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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 투약오류 사고로 환자안전법까지 제정됐지만…그 병원은 변한게 없다경북대병원, 이번엔 수혈사고 발생..."만성적 인력부족에 공장처럼 돌아가는 수술실, 이미 예견된 사고"

[라포르시안] 2010년 5월 29일.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진단을 받고 3년간 치료를 받던 종현이는 마지막 항암치료를 앞두고 있었다. 그동안 총 16차례의 항암치료를 받았고, 마지막 17차 항암치료만 받으면 완치되는 상황이었다.

종현이가 앓고 있던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은 '시타라빈'과 '빈크리스틴'이라는 두개의 항암제로 치료한다. '시타라빈'은 척수강 내에 주사로 투여하고 '빈크리스틴'은 정맥에 투여한다.

안타깝게도 종현이는 마지막 항암치료를 받고 통증과 함께 상행성마비 증세를 보이다 7일 만에 사망했다.

종현이가 치료를 받던 경북대병원 측은 처음에 사망원인을 뇌수막염 의증으로 발표했다. 유가족은 반발했다. 종현이가 사망 전 보였던 증세가 빈크리스틴이 척수강으로 주입됐을 경우 발생하는 증세와 일치했기 때문이다.

유족은 2년 넘게 병원 측과 법적분쟁을 벌였다. 결국 경북대병원은 지난 2012년 8월 기자회견을 열고 "약물 오투약의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이 사건을 해결하기로 합의했다. 향후 유사 사건의 재발 방지에 대한 유족의 의지를 받들어 기존 시스템을 모두 재점검해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종현이의 안타까운 죽음을 계기로 환자단체를 중심으로 한 ‘환자안전법’ 제정 운동이 전개됐다. 수년에 걸친 법제정 노력 끝에 2014년 12월 '환자안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환자안전법은 일정 규모 이상의 병원급 의료기관은 환자안전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환자안전 전담인력을 두도록 규정하고, 특히 환자안전사고를 발생시켰거나 발생한 사실을 알게 된 보건의료인 및 환자 등은 환자안전사고를 자율보고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법은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작년 7월 말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그런데 항암제 투약오류 사고로 환자안전법 제정을 촉발시켰던 경북대병원에서 또 어이없는 의료사고가 발생했다. 이번에는 O형 환자에 B형 혈액을 공급하는 수혈사고를 냈다.

경북대병원과 노조 등에 따르면 이 병원은 지난 12일 30대 중반의 K씨(여)가 복강경으로 난소 종양 조직검사를 받던 중 출혈이 심해 개복 수술을 하는 과정에서 혈액형이 O형인 K씨에게 B형 혈액 700㏄를 공급했다. 이후 K씨의 상태가 악화하자 이 병원 의료진은 뒤늦게 잘못된 사실을 알고 응급처지를 했으나 환자는 일주일 넘게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대병원 노조는 수혈사고의 근본원인이 인력부족, 비정규직 문제 등에 있다고 지적한다.

이 병원은 만성적인 의료인력 부족을 겪으면서도 비정규직 확대, 각종 외주화 등의 인력수급 정책을 펼치며 병상 확대를 추진해 왔다. 지난 2011년  600병상 규모의 칠곡경북대병원을 개원한 데 이어 다시 700병상 규모의 제3병원 건립을 추진 중이다.

경북대병원 노조는 지난 20일 성명서를 내고 "수혈사고 당일에도 현장은 인력부족과 임시직 의료진으로 아슬아슬한 상황이 이어졌다. 사고당일 근무간호사 6명중 2명이 임시직 간호사였다"며 "마취회복실은 일반 병동과 달리 특수하고도 중요한 부서이지만 전체 16명 간호사중 2명이 공석상태이고, 남은 인력 중에도  3명이 임시직간호사이다. 수혈사고 당일에도 수술을 끝낸 환자가 마취가 깨어날 때까지 머무는 회복실에는 점심시간에 임시직 간호사1명이 담당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의사업무는 간호사에게, 간호사업무는 무자격자에게 전가 시키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경북대병원 마취과는 의사 인력부족 대책으로 모니터업무를 임시직간호사 9명에게 맡겼고, 그 마저도 모니터링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을 3명으로 줄였다.
 
노조는 "환자안전을 무시하고 오로지 비용만 쫓는 경북대병원의 인건비 절감정책은 최근 하루 60~70명 환자가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에 잠시 대기하는 공간인 수술 대기실조차 정규직원이 퇴직한 자리에 무자격 임시직1명을 발령했다"며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처럼 돌아가는 수술실 운영 속에서 환자안전사고는 늘 잠복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0년 경북대병원에서 백혈병 환아가 빈크리스틴 투약오류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당시 전국의사총연합회 노환규 대표가 해당 병원 앞에서 의료사고를 인정할 것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라포르시안 사진 DB

환자안전법 제정을 촉발하게끔 만든 경북대병원 항암제 투약오류 사건의 가장 큰 원인은 간호 인력 부족과 전공의의 열악한 근무 여건이었다. 당시 투약오류 사건을 놓고 주 80시간이 넘는 살인적인 근무환경에 시달리는 전공의들이 수면부족 등으로 업무 집중력이 떨어져 항암제 매뉴얼을 적절하게 수행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연히 환자안전 강화를 위한 가장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병원의 인력확충이다. 그런데 경북대병원은 환자안전사고 이후에도 인력확충보다 민간 대형병원처럼 병상 확충을 위한 '몸집 부풀리기'에만 관심을 갖다가 또 다시 '혈액형 불일치 수혈'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수혈사고를 냈다는 것이다.

아무리 환자안전법을 시행하고, 의료기관인증을 받아도 의료인력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무용지물이다. 항암제 매뉴얼이 있었도 제대로 지키기 힘들고, 환자확인과 수혈확인, 수술부위 확인 등의 기본적인 업무조차 지키지 못해 혈액형 불일치 수혈과 같은 황당한 의료사고를 초래할 우려가 높다.  

한 대학병원 간호사는 "병원에 항암제 매뉴얼도 있고 약물관리 시스템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며 "하지만 만성적인 인력 부족으로 의료인력의 피로도가 누적되면 이중확인을 놓칠 가능성이 있고, 그러다 보면 자칫 환자 안전을 해치는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구지역 시민단체인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지난 20일 성명을 내고 "경북대학병원서 발생한 황당한 수혈 사고는 어떤 경우에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심각한 사건"이라며 "혈액 관리의 구멍이 뚫린 경북대병원은 1주일이나 지나서 허겁지겁 사실을 밝히고 대책을 내놓고 있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경북대병원이 철저한 조사와 관련자 징계, 재발방지대책을 약속한 만큼 이 약속을 제대로 지키는지 철저히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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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미리 2018-11-28 23:47:06

    투약의 기본 원칙 7rights(대상자, 경로, 약물, 시간, 경로, 교육, 기록)을 잘 지켜야 하며, 대상자의 이름과 등록번호는 개방형으로 물어봐야합니다. 약을 꺼낼땐 약장에서 꺼낼 때, 약통에서 약을 꺼내기 전, 약장에 다시 넣을때 이렇게 3번을 확인해야 합니다. 귀찮다고 소홀히 하면 안될 것 같습니다. 이런 사소한 실수로 대상자에게 피해가는 일이 없도록 더욱 주의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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