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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메르스 때와 달리 병원내 감염 없는 이유는?메르스 때 '슈퍼전파자' 5명이 응급실·입원실 통해 150여명에 전파
노출 병원 등 신속한 정보공개...방역·의료시스템 진일보
이미지 출처: 보건복지부 발간 '2015 메르스 백서' 중에서

[라포르시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행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 내에서만 확진자 수가 2만명을 돌파했고, 사망자도 400명을 넘어섰다.

국내에서는 4일 현재까지 1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다행히 현재까지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국내 확진자 가운데 일부는 증세가 호전되고 실시간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음성' 판정으로 실질적인 완치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스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모두 침이나 가래 등의 타액으로 전파되는 '비말감염' 형태이지만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의 감염 양상을 보면 2015년 메르스 사태 때와 크게 다른 점이 눈에 띈다.

2015년 메르스 바이러스 유행은 최초로 이 감염병이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감염경로와 유사하게 대부분 의료기관 내 방문객 및 입원환자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소수의 '슈퍼전파자'와 '병원내 감염'을 통한 확산이 메르스 대유행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었다.

2015년 6월 5일 당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료기관 내 접촉자 관련 조치계획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 출처: 보건복지부

메르스 사태에서 확인된 슈퍼 전파자는 모두 5명이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펴낸 '메르스 백서'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 당시 5명의 슈퍼 전파자가 전체 감염환자 186명 중 153명(82.3%)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다.

최초 감염자인 1번 환자는 총 28명에게, 14번 환자는 85명, 15번 환자는 6명, 16번 환자는 23명, 76번 환자는 11명에게 각각 메르스 바이러스를 감염시켰다. 특히 '14번 슈퍼전파자'는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78명, 일반병동에서 4명, 기타 장소에서 3명에게 바이러스를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관련 기사: ‘14번 메르스 환자’는 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사흘을 머물렀을까?>

이렇게 병원내 감염이 많이 발생한 것은 국내 의료체계와 방역 시스템의 한계 때문이었다. 의료전달체계가 부재한 상황에서 대형병원의 응급실 과밀화가 심한 가운데 감염 환자가 무작정 응급실로 내원하면서 무방비 상태의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 등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당시 국내에서는 메르스로 인한 병원 내 감염 유행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지침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였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의 메르스 유행 초기에 방역망을 좁게 설정하면서 접촉자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방역당국은 메르스 초기 역학조사에서 감염 가능성이 높은 밀접 접촉자 판단 기준을 '확진 또는 의심환자와 신체 접촉을 한 사람 혹은 환자가 증상이 있는 동안 2m 이내 공간에 1시간 이상 함께 머문 사람'으로 한정했다.

방역당국의 예상과 달리 '2m, 1시간 접촉'이라는 밀접접촉자 기준에서 벗어난 메르스 감염자발생이 잇따랐다. 이로 인해 방역망에 구멍이 생기면서 메르스 확진자의 접촉자들이 보건당국의 통제범위를 벗어났고, 병원을 중심으로 수많은 감염자를 발생시켰다. <관련 기사: “메르스 사태 때 '2m·1시간' 격리기준, 보건당국 치명적 실수였다”>

뿐만 아니라 메르스 환자가 다년간 의료기관 등의 정보 공개가 뒤늦게 이뤄졌고, 중앙과 지방자치단체간 메르스 접촉자 정보 공유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음으로서 촘촘한 방역망을 구축하지 못한 것도 메르스 전파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렇게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다수 발생하면서 병원이 폐쇄되고, 자가격리에 들어가는 의료진이 늘면서 확진 환자를 치료하거나 기존의 급성기 중증질환 진료에 집중해야 하는 의료자원 부족현상을 심화시켰다. 방역 대응에 필요한 의료자원 부족은 감염병 위기상황 극복을 더 힘들게 만들었다. <관련 기사: “한국 의료시스템, 메르스 감당할 만한 수준 아니다”>

병원내 감염이 확산되면서 다른 기저질환으로 내원했거나 입원치료 중에 감염된 환자를 중심으로 사망자가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서울의료원이 면회객 전원에게 마스크를 지급해 의무 착용토록 하고 열감지 장치 가동 등으로 방문관리를 크게 강화했다. 서울의료원에는 현재 2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격리조치됐다.

메르스 때와 달라진 신종 코로나 초기 방역대응 

메르스와 달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행의 경우 중국 우한에서 유행이 시작된 시점부터 국내 보건당국이 이를 인지하고 지리적 접근성을 고려해 국내 유행 전부터 방역 대책을 적극 고려했다.

보건당국은 지난 1월 20일 중국에서 국내로 입국하던 중국인 여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자 곧바로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 조정하고,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지자체 대책반을 가동해 방역대응에 나섰다.

특히 감염환자에 노출된 의료기관과 지역사회 장소 등의 정보를 초기부터 상세하게 공개함으로써 불필요한 오해와 거짓정보가 확산되는 것을 차단했다.

메르스 사태의 경험을 바탕으로 의료기관에서도 신종 감염병 유행에 대비한 적극적인 대응체계를 갖췄다. 상당수 대형병원은 방문제 출입 통제시스템을 구축했고, 의심증상 환자 내원에 대비한 선별진료소를 발빠르게 운영했다.

감염병에 취약하던 응급실 구조와 진료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음압격리병동을 확충하는 병원도 크게 늘었다. 병원과 지자체가 합동으로 신종 감염병 재난상황 발생에 대비한 합동 모의훈련도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국민들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감염병 유행에서 병원이 가장 위험한 장소라는 인식을 갖게 되면서 의료기관 내원을 최대한 자제하고, 내원시 마스크 착용도 일상화되고 있다. 

보건당국과 의료기관, 국민의 방역대응 수준이 향상되면서 메르스 때와 달리 현재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병원내 감염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

대한감염학회는 지난 2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 대정부 권고안을 통해 "환자를 분류해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안전한 시설과 인력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메르스 사태가 시작됐던 2015년은 오히려 이후 감염 안전에 대한 원칙을 다지고 필요한 시설과 자원을 확충하는 원년이 됐다"며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경험하며 얻게 된 각 분야의 지침을 바탕으로 지금의 신종감염병 재난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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