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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연간 5만건 추정...여성 75% "낙태죄 개정해야"보사연,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 결과 공개...응급피임약 처방 증가 등 영향

[라포르시안] 지난 2011년 조사 이후 7년 만에 이뤄진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 결과에서 연간 낙태 건수가 5만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낙태죄를 규정하고 있는 형법과 임신중절 허용사유를 규정한 모자보건법 개정 필요성에 대해서는 여성의 70% 이상이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온라인 조사방식을 활용해 인공임신중절 실태를 파악하고, 여성의 관련 경험에 대한 이해를 위해 보건복지부의 연구용역을 위탁받아 수행한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 결과를 14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만 15세 이상 44세 이하 여성 1만명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에 응답한 여성 1만명 중 성경험여성은 7,320명(73%), 임신경험 여성은 3,792명(38%)이었으며, 인공임신중절을 경험한 여성은 756명(성경험 여성의 10.3%, 임신경험 여성의 19.9%)으로 조사됐다.

낙태 당시 연령은 17세부터 43세까지 다양했고, 평균 연령은 28.4세(±5.71)로 나타났다. 낙태 당시의 혼인상태는 미혼 46.9%, 법률혼 37.9%, 사실혼·동거 13.0%, 별거·이혼·사별 2.2% 순이었다.

낙태를 하게 된 주된 이유로는 ‘학업, 직장 등 사회활동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서’서 33.4%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경제상태상 양육이 힘들어서(고용불안정, 소득이 적어서 등)’ 32.9%, ‘자녀계획(자녀를 원치 않아서, 터울 조절 등)’이 31.2%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인공임신중절 추정건수 및 인공임신중절률 (단위: 건, 천 명당 건). 표 출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낙태 방법으로는 수술만 받은 여성이 90.2%(682명), 약물 사용자는 9.8%(74명)였다. 약물사용자 74명 중 53명이 약물로 인공임신중절이 되지 않아 의료기관 등에서 추가로 수술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낙태 수술 시기는 대체로 임신초기(평균 6.4주, 12주 이하 95.3%)로 나타났으며, 평균 횟수 1.43회였다.

2017년 인공임신중절률은 4.8‰, 인공임신중절건수는 약 5만 건으로 추정됐다. 이는 2005년 조사 때 29.8‰(34만2,433건), 2010년 15.8‰(16만8,738건)과 비교해 감소 추세를 보였다.

낙태 감소는 ▲피임실천율 증가 ▲응급(사후)피임약 처방 건수 증가 ▲만 15~44세 여성의 지속적 감소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낙태 문제와 관련한 정책 수요로 '피임·임신·출산에 대한 남녀공동책임의식 강화(27.1%)', '원하지 않는 임신을 예방하기 위한 성교육 및 피임교육(23.4%)' 등을 꼽았다.

낙태죄를 규정하고 있는 형법과 임신중절 허용사유를 규정한 모자보건법 개정 필요성은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낙태죄를 규정한 형법 제269조와 제270조를 개정해야 한다고 응답한 여성은 조사 완료 여성(10,000명)의 75.4%이며, 모자보건법 제14조 및 시행령 제15조 개정에 대해서는 조사 완료 여성(10,000명) 중 48.9%는 ‘개정 필요’, 40.4%는 ‘잘 모름’, 10.7%는 ‘개정 불필요’ 순으로 응답했다.

보사연은 "이번 조사는 인공임신중절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고 여성의 관련 경험 이해를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한다는 데 의미가 있으며, 불법으로 인해 과소추정의 가능성이 있으나 인공임신중절 건수가 점차 줄고 있는 추세로 볼 수 있다"며 "그러나 만 15∼44세 여성 중 생애에 임신을 경험한 사람의 19.9%가 인공임신중절을 해 많은 여성들이 위기임신 상황에 놓이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해석했다.

보사연은 "이러한 위기상황을 예방하거나 위기상황에 있는 여성을 지원하기 위해 성교육 및 피임교육을 더욱 강화하고, 인공임신중절전후의 체계적인 상담제도, 사회경제적인 어려움에 대한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낙태죄 폐지 찬성 시민사회단체는 이번 조사결과를 근거나 낙태죄를 폐지를 통해 여성의 건강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은 14일 성명을 내고 " 정부는 여성들의 건강을 침해하는 낙태죄 폐지를 통해 임신중지 합법화와 함께 안전한 임신중지와 사후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의료접근성의 확대, 정보접근성의 확대, 건강보험 적용, 사회경제적 여건 보장, 성차별 정책의 확대, 사회적 낙인 제거 등을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모낙폐는 "인공임신중절 유도약의 이용 실태는 약물을 이용한 인공유산을 합법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시급히 보장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주고 있다"며 "임신중지 합법화를 통해 의료기관에서도 약물 사용을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법과 제도를 개정해야 하며, 의료진 보수 교육을 통해 여성의 건강권을 적극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것이 국가와 사회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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