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차가 이직자의 67% 달해...열악한 근무환경·저임금 등 원인

[라포르시안]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의 연간 이직률이 다른 직종의 이직률과 비교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간호사의 이직은 경력 1~3년의 저연차에서 주로 발생해 신규간호사 교육제도와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11일 보건의료노조(위원장 나순자)가 전국 36개 병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간호사 이직률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 조사 대상 병원에서 근무하는 전체 간호사 1만 6,296명 중 이직한 간호사는 총 2,535명(15.55%)에 달했다. 같은 기간 간호사를 제외한 직원의 이직률(6.67%)과 비교하면 2.33배 높은 수준이다.

간호사의 연간 이직률이 가장 높은 병원은 을지대병원으로 41.30%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인천사랑병원(37.6%), 광명성애병원(30.98%), 홍성의료원(27.30%), 원진녹색병원(25%), 강동성심병원(24.10%) 등의 순이었다.

간호사의 이직은 경력 1~3년의 저연차에 집중됐다.

이직한 간호사 중 1년차 신규간호사가 942명으로 전체 이직 간호사의 37.15%를 차지했다. 이어 2년차 430명(16.96%), 3년차 315명(12.42%)으로 전체 이직 간호사 2,535명 중 1~3년차 저연차가 66.54%에 달했다. 

1년차 간호사 이직 비중이 가장 높은 병원은 충주의료원으로 전체 이직 간호사 중 1년차가 17명으로 56.7%를 차지했다. 천안의료원 50.0%, 인천사랑병원 49.4%, 중앙대의료원 49.0%, 부평세림병원 45.0%, 남원의료원 42.3% 순이었다.

보건의료노조는 "간호사 이직률 실태조사를 통해 1~3년밖에 되지 않은 저연차 간호사의 이직률이 매우 심각한 상황임이 드러났다"며 "신규간호사의 높은 이직률은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숙련 형성에 장애가 되고, 고연차 경력간호사마저 많은 업무량과 높은 노동강도로 소진시켜 이직으로 내모는 악순환으로 연결된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보건의료노조가 실시한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에서 간호사들이 꼽은 이직고려 사유는 열악한 근무조건과 노동강도(32.3%), 낮은 임금수준(18.1%), , 태움 등 직장문화와 인간관계(13.1%) 등을 꼽았다. <관련 기사: '저수가' 체계 떠받치는 건 병원의 저임금·공짜노동·장시간노동>

보건의료노조는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이직률 낮추기를 주요 전략과제로 채택하고 ▲공짜노동 근절과 시간외근무 줄이기 ▲신규간호사의 교육훈련기간 최소 3개월 보장 ▲신규간호사 교육전담간호사 확충 ▲장기근속과 숙련도 향상을 위한 적정보상제도 마련 ▲고용노동부의 청년내일채움공제제도에 의료기관 포함 ▲육아휴직 및 산전후휴가에 따른 상시적 결원인력을 모성정원으로 확보 등의 정책대안을 제시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간호사의 높은 이직률이 더 이상 상시화·만성화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올해 산별중앙교섭에서 노사 정책TF를 구성해 해결대안을 마련해나가기로 합의했다"며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가 만성화되고 있는 간호사의 높은 이직률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노사정 정책협의에 적극 나설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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