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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위기 땐 공공병원 갈아넣고, 유행 꺾이면 토사구팽?...K-방역 잔혹사전담병원 노동자들, 인력기준 마련·형평성있는 지원체계 마련 촉구
속초의료원, 작년 12월 임금체불까지 발생
"정부, 3차 대유행 고비 꺾이니 근본적 대책 마련 뒷전"
2일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보건의료노조 기자회견에 참석한 코로나19 전담병원 노동자 30여 명이 방호복을 입고 참석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후 정부에 코로나19 전담병원 정원 확대, 인력기준 마련 등을 촉구하며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사진 제공; 보건의료노조

[라포르시안] 코로나19 전담병원 역할을 하고 있는 공공병원 의료진이 거듭 청와대 앞에 모여 정부의 인력지원 정책 개선을 호소했다. 

특히 지난 12월 3차 대유행 위기가 심각할 때는 정부가 치료병상 확보, 인력 확보 정책을 제시하지만 유행 위기가 한풀 꺾이면 문제를 덮고 넘어가는 식이라는 지적이 터져 나왔다.  

전국보건의료노조(위원장 나순자)는 2일 오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전담병원 정원 확대와 방역 대응 인력기준 마련, 형평성 있는 지원체계 마련과 공공의료 확충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30여 명의 코로나91 전담병원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방호복을 입고 참석해 전면 투쟁을 선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 1여 년간 코로나19가 지속되며 감염병 대응 인력 수요는 갈수록 늘어가지만 공공병원 인력은 늘어나지 않았다"며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인력 부족과 업무 과중에 시달리던 공공병원 노동자들은 감염병 사태가 지속될수록 소진에 탈진을 거듭했고, 많은 노동자가 이직과 사직으로 병원을 떠나가고 있다"고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된 지난 1년간 정부의 인력 지원정책은 탁상행정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관련 기사: 출근 때 입은 방호복, 퇴근 때야 벗어...간호인력 갈아넣어 돌아가는 K방역>

보건의료노조는 "코로나19 대유행의 초기부터 전담병원의 부족한 인력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정책은 뒷전에 둔 채 민간파견인력을 코로나19 전담병원들에 배치하는 임시방편 대책만 되풀이해 왔다"며 "정부는 부족한 인력 탓에 약간의 손이라도 필요한 상황인 만큼 이들 파견인력을 지원받게 되면 인력을 늘려줬으니 환자를 더 받으라고 밀어붙여 왔다"고 비난했다. 

게다가 코로나19 전담병원 보건의료 노동자들은 파견인력에게 기존 인력 임금의 3~4배에 이르는 보상이 이뤄진 점과 전담병원에 대한 손실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임금체불마저 걱정해야 상황을 겪으면서 “이대로는 버티기 힘들다”는 비명이 터져나오고 있다. <관련 기사: "코로나 전담병원들, 인건비 체불 걱정 언제까지"...이대론 인력 이탈 못막아>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코로나19 전담병원인 속초의료원은 힘든 상황 속에서 버티는 가운데 지난해 12월에는 월급 체불까지 발생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미 많은 전담병원의 보건의료노동자가 인력 부족에 따른 과도한 노동강도로 지치고 탈진돼 있다. 지금까지 반복된 임시방편식 인력 정책의 한계는 반드시 극복되어야 한다"며 "다가올 새로운 유행에 의료체계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감염병 대응체계를 바로 세울 수 있는 인력 정책이 지금 당장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실제로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국 각지 코로나19 전담병원 노동자들은 정부가 대유행 위기 때만 반짝 대책을 제시하고 유행이 가라앉으면 문제를 덮어버리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울분을 토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원은주 보건의료노조 속초의료원지부장은 “지난 대유행 때마다 정부가 인력 확보 정책을 제시했지만 단순히 위기 극복에만 급급했을 뿐 현장 의료진에게는 전혀 현실적인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위기 순간이 지나면 정부는 당연한 듯 코로나19 병상 감축을 논의한다”고 비판했다

원 지부장은 “지난 세 차례 유행에서 평상시 안정적인 재정과 인력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배웠다”며 “4차 유행은 견디지 못할 것 같아 이 자리에 나왔다. 감염병 전담병원, 공공의료기관 노동자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처우를 개선하고 병원 정원을 확대해달라”고 호소했다.

김정은 서울시서남병원지부장은 “힘든 환경과 부담감에 사직하는 사람도 속출하고 있지만 병원은 국가 재난상황이니 어쩔 수 없다고 한다”며 "숙련 간호인력 사직은 환자 안전과도 직결된 문제이다. 사직하지 않고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촉구했다. 

방역 대응 현장의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보건의료노조는 ▲중증도별·질환군별(요양·치매 환자, 정신질환자, 거동불가 환자 등) 코로나19 대응 인력기준 가이드라인 마련 ▲코로나19 대응 위해 공공의료기관 정원 확대 및 추가확보 인력 인건비 전액 지원 ▲코로나19 대응 보건의료노동자에게 ‘생명안전수당’ 지급 ▲코로나19 방역 및 보조인력에 대한 지원 확대 ▲코로나19 전담병원 경상비 지원 제도화 ▲공공의료 확충 등을 요구했다. <관련 기사: 격리치료 병상만 늘고 의료인력은 태부족...전담병원 간호사들 탈진>

보건의료노조는 "백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증대되고 3차 대유행 큰 고비가 한풀 꺾이는 듯하자 또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 근본적 대책 마련은 슬그머니 뒷전으로 돌리려는 정부 태도에 실망을 넘어 분노스럽기까지 하다"며 "필요할 때 쓰고 버리는 토사구팽식 태도를 끝내 정부가 버리지 못한다면 또다시 다가올 수 있는 4차 유행, 5차 유행에서 의료체계 붕괴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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