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R&D 투자 첫 1천억 넘겨...다른 제약사 비하면 아직 낮은 편

 [라포르시안] 유한양행은 국내 제약사 중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기업이다. 그러나 제약사 본연의 임무인 신약 연구개발은 뒷전인 채 다국적 제약사의 제품만 끌어다 파는 일에 열중하고 있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받고 있다.

그런데 이 회사가 지난해 처음으로 R&D 비용 1,000억원을 넘어서며 본격적인 연구중심 기업으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일 주요 상장 제약사의 2017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해 R&D로 1,036억원 투자해 전년도(864억원) 대비 19.91% 늘었다.

유한양행은 작년부터 연구중심 기업으로 변모하기 위해서 R&D 비용을 대폭 확대해 왔다. 그 시작은 2015년 이정희 사장 취임 이후 신약 연구개발 투자 확대로 체질 개선을 모색하면서 부터다.

유한양행은 올해 3개의 면역항암제 신약 후보물질의 신규 임상을 시작한다. 오는 2분기 중에는 면역항암제(YH24931)와 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제(YH25724) 임상 1상에 착수할 계획이다.

다만 유한양행의 R&D 투자 규모는 총 매출 대비 비율로 따져보면 여전히 낮은 편이다. 

작년 한 해 동안 R&D 비용으로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한 곳은 유한양행을 포함해 모두 4개 제약사로, 한미약품이 1,706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녹십자(1,165억원), 대웅제약(1,142억원) 순이었다.

이들 제약사의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을 보면 한미약품이 19%로 가장 높고, 이어서 대웅제약은 13%, 녹십자는 11%로 모두 두 자리 수를 넘었다. 하지만 유한양행의 매출(1조4,633억원) 대비 R&D 투자 비율은 7%에 그쳤다.  

지난해 가장 많은 R&D 비용을 투자한 한미약품은 최근 유럽에 이어 중국 자이랩이 폐암 신약 ‘올리타’ 권리를 반환하기로 결정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지만, 다국적 제약사 얀센에 기술 수출한 비만·당뇨병 치료 바이오신약(HM12525A) 글로벌 임상 2상을 시작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편 국내 제약사 중 매출 대비 가장 높은 R&D 투자 비율을 보인 곳은 중소제약사인 부광약품으로 나타났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R&D에 303억원을 투자해 매출대비 20.1%의 비율을 보였다.

부광약품은 최근 주주총회에 이어 이사회를 열어 오너2세 공동 경영체제에서 유희원 사장 단독 대표를 맡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유 사장은 R&D 전문가로서 관련 부문에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주요 R&D 분야는 당뇨병과 파킨슨병 관련 신약 등”이라며 “글로벌에서 모두 3개의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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