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의대 출신 없는 상황서 특정 후보 지지설 나와..."선거 때마다 벌어지는 거래" 비판도

지난 2월 19일 열린 김숙희 의사협회 회장선거 후보 선거대책본부 출정식 모습.
지난 2월 19일 열린 김숙희 의사협회 회장선거 후보 선거대책본부 출정식 모습.

[라포르시안] 제40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전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1만명이 넘는 동문을 두고 있는 연세대 의과대학 총동문회가 김숙희 후보 캠프와 손을 맞잡은 것으로 알려져 향후 선거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세대 의대 총동문회 한 관계자는 지난 22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의협회장 선거와 관련한 결정권을 가진 서울동창회에서 김숙희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총동문회 쪽에서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방법으로 암묵적인 동의를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열린 김숙희 후보 선거대책본부 출정식에 연세대 의대 서울시동문회장이 참석한 것이 개인적인 행보가 아닌 것으로 볼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동안 수많은 의협 회장을 배출한 연세대 의대는 이번 의협 회장 선거에서 후보를 내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국내 의과대학 중 가장 많은 동문을 두고 있는 연세대 의대 총동문회가 어느 후보를 지지할지는 이번 선거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다.

이와 관련해 의료계에 따르면 연세대 의대 총동문회가 고려대 의대 출신인 김숙희 후보의 의협회장 선거 당선을 돕고, 고려대 의대 총동문회는 연세대 의대 출신으로 서울시의사회장 선거에 출마한 박홍준 후보의 당선을 돕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20일 의사협회 용산임시회관에서 회장 선거 출마 후보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호추첨을 했다.
지난 2월 20일 의사협회 용산임시회관에서 회장 선거 출마 후보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호추첨을 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거래'로 보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세대 의대 출신인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연세의대 O동문회에서 특정 후보를 밀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선거 때면 늘 벌어지는 거래"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처럼 연세대 출신 후보가 없는 경우 일부 연세대 지역 동문회장들은 캐스팅보트를 들고 거래를 한다. 그것은 타 대학도 마찬가지다. 이번에 어느 후보를 도와주면 다음에 그 동문회의 개인 또는 연대출신 후보를 밀어준다는 약속"이라며 "그러다가 (의료계가)지금의 이 꼴이 되었는데도 구태는 반복되고 있다. 의료의 미래를 위한 선거가 아니라 개인이나 학교의 명예를 위한 선거가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연세대 의대 총동문회를 품에 안은 김숙희 후보는 의협회장 선거 초반 주목할 만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조금씩 나오고 있어 향후 선거 판세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이번 의협 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출신 학교를 보면 기호 1번 추무진 후보와 3번 최대집 후보, 4번 임수흠 후보가 서울대 의대를 졸업했다. 기호 2번 기동훈 후보는 중앙대 의대를, 5번 김숙희 후보는 고려대 의대를, 6번 이용민 후보는 경희대 의대를 각각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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