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 2580'서 서남대 사태 다뤄...기초의학 수업·임상실습도 중단될 위기

MBC '시사매거진 2580' 방송화면 갈무리.
MBC '시사매거진 2580' 방송화면 갈무리.

[라포르시안] 서남대 의대가 '부실의대' 꼬리표를 떼고 정상화의 길을 걸을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서남대 의대생들이 처한 충격적인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MBC '시사매거진 2580'은 지난 30일 방송된 '학생들의 잘못인가요?' 편을 통해 서남대 의대 사태를 다뤘다. 

이날 방송은 드라마 '하얀거탑' 속 외과의사를 동경해 지난 2013년 서남대 의대에 입학한 강모 씨(의예과 2년)가 입학 뒤 겪은 암울한 현실을 보여줬다.  

전공 서적을 빌려볼 수 있는 도서관은 물론 제대로 된 실습실과 장비조차 없었다. 강씨는 "도서관에 가서 참고하고 찾아보고 싶은데 저희는 책을 사거나 선배한테 물려받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의대가 곧 없어질 것'이라는 소문도 학기가 바뀔 때마다 학생들을 괴롭혔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기초의학 수업도 중단 위기에 처했다. 담당 교수가 임금이 계속 체불되자 학교를 그만뒀고, 또 다른 기초의학 교수도 최근 학교를 떠났다. 

김모 씨(의예과 2년)는 "교수님이 임금체불 문제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셨다고 들었고, 모든 교수님이 1년에 4개월 치 월급만 받고 계시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임상 실습도 중단될 위기다. 

서남대는 학교에 부속병원이 없어 교육협력병원인 명지병원에서 임상 실습을 받고 있다. 그런데 계약이 만료되는 내년 2월이면 임상 실습도 끝이 날지 모른다. 

조모 씨(본과 4학년)는 "전국에서 이런 고민을 하는 의대생이 저희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에 우울하고 암울하다. 시선 같은 것도 많이 신경 쓰인다"며 "서남대 나온 의사들한테는 진료 안 받겠다는 말을 저희가 직접 들은 적도 있다"고 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교육부는 서남대 인수대상자 선정 작업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최근 학생 대표와 가진 비공개 회의에서 '두 대학의 인수계획이 미흡하다'며 갑자기 폐고 가능성을 통보하기도 했다. 

김철승 서남대 교수협의회 회장은 "다른 루트를 통해 알아보니 서남대 정상화 계획안이 모두 반려됐고, 반려된 것은 폐교 순서를 밟는 거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방향을 결정하지 못했다'며 폐교설을 부인했다.

이재력 사립대학제도과 과장은 "방향을 결정하는 과정에 있는데 확정을 못 하고 있다.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다는 정도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서남의대 부실 사태는 교육부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윤성 대한의학회장은 "설립부터 지금까지 10년 이상 끌어왔고 계속 부실하다고 하면서도 신입생은 계속 받을 수 있게끔 했다"면서 "이런 불합리한 일이 계속 지속된 것에 가장 큰 책임은 재단이겠지만, 두 번째 책임은 교육부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남의대 사태를 계기로 의과대학의 수준을 더 엄격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윤성 회장은 "비용과 노력이 많이 드는 일이지만, 의학교육은 커리큘럼 전체를 평가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것을 우리 사회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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