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면허 관리 강화법 최우선 대응..."균형감각 갖고 여야와 충분히 소통"
"공정한 인선 기준에 따라 임원 선임...보은·코드인사 않겠다"

[라포르시안] 이필수 제41대 대한의사협회장 당선인이 "현재 법사위에 의사면허 결격사유를 확대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당선인 자격으로 국회를 직접 찾아가 법안의 문제를 잘 설명하고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필수 의협회장 당선인은 지난 29일 오후 의협 용산 임시회관 7층 회의실에서 진행된 출입기자단과 인터뷰에서 "제가 선거운동 기간에 내놓은 공약 가운데 가장 먼저 이행할 시급한 사안은 바로 '회원 보호'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조건적 반대가 아닌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유연한 대응을 하겠다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당선인은 "이 법안은 면허취소도 문제지만 사소한 문제가 발생해도 각종 브로커가 개입해 의사들을 협박하고 합의를 강요하는 일이 비일비재할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그렇다고 강도·살인·성폭력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의사의 면허까지 보호하겠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저와 경쟁한 후보들의 공약도 협회와 회원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의협 회장 후보자 6명이 꼽은 의료계 당면 현안은?,  비급여 통제·수가적정화, 의협 회장 후보자들 생각 이렇다>

그러면서 ▲'의사연금제도 도입 및 의협공제회 사업 다변화, 닥터 신용협동조합 설립'(유태욱 후보 ) ▲AI 신문고 개설(박홍준 후보) ▲건강보험에서 한방분리(김동석 후보) 등을 꼽았다. 

다음은 이필수 당선인과 일문일답이다.

- 회장선거 1차 투표에서 임현택 후보에 이어 2위를 했으나 결선투표에서 역전했다. 회원들이 차기 의협회장으로 선택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회원들이 투사보다는 협상가를 원한 결과로 여긴다. 무엇보다 지난해 '의료 4대 악법' 저지 투쟁 이후 회원들의 투쟁에 대한 피로도가 심해졌다. 안정적인 회무를 원하고 정부와 여당, 정치권과 소통해 회원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실익을 가져올 후보를 원해 저에게 투표하지 않았는가 생각한다."

- 선거에 출마하면서 여러 공약을 내놓았는데 가장 먼저 이행할 공약을 꼽는다면.

"현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공약은 회원 보호'를 이행하는 것인데, 법사위에 계류돼 있는 의사면허 결격사유를 확대한 의료법 개정안에 대응하는 것이다. 법안이 통과하면 중대 교통사고만으로도 의사면허가 취소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면허취소도 문제지만 면허취소 사유가 아닌 사소한 문제만 발생해도 각종 브로커가 개입해 회원들을 협박하고 합의를 강요하는 일이 비일비재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렇다고 강도·살인·성폭력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의사의 면허’ 까지도 보호하겠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 당선인 자격으로 국회를 직접 찾아가 법안의 문제점을 잘 설명하고 합리적 대안을 제시해 선량한 다수 회원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회원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

더불어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의료기관들의 운영상 어려움을 해소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정부와 국회에 제시하고 돕도록 하겠다. 특히 소아청소년과나 이비인후과 등 코로나19로 인한 직접적 피해가 심각한 진료과를 중심으로 매출 감소를 보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겠다." 

- 의료인 면허관리 강화를 위한 의료법 개정안은 국회 통과 저지와 합리적 대안을 마련해 관철하는 것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어느 쪽에 무게를 두고 싶은가.

"솔직히 말해 법안의 국회 통과를 저지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국민과 정치권의 정서도 있다. 협상은 100% 우리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 수용 가능한 범위의 수정안을 마련해 관철하는 게 중요하다. 선의의 회원들이 피해를 보지 않는 범위 그리고 회원들이 납득할 범위에서 접점을 찾겠다. 

아울러 전문가단체 수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균형감각을 갖고 여야 모두와 충분히 소통하겠다. 발의된 법안을 저지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런 법안이 나오지 않도록 사전 소통을 강화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여긴다. 그런 측면에서 대외협력 파트를 강화하겠다. 지역과 직역을 많이 동원하고 정치권과 인연이 있는 회원을 모아 더는 악법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 

- 취임과 함께 바로 2022년 유형별 수가협상이 시작된다. 

"2022년 유형별 수가협상은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심각한 매출 감소가 발생해 힘든 소아청소년과와 이비인후과 등 일부 과목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 수가협상단장의 역량도 매우 중요하다. 오늘(29일)부터 활동을 시작한 '회장직 인수위원회'와 현 집행부 간 깊이 있는 논의를 통해 훌륭한 분을 단장으로 선임하고 철저히 준비하겠다." 

- 41대 의협 집행부 인선과 관련한 원칙이 있다면. 

"제41대 의협 집행부의 인사 원칙은 화합, 헌신, 능력, 공정, 자율 등 다섯 가지다. 특히 공정이 중요하다. 의협회장 선거에서 수고한 분들이 많지만 그들만으로 의협을 이끌어 갈 수 없다. 13만 의사 모두의 의협이 되려면 공정한 인선 기준에 따라 임원을 선임해야 한다. 역량이 안됨에도 불구하고 보은인사, 코드인사 등으로 회원들을 실망하게 하지 않겠다. 필요하다면 임원을 공채로 선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

- 회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이제 제41대 의협회장 선거가 끝났다. 회원들 가운데 저를 지지해주신 분도 있고 저를 지지하지 않던 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의료계 발전을 위해 서로 힘을 합칠 때다. 특히 지금 '의사면허 결격사유 확대법'이 국회 법사위에 계류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 출범하는 의협이 회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회원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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