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재정 지속가능성·의료전달체계 확립 등 개혁 함께 추진해야

[라포르시안]"문재인 케어는 포퓰리즘이다."

지난 28일 오후 세브란스병원 본관 6층 은명대강당에서 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와 사립대학병원협회 주최로 열린 제7회 미래의료정책포럼에서 나온 발언이다. 

이날 미래의료정책포럼은 '보건의료정책 시행에 따른 의료기관 현안 및 대책'을 주제로 문재인 케어와 신포괄수가 시범사업을 집중 조명했다. 

박은철 연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문재인 케어에 따른 의료기관의 현안과 대책'이란 발제에서 문재인 케어를 강하게 비판했다.

박 교수는 "문재인 케어의 가장 큰 단점은 의료보장에 대한 취지만 강조할 뿐 도덕적 해이 억제 대책은 없다는 것"이라며 "보통 돈 걱정 없이 질러대는 정책을 포퓰리즘이라고 한다. 그래서 문재인 케어는 포퓰리즘"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의 체계적 개혁방안 부재도 문재인 케어의 문제점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박 교수는 "건강보험은 급성기 질환 시대인 1977년 시행된 이후 같은 급여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요양기관 당연지정제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채택하고 있다"면서 "저출산 고령화, 저성장, 통일, 소비자 기호 등 변화에 대응하는 개혁방안을 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케어 실행을 위한 전제조건인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대해서도 비관적으로 봤다. 

박 교수는 "정부는 보장성 강화대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겠다고 하는데 현재의 방향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들어와야 한다"고 했다. 

비급여의 전면급여화는 의료기관의 재정난을 악화시켜 의료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정부가 비급여의 급여화로 인한 의료기관의 손실을 전액 보상하겠다고 한 데 대해서도 "공정한 배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박 교수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건강보험 개혁을 논의하는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면서 의사협회가 지난해 8월 9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에 대한 입장에서 제시한 '의료계 전문가로 구성된 장관 직속 기구 신설'을 제안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이중규 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논의 구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공감한다. 지금도 의료계와 사안별로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실보상 과정에서 배분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박 교수의 지적에 대해서도 "그런 미시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데 공감하지만 거시적인 측면에서 손실보상이 진행될 것"이라면서 "특히 배분의 문제에 대해서는 의료계의 협조가 필요하다. 아무리 시뮬레이션을 해도 계속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의료계와 협의하면서 보완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문정일 가톨릭중앙의료원장은 의료계가 복지부와 적극적으로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의료원장은 "의료계의 적극성에 대해 말하고 싶다. 반대 논리를 앞세우기보다 테이블 위에서 적극성을 가졌으면 한다"면서 "그러면 복지부도 귀담아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의료원장은 "비급여의 급여화에 대해 의료계가 반대할 입장은 아니지만 내용에서는 의료계의 입장이 반영되어야 한다. 특히 쏠림 현상은 우리의 미래이기도 하다"면서 "의협과 병협이 머리를 맞대고 상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연 단국대의대 인문사회의학교실 교수는 동네의원과 중소병원의 질 문제를 지적했다. 

이 교수는 "비급여의 급여화로 의료수요가 증가하고 대학병원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특히 대형병원 선호 현상 속에서 급여화 정책이 어떤 문제를 빚을지 모두가 우려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문제는 동네의원과 중소병원의 질이다. 각종 인증제와 적정성 평가 등에서 의원과 중소병원이 제외된 상황에서 어떻게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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