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제약사 중 평균연봉 가장 높아...일찍부터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

[라포르시안] 국내 주요 제약사 가운데 임직원의 근속연수가 가장 긴 제약사는 유한양행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내 상위 10개 제약사가 금융감독원에 보고한 2017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10대 제약사 평균 근속연수는 8년 1개월이었고, 평균 연봉은 6,500만원으로 파악됐다.

10대 제약사 중 유한양행은 임직원의 평균 근속연수가 11년 1개월로 가장 길었다. 평균연봉도 7,500만원으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어 동아ST(10년5개월·5,700만원), 일동제약(10년1개월·7,058만원), 광동제약(7년8개월·5,700만원), 보령제약(7년8개월·5,213만원) 순이었다. 

유한양행 임직원의 근속연수가 긴 이유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무엇보다 이 회사는 창업자를 이어 자식과 손자로 이어지는 ‘오너 경영’ 제약사들과 달리 일찍부터 ‘전문 경영인(CEO)’ 시스템을 확립했다. 

전문 경영인의 시작은 5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한양행 창업자 고 유일한 박사는 지난 1969년 10월 주주총회에서 부사장으로 재직 중인 아들을 차기 사장으로 선정하지 않고, 조권순 전무를 제1대 사장으로 선출했다.

당연히 부사장 아들이 사장으로 선출될 줄 알았던 유한양행 임직원들과 업계는 유일한 박사의 ‘파격적 인사’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당시 유일한 박사는 조권순 제1대 사장을 임명하면서 “기업 경영에는 정실(사사로운 정)이 개입되면 안된다”며 “기업은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며, 다만 개인이 관리할 뿐 기업은 사회에 모두 환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일한 박사는 생전에 슬하에 1남 1녀를 뒀지만, 유한양행이나 계열사 어느 곳의 경영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평사원으로 입사해 능력만 입증되면 누구나 전문 경영인이 되는 구조가 유한양행의 인사 시스템이다. 

실제로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 역시 평사원 출신이다. 1978년 입사해 병원영업부, 유통사업부, 마케팅 홍보부, 본부장, 전무, 부사장을 거친 후 최고의 자리인 사장까지 올랐다. 김윤섭 전 사장도 평사원 출신이다.

사장 임기는 3년이고, 한 번 연임이 가능해 최대 6년까지 재임할 수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창업주인 유일한 박사가 전문경영인 체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이후 50년 가까이 전통을 이어 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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