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치료 사각지대 점차 해소...“신약 접근성 문제 해소돼야"

[라포르시안] 폐암은 국내 암 사망률 1위 질환이다. 5년 생존율이 췌장암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28.2%에 불과해 치명적인 암으로 꼽힌다. 

그나마 면역항암제는 항암화학 또는 표적치료 실패 후 대안이 없었던 수많은 폐암 환자들에게 유일한 희망이다. 하지만 조직학적 유형, 바이오마커 발현 여부 등을 이유로 여전히 상당수 폐암 환자들은 아직까지도 면역항암제의 치료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던 EGFR 또는 ALK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을 비롯해 악성도가 높은 소세포폐암 등에 이르기까지 면역항암제는 폐암 치료 사각지대서 적응증과 함께 건강보험 급여 범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29일 한국로슈에 따르면 항 PD-L1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성분 아테졸리주맙)’이 비소세포폐암과 요로상피암 2차 이상 치료에서 국내 최초로 PD-L1 발현율과 관계없이 급여를 적용 받았다.

기존의 급여 조건이었던 ‘PD-L1 발현율 5% 이상’ 조항 삭제와 함께 급여 제약을 벗은 티쎈트릭은 백금 기반 화학요법에 실패한 3B기 이상의 비소세포폐암 및 국소 진행성·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들의 2차 이상 치료 시 PD-L1 발현율에 관계없이 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급여 확대는 비소세포폐암과 요로상피암에서 PD-L1 발현율과 관계없는 티쎈트릭의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한 임상연구를 근거로 이뤄졌다.

한국로슈는 비소세포폐암과 요로상피암 2차 이상 치료 이어 ‘아바스틴 병용요법’에도 급여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은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적응증 승인을 받은 상태다.

아바스틴 병용요법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동안 표적치료 이후 마땅한 치료 옵션이 없었던 EGFR 또는 ALK 변이 양성 환자까지 승인 범위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티쎈트릭과 아바스틴 병용요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IMpower150’ 임상연구에 따르면 EGFR 또는 ALK 변이 양성 환자 치료 시 대조군은 17.5개월의 전체 생존기간(OS) 중앙값을 보인 반면 아바스틴 병용요법은 분석 시점에 OS 중앙값에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

또한 티로신키나제억제제(TKI) 표적 치료 후 질병이 진행된 EGFR 변이 양성 환자에서는 대조군 대비 3.6개월 개선된 무진행 생존기간(PFS) 중앙값을 기록, 아바스틴 병용요법은 그 동안 치료 한계에 부딪혔던 EGFR 또는 ALK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기대 받고 있다.

강진형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폐암 치료의 사각지대 해결을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표적항암제 치료 실패 후 마땅한 대안이 없었던 EGFR 또는 ALK 변이 환자에서도 치료 효과가 확인된 티쎈트릭 아바스틴 병용요법이 허가를 받는 등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며 “다만 좋은 효과가 입증됐다고 하더라도 환자들이 치료 혜택을 실질적으로 경험하기 위해서는 접근성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티쎈트릭 아바스틴 병용요법은 지난 5월 영국 국립보건임상평가연구원(NICE)의 급여 승인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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