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매출 738억 기록..“국내 개발 신약 저력 확인”

[라포르시안] 국내 제약사가 자체 연구개발한 당뇨병 치료제의 연간 매출이 처음으로 700억원을 넘어섰다. 주인공은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구 LG생명과학)의 당뇨병치료제 ‘제미글로’다.

다국적 제약사의 오리지널 신약이 지배하는 국내 시장에서 국산신약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금까지 국내개발 신약 중 연매출 700억원을 돌파한 제품은 동아에스티의 천연물신약 '스티렌'과 한미약품의 고혈압 치료 개량신약 '아모잘탄'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제미글로가 국산신약 중 처음으로 연간 1,000억원 매출 고지를 돌파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5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데이터에 따르면 제미글로(복합제 포함) 2017년 처방액은 738억원으로 전년(557억원) 대비 32% 증가했다. 

제미글로는 2013년 55억원을 시작으로 2014년 134억원, 2015년 276억원으로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13~2017년 연평균 성장률은 91%로, 출시 이후 누적 처방액은 1,761억원을 기록했다.

제미글로 단일제는 2012년 12월 국내 첫 출시됐다. 이후 제미글로와 위장관계 부작용을 최소화 한 서방형 메트포르민 복합제 ‘제미메트SR’이 뒤를 이었다. 

작년 10월에는 제미글로와 이상지질혈증 치료 성분인 로수바스타틴 복합제 ‘제미로우’까지 출시됐다. 

LG생명과학은 제미글로 개발에만 9년간 약 500억원을 집중 투자했다. 개발 단계부터 기존 경쟁 제품들의 약점을 보완하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보통은 약물이 대사되어 신장과 간으로 배설되는데, 경로가 신장이나 간 한쪽 장기에 치우친다면 약물이 제대로 배설되지 않은 상태로 체내에 축적돼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 

이런 이유로 기존의 DPP-4억제제 대부분은 체내 축적에 따른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신장과 간 장애 진행 정도에 따라 용량 조절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그러나 제미글로는 균형 있게 신장과 간으로 배출되어 신장 질환, 경증 중등도 간 질환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에게 처방 시 별도의 용량 조절이 필요 없는 것이 장점이다.

복용 편의성도 높였다.

제미메트SR은 LG생명과학의 결정화 기술을 통해 기존 메트포르민 서방정 대비 크기를 15% 축소해 환자들이 부담 없이 약물을 복용할 수 있게 했다. 제미로우는 저렴한 약가와 하루 한 알 복용만으로 당뇨병과 이상지질혈증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인 사노피, 스텐달과 해외 판매 계약을 통해 현재 인도, 태국, 중남미 국가 등에서 제미글로 시판 허가를 획득했다”며 “2020년까지 전 세계 30여개국 출시를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한층 가속화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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