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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재벌병원·기업 위한 '의료민영화 종합선물세트' 추진"시민단체, 국회 앞에서 '의료민영화 법안 중단' 촉구..."의료정보 상업화·영리병원화 등 박근혜 정책 그대로 계승"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이하 무상의료운동본부)는 13일 오전 9시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의 의료민영화 정책을 계승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사진 제공: 전국보건의료노조

[라포르시안] 20대 국회 막바지에 보건의료 분야에서 의료민영화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되는 관련 규제완화 법안과 정책이 대거 통과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이하 무상의료운동본부)는 13일 오전 9시에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 후반기에 국민들이 오랫동안 반대해왔던 의료민영화 정책들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고 강한 우려를 제기했다.

시민단체가 지적한 의료민영화 관련 법안과 정책은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보험업법 개정안 ▲보건의료기술진흥법 개정안 ▲대전·충북 규제자유특구 지정 등이다.

의료민영화 악법으로 지목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이 작년 11월 대표발의한 법안으로, 개인정보와 관련된 개념체계를 개인정보·가명정보·익명정보로 구분하고 이 가운데 가명정보는 통계작성, 연구, 공익적 기록보존의 목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개정안은 특히 통계작성, 과학적 연구, 공익적 기록보존 등을 위해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가명정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과학적 연구'의 정의를 기술의 개발과 실증, 기초연구, 응용연구 및 민간 투자 연구 등 과학적 방법을 적용하는 연구로 정했다.

시민단체는 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국민의 의료정보 및 건강정보의 주권과 소유권이 기업과 병원에게 넘어가게 된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현재 개인의 건강 및 의료정보를 기업에 넘기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악안은 이틀 후인 오는 14일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 통과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며 "이 개정안은 기업들을 위해 '공공기관(건강보험공단, 심사평가원 등)이 보유한 의료 빅데이터를 가명처리 후 개방·활용'시켜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가명처리'를 하더라도 의료정보와 건강정보는 다른 정보와 결합 시 그 개인이 누군지 알기 쉬운 정보이며, 개정안은 기업에게 이런 정보를 개인들 동의도 없이 상업적 목적으로까지 활용할 수 있게 한다"고 지적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지난 2014년~2017년 공공기관인 심평원이 3년간 KB생명보험 등 8개 민간보험사 등에 누적 6420만 명분의 국민 진료데이터를 데이터셋 건당 30만 원에 팔아넘긴 것이 폭로돼 분노를 샀다"며 "개악 법안은 아예 이것을 합법화해주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실손보험사에 환자 의료정보를 손쉽게 넘기려는 보험업법 개악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는 작년 9월과 올해 1월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과 전재수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고용진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보험계약자, 피보험자 등이 요양기관에게 진료비 계산서 등의 서류를 보험회사에 전자적 형태로 전송해 줄 것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요양기관이 그 요청에 따르도록 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해당 서류의 전송 업무를 위탁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담고 있다.

전재수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보험회사로 하여금 실손의료보험 보험금 청구 전산시스템을 구축·운영하도록 하거나 이를 전문중계기관에게 위탁할 수 있도록 근거를 담았다. 또 보험계약자·피보험자 등이 요양기관에게 의료비 증명서류를 전자적 형태로 보험회사에 전송해 줄 것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이 법은 가입자들의 편의 증진으로 소액보험료 청구율을 높이기 위해 추진되는 것이 아니다"며 "실손보험사들이 찬성하는 이유는 의료기관의 환자 정보를 더 자세히, 대량으로, 전산 형태로 전송받는 것이 목적이며,보험사가 환자 정보를 더 구체적으로 확보하려는 것은 가입거절이나 지급거부 등에 활용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비영리병원에 주식회사인 기술지주회사와 영리회사인 자회사를 설립하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보건의료기술진흥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를 제기했다.

보건의료기술진흥법 개정안은 지정제인 연구중심병원을 인증제로 전환하고, 연구중심병원에 의료기술협력단을 설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의료기술협력단은 병원의 R&D과정에서 개발된 기술의 이전 및 사업화 등의 업무를 시행하고, 의료기술지주회사 및 자회사 설립·운영 권한을 갖는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영리자회사가 외부 투자를 받고 이익 배당을 하면 병원은 영리병원과 다름없게 된다"며 "이런 자회사는 '연구중심병원'에 허용되는데, 연구중심병원은 현재 빅5 병원 중 4개인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등이 포함된다.이 법이 통과되면 연구중심병원은 인증제로 전환돼 대폭 늘어나게 되고, 삼성·아산 재벌병원 등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전국의 모든 병원을 영리병원화 할 수 있게 된다"고 우려했다.

또한 "이 법이 통과되면 병원이 영리회사인 기술지주회사·자회사의 수익을 배당받아 연구자에게는 별도로 금전적 보상을 할 수 있게 되고, 병원 직원은 기술지주회사와 자회사 대표나 임직원을 겸직할 수도 있게 된다"며 "병원의 의료진이나 연구자가 사실상 자회사를 설립·운영하면서 이윤을 배당받게 하는 것으로, 이는 의사들이 임상시험 결과를 왜곡·상품화해 수익 창출을 하려는 동기를 갖게 하고 임상시험 과정에서 피험자 생명과 건강이 위협받게 한다"고 주장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대전·충북도를 의약품 및 의료기기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하려는 정책에 대해서도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앞서 대전시와 충북도는 규제자유특구법 상 규제특례로 의료기기와 의약품 규제완화를 중기부에 신청했으며, 오늘(12일) 오후 열리는 국무총리 주재 특구위원회에서 지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대전시가 신청한 체외진단기기 신의료기술평가 유예는 환자에게 위험하며, 충북도가 NK세포 치료제를 임상 1상만으로 통과시켜달라고 신청한 것도 눈을 의심하게 만든다"며 "규제자유특구법으로 강원도에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허용한 것과 같은 잘못을 또다시 반복한다면 국민들의 강한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개인정보 민영화와 병원 영리화, 의료기기·의약품 안전규제 완화는 박근혜 정부 의료민영화와 다를 바 없이 그야말로 내용이 똑같다"며 "우리는 문재인 정부 후반기 기업만을 위한 종합선물세트 의료민영화 법안을 폭로하고 끝까지 막아낼 것"이라고 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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