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째 청와대 앞 농성 전담병원 노동자들, 국회 찾아 인력확충·예산확보 촉구
"1년 전과 똑같은 상황 지독히도 변하지 않아"

사진 제공: 전국보건의료노조.
사진 제공: 전국보건의료노조.

[라포르시안] "코로나19 유행 초기부터 지난 1년간 전담병원의 열악한 상황은 지독히도 변하지 않는다"

전국보건의료노조(나순자)와 코로나19 전담병원 보건의료노동자들이 17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인력 대책 마련과 예산 반영을 촉구했다. 

올해 첫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는 가운데 진행된 기자회견에는 지난 2일부터 시작해 16일째 청와대 앞에서 농성 중인 전국 코로나19 전담병원 노동자들이 참석해 열악한 방역현장 상황을 호소하며 ▲코로나19 전담병원 정원 확대 ▲인력 기준 마련 ▲형평성 있는 지원체계 마련과 이를 위한 예산 반영을 호소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이 1년간 지속되면서 전담병원 보건의료노동자들은 늘어났다 줄어들기를 반복하며 끝을 보이지 않고 계속된 이 비상상황을 온몸으로 버텨오며 의료현장을 지켜왔다"며 "그런데 1년 전과 똑같은 상황은 지독히도 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변한 것 하나 없는 인력구조로는 보건의료노동자들이 더 이상 의료현장을 지키기 어렵다"며 "적절한 치료와 진료를 위한 최소한의 인력기준 가이드라인도 없고, 임시 대응 인력인 소위 민간파견인력으로는 새로운 대유행에 대처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작년 2월 코로나19 대유행의 초기부터 전담병원의 부족한 인력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제도적 개선책은 뒷전에 둔 채 민간파견인력을 코로나19 전담병원들에 배치하는 임시방편 대책만 되풀이해 왔다는 게 보건의료노조의 지적이다. 

유행 확산세가 심각할 때는 치료병상 확보, 인력 확보 정책을 제시하지만 유행 위기가 한풀 꺾이면 문제를 덮고 넘어가는 식이라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관련 기사: 코로나 위기 땐 공공병원 갈아넣고, 유행 꺾이면 토사구팽?...K-방역 잔혹사>

기자회견에서 이선희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확진자 발생이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며 코로나19 전담병원 노동자들은 1년 넘게 제대로 된 감염병 대응체계도 없이 부족한 인력으로 근근이 버텨왔다”며 "(인력 부족 때문에) 1월에만 민간파견인력 1270명이 투입됐고 그 비용이 약 100억 원으로 추정된다. 현장에서 필요한 건 이런 땜빵식 인원이 아니라 제대로 교육해서 오래 근무할 (정규) 간호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지환 보건의료노조 부산의료원지부장은 “전담병원 노동자들이 다른 걱정 없이 코로나19 환자 대응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임시방편적 시스템으로 노동자 간 갈등이 일어나고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며, 가중되는 업무에 병원을 떠나고 임금 체불까지 걱정하는 현재 상황은 정상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게다가 코로나19 등 감염병 유행에 대비한 '공공의료 강화'는 공허한 말잔치일 뿐 관련 제도나 예산 확보에는 진전이 없는 상태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우리 요구는 의료체계가 붕괴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인력 확보 및 지원은 보건의료노동자들을 코로나19와의 사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지극히 상식적이고 정당한 요구"라고 강조했다. 

보건의료노조와 코로나19 전담병원 보건의료노동자들은 ▲중증도별·질환군별(요양·치매 환자, 정신질환자, 거동불가 환자 등) 코로나19 대응 인력기준 가이드라인 마련 ▲코로나19 대응 위한 공공의료기관 정원확대 및 추가인력 인건비 지원 ▲코로나19 대응 모든 보건의료노동자에게 형평성있는 지원체계 마련, '생명안전수당' 지급 ▲방역 및 보조인력 지원 연장 ▲코로나19 전담병원 경상비 지원 제도화 ▲공공의료 확대하고 공공의료 기관 기능 강화 ▲코로나19 대응인력 지원 예산 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코로나19 전담병원 역할을 하고 있는 공공병원 의료진은 지난 2일부터 청와대 앞에 모여 정부의 인력지원 정책 개선을 호소하며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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