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선관위 주최로 첫 정견발표회 열려

[라포르시안] 40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6명의 후보가 한자리에 모여 첫 공약대결을 벌였다. 

지난 27일 오후 4시 의협 임시회관에서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제40대 의협 회장 선거 후보자 합동 설명회(정견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6명의 후보는 '문재인 케어'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공통질문을 받고 문재인 케어를 저지할 적임자는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강력한 투쟁과 협상을 병행해 문재인 케어를 막아내고, 의사와 국민 모두에게 득이 되는 바람직한 의료제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기호 1번 추무진 후보는 "저비용·저부담·저수가의 개선 없이 문재인 케어를 강행하면 안 된다. 지난 30년간 의사의 희생에 대한 보상이 우선"이라며 "신의료기술 도입 저해 방지 장치 마련, 재정 확보 방안 마련, 의료전달체계 확립 등의 조건도 충족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추 후보는 또 "문재인 케어 저지 투쟁은 새 집행부가 주도해야 한다"면서 "새로 구성되는 대의원회에서 비대위를 다시 꾸리고 새 집행부가 투쟁과 협상을 주도해야 한다. 만약 다시 회장이 된다면 문재인 케어 저지와 관련해 1년 후 회원의 재평가를 받을 생각"이라고 약속했다. 

기호 2번 기동훈 후보는 문재인 케어를 '이상론'이라고 평가했다. 

기 후보는 "(문재인 케어라는) 이상을 현실에서 밀어붙이면 의료현장은 지속될 수 없다"면서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보장성 강화가 아니라 안정적 진료환경, 즉 안정성의 강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정책의 속내는 건강보험 재정 절감에 있다. 국민의 건강을 위해 돈을 쓰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비대위 홍보위원장 등 그간 경험을 바탕으로 현 정부의 지지층인 20~40대를 상대로 설득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정부의 정책을 바꿀 수 있다"고 자신했다.  

기호 3번 최대집 후보는 문재인 케어를 저지할 확실할 방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최 후보는 "첫째는 대정부 투쟁이다. 지금도 대정부 투쟁을 하고 있지만, 비대위 투쟁위원장의 역할에 한계를 느꼈다"며 "의협 회장으로서 투쟁을 진두지휘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판단해 출마했다. 대규모 전국집회, 16개 시도 순회집회, 대회원 홍보와 교육을 통해 투쟁을 전개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집회라고 다 같은 집회, 투쟁이라고 다 같은 투쟁이 아니다. 저는 어떻게 하면 100% 성과를 내는지 잘 알고 있다"며 "대국민 홍보도 강화하겠다. 30~50% 정도의 국민이 중립 선언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 확실한 전략과 전술이 있다고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기호 4번 임수흠 후보는 문재인 케어를 '임수흠 케어'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임 후보는 "문재인 케어가 발표된 즉시 심각한 우려와 함께 강력한 반대를 표명했다. 재정부담을 담당하지 못하고 우리가 절대적으로 반대하는 총액계약제로 가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다"면서 "문재인 케어의 일부 수정을 놓고 정부와 협상하지 않고 임수흠 케어를 놓고 협상하고 국민의 동의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수흠 케어는 임 후보가 현행 건강보험 제도의 대안으로 제시한 선거 공약으로, ▲막연한 급여 보장성 확대가 아닌 필수의료의 90%를 건강보험에서 보장하는 제대로 된 적정 보장 ▲OECD 평균의 기본적인 의료행위에 대한 수가 보상 ▲건강보험료율을 12%까지 인상하고 독일이나 일본처럼 공공재원으로 80%를 부담해 지속 가능한 건보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뼈대다. 

기호 5번 김숙희 후보는 문재인 케어 가운데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지난해 8월 문재인 케어가 발표되자마자 서울시의사회는 가장 먼저 문제점을 발표했다. 재정 문제, 의료의 질 저하, 환자 쏠림으로 인한 의료체계 붕괴 등의 문제가 있다"면서 "특히 비급여의 급여화는 저수가 속에서도 의사들을 지탱해 준 버팀목이었다. 급여로 전환하려면 OECD 수준으로 보험료와 수가 인상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예비급여는 철폐되어야 한다. 90% 본인부담은 급여화가 아니다"며 "아울러 영양수액제 등 일부 비급여 항목은 급여로 전환하지 말고 '회색지대'로 남겨 놓고 국민이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호 6번 이용민 후보는 문재인 케어를 '공짜 점심'에 비유했다.  

이용민 후보는 "문재인 케어는 무상의료의 선언이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이 있는데, 의료비 걱정 없이 모든 국민이 치료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무상의료를 하는 나라는 북한이나 쿠바 이외에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4월 1일부터 실시하겠다고 고시한 예비급여 제도는 열악한 의료의 버팀목인 비급여를 허물어 의원급과 중소병원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정부가 예비급여 제도 도입을 강행하면 선거 유세일정을 모두 중단하고 비대위 투쟁에 동참하자"고 후보들에게 제안했다.

6명의 후보는 원격의료에 대해서도 엇비슷한 견해를 제시했다.   

직접 대면진료 원칙을 허무는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는 절대로 불가하지만, 영상판독이나 웨어러블 기기에 의한 데이터 전송 등 넓은 의미의 원격의료를 막을 수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한 정부가 현재 원격의료를 추진하고 있는 의료취약지 등은 원격의료를 할 게 아니라 공공의료를 확충하는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의협회관 신축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일부 후보는 의협회관 신축을 토론회의 메인주제로 다뤄야 할 사안인지 적절성에 의문을 표시하기도 했다.

공식 답변에서 후보들은 회관 신축에 대해서도 필요성을 공감하고 후원금 모금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했다.

특히 회관신축 추진위원회 기금관리 분과위원장을 맡은 김숙희 후보는 의협회장 선거 입후보자들이 공탁금으로 낸 5,000만원을 선거가 끝난 후 다시 받아가지 않고 회관신축기금으로 내놓자고 즉석 제안을 했다. 

이에 이용민 후보는 "지금 반전세에 살고 있다. 지난해 의협회관 신축 기금으로 약정한 5,000만원은 적금 붓듯이 매달 100만 원씩 내고 있다. 이제 36개월 남았다. 문제는 액수가 아니라 마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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