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 영역서 한의사 역할 확대 등 강조..."의료일원화만이 한의계의 미래"

[라포르시안]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장이 "협회는 올 한 해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일차의료 통합의사로서 한의사 역할 확대 등을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17일 오후 협회 5층 강당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는 3월 한의 추나요법 건강보험 적용을 계기로 한의사의 모든 행위와 도구를 국가에 판다는 기조 아래 한의 의료행위를 차근차근 급여화하고, 방사선의료기 등 진단용방사선발생장치 사용에 관한 법적인 권리 확보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은 KCD(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맞는 진단 도구 사용과 국민의 진료선택권 보장 및 진료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치과의사가 미용 목적의 보톡스 시술을 해도 의료법 위반이 아니라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언급하며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허용도 법적으로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회장은 "현행 의료법은 한의사가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의 법률해석에 의존하고 있다"며 "대법원은 치과의사의 보톡스 사용과 피부미용레이저 사용을 합법화하는 방향으로 판례를 바꿨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면허의 범위를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치과의사가 배웠고 안전하다면 국민에게 사용하게 하는 게 타당하다'는 게 판례의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법원의 태도가 이런데 의료계가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느냐"며 "시간이 흐를수록 한의사가 사용할 수 있는 현대의료기기의 범위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법원의 판례를 바꾸기 위해서는 대국민 홍보를 통한 국민의 인식 전환과 한의계 내부의 조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대국민 홍보를 강화해 국민들 입에서 한의사가 혈액검사를 해 몸의 상태를 파악한 후 한약을 쓰고, 한약을 투여하는 방법으로 주사제가 있더라는 말이 오르내리도록 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한의계 각 직역을 조직화해 목소리를 내고 항의방문도 하고 필요하다면 물리력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사선발생장치 안전관리 책임자에 한의사가 포함되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일차의료 통합의사로서 한의사의 역할 확대와 관련해서는 치과계의 ‘통합치의학전문의’를 롤모델로 제시했다. 통합치의학과는 포괄적인 치과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목으로 일반병원의 가정의학과와 비슷한 개념이다.  

최 회장은 "커뮤니티케어, 만성질환 관리제, 장애인 주치의제, 치매국가책임제 등 공공의료 영역에서 한의사의 활용성을 높이고 일차의료 통합의료의 길을 개척하기 위해 (가칭)'통합한의학전문의'를 만들겠다"고 했다. 

한약제재 분업화 추진 계획도 제시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한약제제 분업을 추진하기 위해 세부방안 연구에 착수했다. 

복지부가 검토하고 있는 분업 대상은 급여한약제(단미엑스제제 66종, 단미혼합엑스제제 66종)와 복합제제를 포함한 비급여 한약제제 등 전체 한약제제다.

최 회장은 "한약산업의 발전을 위해 처방은 한의사가 하고 조제는 한약사가 하는 한약제제의 분업이 필요하다"면서 "약사회와 원만하게 협의해 한약제제 분업화를 추진하겠다. 이를 통해 제제산업화가 촉진되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료일원화 추진계획도 밝혔다. 

최 회장은 "그간 협회 입장은 이원화체체 강화와 협진 활성화였으나 내가 회장에 당선된 1년전부터 의료일원화를 주장하고 나섰다"며 "나는 90년대부터 의료일원화만이 한의계의 미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협회 내에는 여전히 이원화체계 강화와 의료일원화 주장이 공존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의료일원화 논의를 위해 운영됐던 의한정협의체는 결론을 내지 못했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의한정협의체는 궁극적으로 의료일원화 논의할 수 있는 팀이다. 대표자들의 마음이 맞았지만 각 단체의 추인을 얻지 못해 불발에 그쳤다"며 "올해부터 다시 제한된 영역에서라도 합의점을 찾아보자는 논의가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일단 일원화 주장을 하되 우리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뚝심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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