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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하는 '공중보건장학제도', 학자금 대출사업 되지 않으려면...복지부, 내년부터 20명 선발해 시범사업 실시... 선발기준 차별화·공공의료 특화 교육프로그램 등 마련해야

[라포르시안] 정부가 내년부터 도서지역이나 농어촌 등 의료 취약지역에서 일정 기간 근무하는 조건으로 의대 재학생을 선발해 장학금과 생활비를 지원하는 '공중보건장학제도'를 부활한다.

그러나 이 제도가 철저한 사전준비없이 시행에 들어가면 그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학자금 대출 사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앞서 1977년부터 1996년까지 동안 '공중보건장학의사(간호사)' 제도가 운영돼 이 기간 동안 의사 772명, 치과의사 50명, 간호사 697명 등 총 1,519명을 배출한 바 있다.

문제는 기존 공중보건장학제도가 장학금과 의무근무만으로 운영돼 지역의료에 대한 장학의사의 관심이나 비전을 유도하지 못하고, 지역사회에도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공중보건 장학생으로 선발된 의대 재학생의 사명감 부족과 공공보건의료에 특화된 교육 미비로 졸업 이후 대부분 장학금을 조기상환하고 의무복무를 면제받는 문제가 발생했다. 게다가 1981년부터 전국 농어촌 등 의료취약지에 공중보건의사가 배치되고 지원자가 줄면서 결국 1996년에 제도시행을 중단했다.

최근 들어 의학전문대학원과 여성 의사가 빠르게 늘면서 공보의가 계속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 공중보건장학제도 부활의 필요성이 커지자 보건복지부는 공공보건의료 인력 양성을 명분으로 공중보건장학제도를 재추진하기로 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내년에 의대와 의학전문대학원을 다니는 재학생 20명을 공중보건장학생으로 모집하고, 선발된 학생에게는 전액 장학금(연간 1200만원)과 월 70만원씩 생활비를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장학금을 지원받은 공중보건장학의사는 졸업 후 2~5년간 의료취약지에서 의무 근무하는 것을 의사면허를 부여하고, 장학생을 추천하고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원한 지방자치단체에 배치할 계획이다

여기에 필요한 재원은 국고와 지방자치단체 예산을 각각 50대 50으로 매칭하는 방식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관련 법령 정비, 연구용역 등을 실시한 후 2021년부터 본 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복지부는 2019년도 예산안에 장학금 지급에 필요한 경비 2억 400만원, 학생 선발 및 교육·관리에 필요한 경비 1,200만원, 공중보건장학의 교육프로그램 개발 연구비 3,000만원을 편성했다.

표 출처: 국회예산정책저 '2019년도 예산안 분석' 보고서.

하지만 앞서 운영됐던 것처럼 장학생 선발과 교육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의사면허 취득후 장학금을 반환하고 취약지 근무를 면제받는 의사가 많아 제도운영 취지를 살리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높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19년도 예산안 분석' 보고서를 통해 "복지부는 과거 공중보건장학제도의 경우 각 의과대학 재학생 중에서 대상자를 선발해 사명감이 부족하고, 공공보건의료에 특화된 교육이 실시되지 못한 결과 대부분 장학금을 조기상환하고 의무복무를 면하는 문제가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런데 2019년도에 재추진되는 공중보건장학제도 운영 사업은 학생선발 원칙 등 기본적인 사항은 마련했으나 구체적 사업계획은 현재 수립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기존 공중보건장학제도가 대학의 학자금 대출사업과 다를 게 없었다는 지적을 감안해 장학생 선발기준과 운영에 있어서 차별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19년도에 재추진되는 공중보건장학제도는 기존 단순 장학금 지급사업에서 탈피해 사명감·전문성·지속 근무 등을 위한 제도 보완 측면에서 지역의료 관심자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학생 선발 기준을 마련하고, 공중보건장학의 지원자에 대한 인센티브 개발 등의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며 "특히 공중보건장학제도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유사한 학자금 대출사업과의 차별화 방안 마련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은 복지부의 연구용역 의뢰로 작년에 실시한 '공중보건장학의 제도보완 방안연구'를 통해 공중보건 장학생을 지역의료에 적합한 의료인력으로서 역량을 갖출 수 있는 교육 커리큘럼 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안했다.

서울대 산학협력단은 보고서에서 "지역의료 전문가의 인재상을 설정해 지역의료에 관심이 있고, 잘 할 수 있는 적절한 사람을 선발하고, 재학 중 지역의료에 관한 체계적인 교육을 시행함으로써 지역의료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의무근무 후에도 다양한 기회와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자발적인 관심과 참여를 높이고, 자발적인 지역사회 잔류를 유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지자체의 적극적인 사업 참여도 중요하다.

각 지자체가 지역의 의료인력 수요 미충족분이나 필요한 인력 현황을 파악하고, 장기적으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재정의 지원, 인력의 양성 및 배치에 대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 사업은 지자체와 매칭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므로 지자체의 사업수요 발굴이 저조할 경우 원활한 사업추진이 어려울 수 있다"며 "따라서 복지부는 2019년도 공중보건장학제도 운영 사업에 참여 예정인 지자체의 준비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해당 지자체와 협력해 당초 계획한 대로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면밀한 사업계획 수립 및 철저한 집행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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