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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감염병은 가장 정치적인 질병...최고의 치료법은 '연대'
이미지 출처: 장애인식개선 만화를 그리는 이정헌 작가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공개한 코로나19 대국민 캠페인 일러스트. 이정헌 작가 페이스북 계정 주소 https://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1197260143

[라포르시안] 신종 감염병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한지 벌써 한 달째다. 감염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서면서 심리적 방역망이 흔들린다. 사람들 사이에 공포감이 증식된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 구불구불 늘어선 대기줄은 신종 감염병에 대한 공포만큼이나 길고 낯설다. 대구에서 3만 명이 넘는 유증상자를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완료하면 우리의 예측보다 훨씬 더 많은 진단받지 못한 감염자가 확인될 수 있다.

짧은 시간에 불특정 다수에게 빠르게 퍼지는 감염병은 비감염성 질환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가장 먼저 기존 의료시템을 무력화시킨다. 격리와 폐쇄라는 방역의 특성은 비감염성 질환 치료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의료자원 분배와 활용을 요구한다.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대응은 감염자를 찾아내 차단함으로서 비감염자 집단을 보호하는 '봉쇄전략'에서 이제는 지역사회 감염 확산 속도를 늦추고 환자를 치료해 건강피해를 최소화하는 '완화전략'으로 넘어갔다. 

감염병 전파의 차단과 봉쇄, 완화 전략을 선택하는 과정에는 의학적 판단과 함께 정치적 판단이 개입하게 된다. 감염병의 명칭을 어떻게 부를 것인지부터 중국인 입국금지, 의료자원 분배를 둘러싼 우리 사회 내부의 논란과 갈등은 감염병이 정치적인 질병이란 것을 보여준다. 감염병의 치료 과정에는 다른 환자 및 공간으로부터의 '격리'라는 특성 때문에 훨씬 많은 의료자원을 필요로 한다. 한정된 의료자원의 재분배와 효율적인 활용을 위한 올바른 정치적 선택이 작동해야 한다.  

국가 간 인적·물적·문화적 교류가 활발한 글로벌 시대에 감염병 유행은 인류를 위협하는 심각한 재난이다. 이런 재난에 맞서 어디를 차단하고 봉쇄할 것인지, 사회·경제적 이해득실을 따져야 하는 문제는 정치의 영역이다. 이런 영향을 무시하고 오로지 바이러스 전파의 차단과 봉쇄에만 집중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겉으로는 방역이 정치의 영역이 아니라고 하면서 정치적인 의도를 담은 주장을 하는 건 오히려 합리적인 판단을 가로막는 지독한 정치적 행위일 뿐이다.

감염병의 확산을 막는데 여행 제한처럼 국가 간 인구의 이동을 막는 방법이 의학적으로 효과가 있다는 근거도 미약하다. 오히려 여행제한이 야기할 경제적 악영향과 잠재적 위험성을 따져봐야 한다. 감염병이 전파되는 정치·사회적 맥락을 살펴봐야 한다. 감염병이 정치적인 질병이란 인식 아래 공중보건의 관점과 인권, 합리성을 중심에 둔 정치적 판단을 끌어내야 한다. 

코로나19의 한국 내 대유행은 물론 '글로벌 펜데믹(전 세계적인 대유행)'을 막거나 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건 봉쇄와 차단이 아니라 '연대'이다. 1천 명이 넘는 코로나19 환자가 짧은 시간에 발생하면서 대구와 경북 지역의 의료자원으로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 지역 의료계에선 "엄청난 의료재난 사태를 맞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구와 경북 지역 의료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 각 지역의 인적·물적자원을 지원하고, 피해를 당한 이들에게 지지와 격려로 정신적인 연대감을 나누는 게 절실하다. 이미 그곳으로 달려간 많은 의료인이 있다. 또한 글로벌 시대다. 이웃 국가의 감염병 유행을 막지 못하면 우리도 위험하다. 작년 12월 열린 한·중·일 보건장관회의에서 신종 감염병에 공동대응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실행하고 국가 간에도 서로 연대해야 한다. 

라포르시안  webmaster@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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