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열린 정책제안 토론회서 불안감 호소...교육부 "의대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학교 정상화가 목표"

[라포르시안] 바른정당 박인숙 의원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가 주최하는 의대·의전원 정책제안 긴급진단 토론회가 지난 14일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실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의대·의전원생들의 최대 관심사인 ▲군 의무장교 복무기간 단축 ▲의사 국가고시 응시료 인하 ▲부실의대(서남의대) 문제의 조속한 해결이 주제였다. 

그만큼 큰 관심과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는 맹탕이었다. 

훈련 기간 포함 39개월이나 되는 군의관 복무 기간을 36개월로 단축하고 최종적으로는 24~26개월까지 단축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 국방부는 다른 직역과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면서 '불가' 하다고 했다. 

100만원에 육박하는 의사 국가고시 응시료 인하 요구에 대해서도 보건복지부는 '예산 확보 노력을 하고 있다. 예산이 확보되면 인하하겠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답변을 내놔 아쉬움을 남겼다. 

그나마 부실의대 문제에 대해서는 참석자들이 비교적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 

토론회에서 서남의대 학생회장 유태영(사진 왼쪽)씨가 참석자들에게 서남의대와 학생들이 처한 상황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토론회에서 서남의대 학생회장 유태영(사진 왼쪽)씨가 참석자들에게 서남의대와 학생들이 처한 상황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서남대 의대 학생회장인 유태영씨(본과 2)는 "교수들이 장기간 월급을 받지 못하거나 재계약이 불발돼 갑자기 강의가 없어지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면서 "학생들은 하루빨리 새로운 인수가가 결정돼 학교가 정상화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데 인수자 결정이 애초 5월 말에서 7월 말로 미뤄졌다는 소식이 들린다. 교육부가 자꾸 뒤로 미루는 듯한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유 회장은 "실제로 교육부는 2013년 5월 8일 서남대에 관선이사 파견을 결정했지만 이사 8명을 파견하겠다고 통보하기까지 1년이 걸렸고, 그로부터 일주일 뒤 예과 입학정원 모집정지 처분을 했다"면서 "학교를 정상화하겠다는 것인지 폐과하겠다는 것인지 혼란스러웠다. 정상화가 기약없이 지연되고 교육부와 학생들 간 소통도 되지 않아 불만이 크고 겁도 난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사립대학제도과 이재력 과장은 "학생들이 안타깝고 미안하다"는 말을 시작으로 교육부의 계획을 설명했다. 

이 과장은 "서남대가 국가에서 설립한 기관이라면 정부의 재정을 투입해서라도 정상화할 수 있지만 사학기관이라 정상화 절차가 필요하다"며 "그 과정을 지켜보는 학생과 국민이 답답해하는 측면들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남대 정상화는 학교 전체의 정상화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과장은 "서남대는 지난해부터 정상화 쪽으로 얘기가 되기 시작했다. 한중대나 대구외대처럼 폐교 처분을 할 수 있지만, 의대는 권역 때문에 존치해야 한다는 얘기가 많아서 정상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라며 "문제는 서남대를 정상화하려면 설립자가 횡령한 333억원이 들어와야 한다. 그런데 과거 예수병원이나 명지병원은 의대 인수에만 관심이 있었다. 지금 우선협상대상자인 삼육대와 서울시립대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서남대는 전체적인 학교 정상화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가 이 부분을 분명하게 하려다 보니 인수자 결정이 늦어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는 "특정 인수자가 정해져서 들어왔는데,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상화하겠다는 것인지 명확하게 해야 한다"며 "삼육대나 서울시립대의 추진력을 확실히 확인하겠다는 것이 교육부의 방침이다. 궁극적인 목표가 학교 정상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서남대 의대가 의과대학 인증평가를 통과하지 못한 것과 관련해서는 "6월 말까지 시정 기간을 줬는데, 서남대가 재평가받는 것을 포기했기 때문에 내년 신입생 모집정지 처분이 나갈 것"이라며 "신입생을 모집하더라도 의사국시를 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과장은 "서남대 정상화 절차가 진행되면 서남대가 의대를 폐과하고 (인수)대학에서  의과대학을 신설해 남원캠퍼스를 운영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즉 폐과하고 신설할 때 복지부와 협의해서 의대 정원 49명을 남원캠퍼스에 둬 '삼육대 남원캠퍼스', '서울시립대 남원캠퍼스' 같은 방식으로 운영하는 형태가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토론회를 주최한 박인숙 의원은 "서남대 의대 문제는 20년이 넘은 문제다. 법 테두리 안에서 하려다 보니 해결이 안 된 것"이라며 "폐과를 하고 다시 정상화하려면 3~4년가량 시간이 걸린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서남의대 특별법'을 만드는 방법밖에 없다. 제가 특별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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