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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평가인증, 대국민 사기극 수준"...3주기 인증 거부 움직임병원 화재 때도, 신생아중환자실서도 환자안전 못 지켜...평가 때만 인증기준 맞춰 눈속임
보건의료노조 "평가제도 획기적 개선 없으면 전면거부 투쟁"

[라포르시안] '의료기관평가인증제도' 무용론은 해마다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특히 2014년 5월 발생한 전남 장성 요양병원 화재 참사를 계기로 인증을 받은 의료기관에서 환자안전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의료기관평가인증의 핵심 목표인 환자안전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작년 말 발생한 이대목동병원의 신생아 집단 사망 사건을 통해서도 의료기관평가인증이 제구실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015년 2월 인증을 획득한 이대목동병원은 감염관리 분야 51개 조사항목 중 50개에서 감염관리가 기준 이상을 충족했거나 관리 체계를 구축했음을 뜻하는  '상'(上) 또는 '유'(有)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경찰과 질병관리본부의 조사 과정에서 이대목도병원의 감염관리가 부실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났다.

이 때문에 올해로 도입된 지 8년째를 맞는 의료기관평가인증제는 의료기관의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의료서비스 질 향상과 환자안전 제고를 이끌어 낸다는 당초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인증제가 과거 강제평가 방식의 '의료기관평가제'에서 불거졌던 문제가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는 점이다. 

의료기관평가 때처럼 시설과 인력 등 병원의 구조적인 면을 중심으로 조사가 이뤄지면서 당초 의도했던 의료 질 향상과 환자안전 제고 효과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

평가 기간에만 인력을 늘리고, 시설을 개보수하는 '눈속임' 인증 준비가 여전히 성행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전국보건의료노조는 2015년에 실시한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에서 의료기관평가인증 관련 상황과 의견을 묻는 별도 설문조사를 한 바 있다.

당시 설문조사 결과는 병원 노동자들이 부실한 의료기관평가인증에 대해 심각한 문제인식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77%는 과중한 인증 관련 업무로 환자를 대면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오히려 환자안전이 보장되지 못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환자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한 의료기관평가인증이 오히려 환자안전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평가인증을 위한 편법도 여전했다. 평가기간 동안 '근무하는 인력을 늘린다'는 응답이 41.8%에 달했고, '입원, 외래, 수술환자 등 환자수를 줄인다'고 응답한 비율도 57.3%로 조사됐다.

근본적으로 병원이 적정 의료인력을 확충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되는 상황에서 평가를 받을 때만 인증기준에 맞춰 근무인력을 확대하는 편법을 쓸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지금도 이런 눈속임 평가 준비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보건의료노조가 2017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2개월여간 조사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의료기관인증평가 때 업무와 관련 없는 청소 및 환경정리, 병원주변 풀뽑기, 침대 및 철창 닦기, 주차관리, 담배꽁초 줍기 등의 업무를 강요받았다는 응답이 51.5%에 달했다.

직종별로는 간호사가 60.3%, 간호조무사 47.7%, 의료기사 36.9%, 사무행정이 21.1%였다 병원 특성별로는 사립대병원이 59%로 가장 많았다. 

이 때문에 의료현장에서는 의료기관평가인증을 '반짝 평가', 혹은 '도돌이표 평가'로 부른다. 

평가 기간에만 인증기준에 맞춰 근무인력을 늘리고 환자 수는 줄여 의료서비스 질을 높이지만 평가가 끝나면 다시 이전 상태로 되돌아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작년 8월에는 국회에서 환자단체 등의 주최한 의료기관평가인증제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에서 발제를 한 김윤 서울대의대 교수는 "미국 JCI 인증결과와 사망률 상관관계를 보면 우수기관인증을 받았을 때 사망률이 줄어들었다"며 “우리나라 인증제는 낮은 변별력, 낮은 신뢰성, 수준 낮은 인증기준, 낮은 참여율(병원급 11%)과 함께 인증원 운영의 투명성 부족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증제가 도입된 이후 의료 질 향상과 환자안전 제고에 어떤 효고를 냈는지 명확한 근거가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이 개원한 지 7년째이지만 의료 질과 환자 안전이 어느 정도 좋아졌는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며 "여전히 인증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임시로 외래환자를 줄이거나 평가를 받는 기간에만 특정업무를 하는 등의 편법이 동원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올해 하반기부터 진행될 예정인 3주기 의료기관평가인증을 거부하겠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오는 5일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적정 인력에 대한 평가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3주기 의료기관평가인증 시행을 반대하며, 2018년 인증평가를 보류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앞서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2월 28일 열린 정기대의원대회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의료기관 평가 인증은 인증 기간에만 인력을 늘리고 환자수를 줄이는 ‘대국민 사기극’에 불과하다”며 인력충원이 없다면 하반기부터 진행되는 3주기 의료기관평가인증을 전면 거부하는 투쟁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보건의료노조는“의료기관평가인증 때 편법과 눈속임이 심각해 인증평가 당일 근무조당 근무 인원을 늘리거나 당일 입원이나 진료 환자수를 줄이는 벌어지고 있어 일회성 반짝 평가로 전락했다"며 "현행 평가 제도는 대국민 사기극이라 규정하며, 평가 제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2018년 시작되는 3주기 의료기관평가인증을 전면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은 오는 5일 2018년 제2차 인증위원회를 열고 개최하여 의료기관 평가 인증에 관한 논의를 할 예정입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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