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개인위생수칙, CDC·WHO 마스크 관련 가이드라인과 차이
일반인 참고할 마스크 착용 대상·장소 등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라포르시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행이 지속하면서 손소독제와 마스크 등의 개인위생용품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특히 마스크는 수요가 크게 늘면서 가격이 폭등하고,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신종 코로나 대란이 아니라 마스크 대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마스크 수요가 급증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마스크를 착용하면 감염 예방과 바이러스 전파를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와 의료전문가들도 그렇게 권고하고 있다.

이미 지하철 등의 대중교통이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 길거리 등에서 마스크 착용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하철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눈치가 보일 정도다. 그만큼 감염병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의 믿음(?)이 깊다. 

그런데 감염병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을 놓고 질병관리본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제시하는 권고, 또는 가이드라인이 차이가 난다.

■ 질병관리본부 = 우선 질병관리본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개인위생수칙으로 기침 등 호흡기증상이 있을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고, 의료기관을 방문할 때도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제시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브리핑에서 "마스크 착용은 인플루엔자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등을 포함한 호흡기 질병의 예방 수칙이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다른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제시하는 '꼭 기억해야할 4가지 감염병 예방수칙'에도 '기침 등 호흡기 증상 시 마스크 착용하기'를 안내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5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일반 국민들에게는 마스크 착용 시 최대한 코에 밀착해 지속적으로 착용하고, 이를 만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안내했다.

대한감염학회와 대한예방의학회 등의 의료전문가 단체에서도 지난달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한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과 기침예절, 손위생 준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반적으로 국내 보건당국과 전문가단체는 지역사회 감염병 전파 차단과 예방 차원에서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 미국 CDC = 하지만 미국 CDC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행 상황에서 일반인이 하지 말아야 행위 중 하나로 '마스크 착용'을 꼽았다. 

CDC는 최근 일반인을 대상으로 제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가이드라인을 통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나눠서 제시했다. <2019-nCoV: What the Public Should Do 링크 바로 가기>

해야 할 일(What You Should Do)로 제시한 건 ▲CDC 사이트를 통해 제공되는 최신 정보 확인 ▲손씻기 등 호흡기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권장되는 일상적인 예방 조치 취하기 ▲열, 기침 또는 호흡 곤란으로 아프거나 중국으로 여행했거나 아프기 시작하기 14일 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환자와 접촉한 경우한 경우 의료서비스를 받고, 의료기관으로 가기 전 전화로 전신의 여행력과 증상 이야기하기 등이다. 

하지 말아야 할 일(What You Should Not Do )로는 ▲중국 여행 ▲마스크 착용 ▲신종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아시아 출신자에 대한 편견 등을 제시했다.

CDC는 '계절인플루엔자(독감) 전파 차단을 위한 마스크 사용 지침'에서도 ▲독감의 유행 기간에 기침 등의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의료기관 내에 있을 때 ▲독감 진단을 받고 불가피하게 공공장소를 이용할 경우 ▲독감 증상이 있는 산모가 영유아를 돌볼 때 ▲독감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고위험군이 공공장소에서 활동활 때 등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CDC '독감 차단 마스크 사용 지침' 링크 바로 가기>

감염병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 관련해 CDC의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을 보면 명확한 원칙이 눈에 띈다. 일반 대중이 공공장소 등에서 감염병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는 점, 마스크는 호흡기 증상 등을 보이는 감염 환자나 의심증상자가 타인에게 바이러스 전파를 차단하는 목적으로 착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신이 바이러스에 감염됐거나 감염이 의심될 때 주위 사람이나 의료진에게 전파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이미지 출처: WHO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이미지 출처: WHO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 WHO = WHO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에 관한 권고 수준은 CDC와 비슷하다.

WHO는 지난 2일 제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Q&A'에서 마스크 착용 관련해 "의료용 마스크를 착용하면 일부 호흡기질환의 확산을 제한할 수 있지만 마스크만 착용한다고 감염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의료용 마스크가 낭비되지 않도록 합리적인 사용을 권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Q&A' 바로 가기>

이를 위해 ▲기침이나 재채기 등의 호흡기 증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될 때 ▲감염 의심증상자를 돌볼 때 등의 경우에만 마스크를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WHO는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행 기간 동안 지역사회, 재택 간호, 의료기관 내에서 마스크 사용에 관한 권고'를 통해 지역사회에서 마스크 착용이 감염으로부터 비감염자를 보호한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마스크 사용이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지역별로 문화적 관습에 따라 마스크를 착용 할 수 있다는 조언을 덧붙였다. <WHO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마스크 사용 권고' 바로 가기>

감염병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할 경우 올바른 착용법을 숙지하고 반드시 손씻기와 호흡기 위생과 에티켓을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미지 출처: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이미지 출처: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 마스크 착용 어떻게?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에 관해 CDC, WHO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공통적으로 건강한 일반인은 지역사회 내 대중교통이나 공공장소 등에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마스크 착용은 기침 등 감염 의심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타인에게 전파를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착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도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제시해 원칙적으로는 CDC, WHO의 가이드라인과 큰 차이가 없다. 

다만 감염병 유행 시기에 일반인이 참고할 수 있는 마스크 착용에 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제시할 필요가 있다.

CDC, WHO의 마스크 관련 가이드라인나 권고는 지역사회, 가정, 의료기관 등의 장소와 구체적인 상황별로 그 대상을 명시해 마스크 착용 필요성 여부를 제시한다.

그렇게 해야 방역에 필요한 자원의 불필요한 낭비를 막고, 마스크 가격 폭등과 품귀현상으로 인한 국민의 불안감과 비용부담을 덜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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