이드라인을 통해 보험사가 보험계약자의 건강관리노력에 관해 측정·수집한 정보를 보관하고 보험요율 산출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보험계약자의 건강관리노력에 따라 보험사고 위험이 감소하면 그만큼 보험료 할인 등의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건강관리노력에 관한 측정은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수집·관리할 수 있게끔 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보험사가 보험가입자의 동의를 전제로 당화혈색소는 물론 진료내용, 건강검진 수치 등의 진료정보는 물론 걸음걸이 수, 식습관, 숙면측정결과 같은 생활정보도 수집할 수 있다.

표 출처: 금융위원회

가이드라인을 근거로 민간보험업계는 올해 4월부터 본격적으로 건강증진형 보험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생·손보 4개사가 건강증진형 보험상품을 본격 출시했고, 2개월 간 약 6만건이 판매됐다.

지금까지 출시된 건강증진현 보험상품은 암·CI종신·당뇨보험에 운동 등 건강관리 기능이 부가된 형태다. 주로 스마트워티나 웨어러블 기기와 연동해 걷기와 달리기 등 운동량을 측정하거나 식사·혈당체크를 하는 방식으로 보험가입자의 건강관리노력을 측정하고 그 결과에 따라 보험료 할인 혜태을 준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추가로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개발을 준비하는 보험사는 약 16개사(생보 10개사, 손보 6개사)에 달하며, 일부 보험사는 기존 가입자에게도 건강증진형 서비스를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고혈압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유병력자도 가입할 수 있는 실손의료보험 상품도 빠르게 가입자가 늘고 있다. 지난 4월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이 출시된 이후 한 달 만에 4만9,315건이 판매됐다.

금융당국은 "건강증진형 보험이 소비자에게는 건강증진과 보험료 절감 혜택으로, 보험회사에게는 보험위험(손해율) 감소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사물인터넷(IoT) 기기 연계보험 등 새로운 상품 출시를 통해 소비자 혜택이 늘어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명박근혜 정부의 '비의료기관 건강관리서비스 활성화' 정책 계승한 것"

의료계와 시민단체 쪽에서는 이런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확대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의료영리화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했던 민간기업을 통한 건강관리서비스 활성화 정책과 거의 유사한 내용이란 점에서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앞서 박근혜 정부는 헬스케어 산업 활성화를 명분으로 의료기관이 제공하는 의료행위와 별도로 비의료기관의 건강관리서비스 제공 활성화 정책을 추진했다.

이미지 출처: 지난 2016년 2월 17일 발표된 '9차 투자활성화 대책, 보도자료

박근혜 정부는 지난 2016년 2월 발표한 9차 투자활성화대책을 통해 "고령화와 의료비 지출 증가 등으로 ICT·웨어러블기기 등을 활용한 건강관리서비스업이 미래유망산업으로 대두되고 있다"며 "ICT와 웨어러블기기 등을 활용한 건강관리서비스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새로운 의료서비스와 제품 개발을 활성화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의료기관에서 제공하는 의료행위 구분해 비의료기관에서 제공할 수 있는 건강관리서비스를 별도로 규정하는 가이드라인 마련 작업을 추진했다. 

작년 11월 금융당국이 발표한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가이드라인의 내용은 박근혜 정부에서 검토한 비의료기관 건강관리서비스 가이드라인 내용이 거의 반영됐다.

건강권실현을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은 "금융당국이 마련한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가이드라인은 건강보험 보장 영역인 건강관리, 질병예방, 사후관리 등을 보험회사에 넘기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이는 건강증진과 질병예방 그리고 사후 관리를 공식적으로 건강보험 보장 영역에서 제외시키겠다는 선언과 다를 바 없고, 이번 가이드라인으로 개인 건강정보·질병정보 등을 고스란히 민간보험사와 IT기업이 수집·이용할 수 있도록 합법화했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문재인케어 는 건강보험 보장을 강화해 의료비 걱정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철학에 기초해 있지만 금융위가 마련한 가이드라인은 민간보험회사가 환자 진료내역을 통제하며 의료기관과 계약을 맺는 것은 미국식 병원-보험회사 결합(HMO)형 의료민영화 체계로 향하는 안내서와 다를 바 없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활성화가 국가가 책임져야할 국민의 건강관리 영역을 상업화로 내몰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의료계도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활성화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건강증진형 보험상품은 보험사들이 더욱 쉬운 방법으로 가입자들의 개인 건강정보를 수집해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도구로 활용될 것"이라며 "지금은 혈압, 당뇨 측정치만 넣겠다지만 앞으로 과거 병력까지 다 넣을 것이다. 그러면 국민들의 의료정보가 모두 노출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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