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5개 대형병원 찾은 지방환자 71만명 달해
최근 5년간 빅5병원 찾은 비수도권 암환자 100만명

[라포르시안] 작년 한 해 비수도권 지역에 거주 환자가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이른바 ‘빅(Big)5 병원’을 방문해 지출한 의료비가 2조원을 넘어섰다. 이들 병원을 찾은 지방환자 수는 최근 10년 새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환자의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원이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비수도권 환자들이 빅5 병원에에서 진료받은 인원은 2013년 50만425명에서 2022년 71만3284명으로 42.5% 늘었다.

이 기간 동안 지역별로 증감률을 보면 제주특별자치도가 1만2111명에서 2만3189명으로 91.5%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어 광주광역시가 56.9%, 대구광역시 53.7%, 전북도 49.1%, 부산광역시 43.2%의 증가세를 보였다. 

비수도권 환자들이 빅5 병원을 찾아 쓴 원정진료비도 급증했다. 

김원이 의원실이 분석한 결과 비수도권 환자의 빅5 병원 원정 진료비 규모(공단청구금액과 본인부담금 합산)는 2014년 처음 1조원을 넘어선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2021년에 2조 399억여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2022년에는 2조1822억여원 기록하며 10년 새 140%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이처럼 지방환자의 수도권 대형병원 원정진료가 급증한 데는 교통망 확충으로 서울로 접근성이 좋아진 데다 지방환자가 느끼는 지역 간 의료격차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원이 의원은 “의료격차가 심해질수록 지방 소멸은 더욱 가속할 것”이라며 ”광역시가 아닌 지방 중소도시에도 중증질환을 치료하는 거점 대학병원을 지원·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근 5년 간 암질환 진료를 위해 빅5 병원을 찾은 비수도권 환자 수가 10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영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빅5 병원 원정진료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8년부터 2022년 사이 비수도권에 거주하는 100만명 이상 암환자가 5개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광역시보다 의료인프라가 열악한 도 지역에서 거주하는 환자의 빅5 진료가 더 많은 것으로 나왔다. 5년간 시도별 빅 5 진료인원은 부산 8.5만명, 대구 5.9만명, 광주 4.3만명, 대전 6.6만명, 울산 3.1만명, 세종 1.8만명, 강원 8.6만명, 충북 9.4만명, 충남 11.7만명, 전북 7.7만명, 전남 7.9만명, 경북 12.4만명, 경남 11.9만명, 제주 3.1만명이었다. 

비수도권 의료인프라 부족으로 많은 수의 암환자들이 교통비와 주거비를 추가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비수도권 거주 환자들은 암질환으로 인한 통증과 체력 저하로 거동이 힘든 상황에서 수백 km씩 장거리를 이동하고, 빅5병원 근처에서 고시원, 오피스텔 등 환자방을 구해 치료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 5년간 비수도권 거주 10세 미만 암환자 5,787명, 70대 이상 암환자 55,511명이 암치료를 위해 빅5병원을 찾았다.

김영주 의원은 “암과 같은 중증환자들이 장거리를 이동하며 진료 받는 것은 금전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부담이 크지만 지역에 중증환자 치료 인프라가 부족해 울며 겨자먹기로 서울로 상경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중증환자 치료를 위한 지역 의료인프라와 인력 강화하되, 비수도권 중증질환자 실태 조사를 통해 이들 환자와 보호자의 이송‧주거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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