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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대금 미지급·소송전 질척대는 녹지국제병원...건설사 "자금난 고통"개원 시한 닷새 남았지만 여전히 안갯속..."개원 시한 연장 요청, 소송전 대비한 시간벌기용"
전국보건의료노조는 지난 27일 녹지국제병원을 찾아 300여명이 ‘인간 띠잇기’를 하며 영리병원 철회와 공공병원 인수를 촉구하는 항의 행동을 전개했다. 사진 제공: 전국보건의료노조

[라포르시안] 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개원 허가를 받은 녹지국제병원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개원 시한(3월 4일)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지만 녹지국제병원의 개원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 병원은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여러 건의 가압류가 걸려 있는 상태이고, 의료법에 따라 작년 12월 5일 개원허가를 받은 이후 3월 4일까지 병원 개설조건을 충족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의사인력조차 채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녹지국제병원과 사업 시행자인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에 걸려 있는 미지급 공사대금의 가압류 금액만 1200억원을 넘는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7년 10월 31일 대우건설(528억 6871만원), 포스코건설(396억 5180만원), 한화건설(292억 8091만원)이 녹지국제병원의 사업 시행자인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을 상대로 제기한 미지급 공사대금 총 1218억원에 대해서 가압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최근에는 녹지국제병원 시공사였던 금나종합건설, 형남종합건설, 광동전력 등 3개 회사가 공사대금 21억 4866만원에 대해 가압류를 신청한 사실이 드러났다.

제주도 지역의 소규모 건설업체인 이들 회사는 녹지국제병원 건립에 직접 참여했지만 공사대금을 제때 지급받지 못해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나종합건설 관계자는 라포르시안과의 통화에서 "녹지국제병원이 2017년 준공됐지만 현재까지 공사대금 중 일부를 지급받지 못한 상태"라며 "이 때문에 회사가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녹지국제병원 시행사인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에서는 대표가 바뀌고 하면서 연락도 잘 닿지 않고 있다. 미지급금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서 명확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녹지국제병원은 제주도와 소송도 벌이고 있다.

당초 녹지국제병원은 사업계획서에 '제주도를 방문하는 중국인 등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대상으로 성형미용 등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의료기관'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런데 제주도가 내국인 진료를 제한하는 쪽으로 조건부 개원허가를 내자 이를 취소해 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런 상태에서 녹지국제병원은 지난 26일 제주도 측에 개원 시한을 연장해 달라는 요청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할 때 과연 녹지국제병원이 개원 의지가 있는지도 의문이다.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최근 들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녹지국제병원을 개원하더라도 환자를 유치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녹지국제병원은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미용·성형수술을 제공하는 것을 주요 사업모델로 삼았는데, 2017년 중국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여파로 제주도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급감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관광협회가 집계한 관광객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은 1431만3,000여명으로 전년도의 1475만3,000여명보다 3.0% 줄었다. 중국과 사드 갈등이 터지기 직적인 2016년의 1585만명과 비교하며 100만명 이상이 감소한 수치다.

보건복지부 한 관계자는 "당초 녹지국제병원의 사업계획서를 보면 '제주도를 방문하는 중국인 등 외국인 의료관광객이 대상'이라고 명시해 놓았다"며 "그러나 사드 갈등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자 이제와서 내국인 진료를 하겠다고 말을 바꾸는 것 같다"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심지어 사업시행자인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측이 작년 10월 제주도 측에 병원 인수방안을 제시하거나 인수자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과연 녹지국제병원을 개원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녹지국제병원이 개원 시한 영장을 요청한 것이 제주도와의 소송전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전략이라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전국보건의료노조는 28일 성명을 내고 "녹지국제병원측이 개원 시한 연장을 요청한 것은 앞으로 개원할 의지가 있어서가 아니라 소송전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시간벌기와 명분쌓기에 불과하다"며 "애초 녹지국제병원측은 병원 개원보다는 투자비용과 개원 준비과정의 손실비용을 회수하기 위한 소송을 선택했고, 병원측의 개원 준비 부족 때문에 허가가 취소될 경우 소송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개원 시한 연장을 요청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개원할 의사가 없고 개원 준비도 하지 않은 녹지국제병원측이 행정소송과 손해배상청구소송에 나설 것이라는 점은 이미 예측된 상황"이라며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선택해야 할 것은 개원 시한을 연장해 주는 것이 아니라 녹지국제병원을 인수해 공공병원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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