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신생아 사망 사건 수사결과 발표..."의료진의 무책임한 업무 관행으로 인해 발생"

[라포르시안] 경찰이 작년 12월 이대목동병원에서 발생한 신생아 집단 사망사고는 병원에서 관행적으로 이어져온 '주사제 나눠 쓰기' 등 감염관리 소홀로 인해 발생했다는 수사결과를 내놓았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6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고에 대한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이번 사고는 주치의, 교수 등이 주사제를 나눠 쓰는 '분주' 관행을 묵인하고, 감염 관련 간호사 관리와 감독을 부실하게 해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주치의 조수진 교수 등 3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오는 10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다고 덧붙였다. 

이들과 함께 신생아중환자실에서 근무한 심모 교수와 전공의 강모 씨, 간호사 B씨와 C씨 등 4명에게도 같은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번 사고의 원인인 분주 관행이 이대목동병원이 개원한 1993년부터 이어져 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의사가 '환아 1인당 1주일에 2병'만 처방하면서도 간호사에게는 매일 투여하라는 지시를 하면서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대목동병원은 2010년 국제의료기관평가인증(JCI)을 준비하면서 인증기준(처방과 투약의 일치)을 충족하기 위해 '환아 1인당 매일 1병씩 처방'하는 것으로 변경했음에도 간호사들의 분주 관행을 묵인하면서 사건이 발생할 때까지 이를 개선하지 않았다. 

이 병원은 2010년부터 심평원의 처방 기준이 '1인당 1병'으로 변경되자 심평원에 환아 1인당 매일 1병씩 사용하는 것으로 거짓 청구한 사실도 드러났다.  

분주 관행이 이어져 오면서 오후 7시경 투여 직전에 분주를 준비하던 시간을 점차 앞당겨 오후 1시경부터 분주를 준비했다. 

심지어 낮 근무(07시~15시) 신입 막내 간호사가 혼자 분주를 하고, 지질영양제를 개봉해 주사기에 분주 후 상온에 보관했다. 

경찰은 이 같은 간호사들의 분주 관행을 묵인한 신생아중환자실 담당 교수들의 책임을 무겁게 봤다. 

2017년 9월 환아들에게 처방하는 지질영양제가 '클리노레익 250ml'에서 '스모프리필드 500ml'로 변경됐음에도 관련 사용지침을 읽어보지 않았고, 지질영양제 변경에 따라 분주의 양이 2배로 늘어나(250ml→ 500ml) 감염위험이 커졌음에도 이를 방치했다. 

간호사들에 대한 감염 교육도 하지 않았다. 특히 신생아중환자실 실장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병원 감염관리실로부터 간호사 등을 상대로 감염교육을 해달라는 취지로 신생아중환자실에 대한 감염감시 결과 등을 지속해서 보고받았음에도 간호사를 상대로 감염 교육을 하지 않았다. 

신생아중환자실 수간호사는 분주 관행이 의사의 처방과 배치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신생아중환자실 실장 등에게 문제점을 보고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번 사고는 신생아중환자실 의료진의 무책임한 업무 관행으로 인해 발생한 사건으로, 앞으로 유사한 사안이 다시는 발생해서는 안 된다"면서 " 병원의 부당청구 사실은 심평원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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