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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노인결핵 유병률, 아프리카 후진국 수준"이라는 결핵 전문가결핵 신규환자의 절반 차지..."10년 뒤에 노인 결핵환자 급증할 수도"
노인 결핵 조기검진·치료 적극적 대책 시급

[라포르시안]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국내 노인 연령층에서 결핵 유병률이 상당히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뜩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결핵 발생률이 가장 높은 수준인데 노인 연령층의 결핵 유병률은 '아프리카 후진국' 수준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금과 같은 상태가 지속된다면 10년 후에는 70대 이상 노인층에서 결핵 환자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는 7일 '128차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노인의 폐결핵의 현황'을 공개하며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가톨릭대 의대 내과학교실 김주상 교수(보건복지부 결핵전문위원, 민간공공협력 국가결핵관리사업 중앙책임자) 2017~2019년 진행된 노인결핵 집단검진 시범사업 결과를 인용해 국내 노인 결핵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시범사업 결과에 따르면 1차 사업으로 2017년 8~11월 사이 전남도에서 65세 이상 노인 1만2,402명을 대상으로 흉부 x선 검사와 객담도말 검사 등을 실시한 결과 16명(0.135)이 활동성 결핵으로 진단받았다.

2차 시범사업은 2018년 8~12월 사이 강원도(강릉시, 삼척시)와 경북도(경주시, 포항시) 일부 지역에서 65세 이상 노인 3만2,399명을 대상으로 흉부 x선 검사 등을 실시한 결과 74명(0.23%)이 활동성 결핵 판정을 받았다.

앞서 2014년부터 2017년 사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결핵 검진을 실시한 결과와 비교하면 노인 연령층의 결핵 환자수가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취약층 대상으로 실시한 결핵 검진에서 활동성 결핵으로 판정받은 환자수는 0.03%에서 0.09% 수준으로 노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시범사업 결과보다 더 낮았다.

국내 전체 결핵 환자에서 65세 이상 노인 환자 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2019 결핵연보'를 보면 연도별 결핵 신규 환자 중 65세 이상 환자 비중은 2001년 19.2%에서 2010년 29.6%, 2018년 45.2%로 확대됐다. 80세 이상 고령 결핵환자 신고 수는 2001년 1000여 명 수준이었지만 2018년에는 6000여 명을 넘어섰다.

특히 결핵 유병률에서 65세 이상 노인 환자는 2001년 인구 10만명당 81.8명에서 2018년에는 138.1명으로 급증했다. 

김주상 교수는 "베이비 부머 세대의 상징인 '58년 개띠'가 현재 61세인데 이들이 70세가 되는 시기가 오면 국내 결핵 환자가 급증할 수도 있다"며 "노인 결핵 유병률을 놓고 보면 우리나라는 거의 아프리카 후진국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노인 결핵의 경우 비특이적 증상으로 진단이 늦어지고, 노인의 특성상 다른 동반질환을 갖고 있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그만큼 치료가 힘들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노인 결핵의 경우 기침이 아니라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흉부 x선 검사에서 폐렴 형태를 보이기 때문에 진단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며 "또한 노인은 당뇨나 심혈관계, 만성폐쇄성폐질환 등의 동반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치료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65세 이하 결핵 환자의 완치율은 77.0%이지만 65세 이상 환자의 완치율은 55.4%에 그치고 있다. 85세 이상 노인 환자에서는 완치율이 40% 이하로까지 떨어진다. 치료 중단 비율도 65세 이하는 9.7%인데 반해 65세 이상은 19.6%로 2배 가까이 높은 편이다.

이런 이유로 노인결핵에 대해서 국가 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가 마련한 '제2기 결핵관리 종합계획'에 따르면 의료급여수급자 및 재가외상 노인은 결핵 검진기회가 부재하고, 일반건강건짐 대상 노인도 매 2년마다 결핵 검진을 받도록 하고 있다. 요양병원과 정신병원 입소 환자는 결핵 감염 확인 절차가 부재하다.

김 교수는 "의료급여수급자 및 재가외상노인은 국고지원을 통해 찾아가는 결핵검진사업을 실시하고, 당뇨병과 신부전 등의 만성질환자는 1년 단위로 흉부 x선 촬영을 건강검진에서 실시하는 게 필요하다"며 "또한 요양병원과 정신병원 입소 환자는 입원 전과 입원 중에 연간 1회 결핵검진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노인 가운데 잠복결핵 환자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질병관리본부의 '집단시설 잠복결핵감염 검진 사업 결과분석 및 코호트 구성방안' 연구결과에 따르면 잠복결핵감염 검사결과 양성자를 평균 1년 2개월 정도 관찰했을 때 치료 미실시자가 완료자에 비해 결핵 발생 위험률이 7배 높았다.

하지만 잠복결핵 치료는 항결핵약제 복용에 따른 간독성 등의 부작용과 함께 치료를 중단했을 때 생기는 내성 등의 문제 때문에 시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 교수는 "잠복결핵 관련해 고위험군 대상으로 검진과 치료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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