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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비도덕적 진료행위 처벌에 의료계·여성계 모두 거센 반발산부인과 의사단체서는 '낙태수술 전면 거부' 선언...여성단체 "복지부 장관 사퇴해야"

[라포르시안] 최근 보건복지부가 낙태 시술을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규정하고, 관련 시술을 한 의사에게 자격정지 1개월을 처분하는 쪽으로 '의료관계행정처분규칙'을 개정하고 지난 17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개정된 의료관계행정처분규칙에 따르면 형법 제270조를 위반해 낙태하게 한 경우 자격정지 1개월에 처한다.

현행 형법 제270조는  의사, 한의사, 조산사, 약제사 또는 약종상이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어 낙태하게 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해 놓았다.

앞서 복지부는 작년 9월 말 입법예고한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 개정안을 통해 낙태수술을 비도덕적 의료행위로 간주해 자격정지 기간을 최대 12개월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의료계와 여성계가 강력히 반발하자 낙태수술을 하다 적발돼 벌금형을 받은 의사는 기존대로 1개월의 자격정지 처분을 하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복지부의 이 고시를 놓고 의료계와 여성단체 양 쪽에서 반발이 거세다. <관련 기사: '낙태죄는 합헌'이란 6년 전 헌법재판소 판단 바뀔까>

앞서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는 지난 17일 성명을 내고 "낙태죄에 대한 위헌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복지부가 고시를 강행했다"면서 "회원들의 이름으로 잠재적 범죄자가 되지 않기 위해 복지부의 고시가 철회될 때까지 낙태수술을 전면 거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최근 여성단체 등에서 낙태죄를 폐지 청원을 내는 등 낙태를 금지하는 현행법 개정을 요구하는 사회적 요구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는 분위기에도 낙태를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치부한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며 탁상행정"이라며 "여성과 산부인과 의사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고 있는 모자보건법과 형법 규정을 현실에 맞게 전향적으로 개정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성단체 ‘비웨이브’는 지난 25일 오후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임신중단 전면 합법화 촉구 집회'를 열고 의료관계행정처분규칙 개정안의 철회를 요구했다.

비웨이브는 이날 성명을 내고 "헌법재판소는 낙태죄 위헌재판의 결론을 내릴 책임을 다음 재판부에 떠넘겼고, 정부는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임신중단수술을 기어이 포함시켰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임신중단수술을 전면 중지하겠다는 엄포를 놓았다"며 "헌재 재판관 9명 중 여성은 단 1명이고, 고위공무원단의 여성 비율은 6.5%에 불과하고, 산부인과 전문의 중 70%는 남성이다. 명백하게도 이것은 여성의 신체를 도구화하는 남성권력의 횡포"라고 주장했다.

복지부의 의료관계행정처분규칙 개정이 의견수렴 절차 없이 밀실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웨이브는 "이번 법 개정이 밀실입법이라는 의혹을 제기한다. 복지부는 개정 과정에서 국민의 의사를 수렴하는 입법예고절차를 무시했다"고 비난하며 의료관계행정처분규칙 개정안 철회와 복지부 장관 사퇴를 요구했다.

한편 산부인과 의사단체의 낙태 수술 전면 거부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지난 23일 성명을 내고 낙태수술을 비도덕적 의료행위로 규정하고 처벌하는 것에 대해 낙태 수술 전면 거부로 맞설 것이 아니라 여성에 공감하는 의료인의 행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의협은 "여성의 건강을 위협하는 법과 제도를 방임하고 있는 복지부의 기만성에 대한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의 분노는 십분 공감하지만 인공임신중절은 그 기한이 지연될수록 모체의 건강에 위협을 줄 수 있으며, 시의적절하게 안전한 방법으로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따라서 의료기관과 의료인의 파업으로 복지부의 개정안에 대응하는 것은 여성들 입장에선 퇴행적인 조치가 가중되는 것일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의료계가 낙태죄 폐지에 적극 나서 줄 것을 제안했다.

인의협은 "인공임신중절 시술 처벌을 강화하겠다는 복지부도, 고시가 철회될 때까지 시술을 전면 거부하겠다는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모두 낙태죄로 인해 발생해 온 실질적인 문제는 다루지 않은 채 여성의 건강과 생명만이 볼모가 되는 상황"이라며 "복지부의 개정안 철회와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의 낙태 파업 선언 철회를 요구하는 동시에 여성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집단이라면 낙태죄 폐지를 위해 앞장서 줄 것"을 요청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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