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포르시안] 가천대 길병원은 응급의학과 엄현돈 전문의(44)와 외과 한경석 전문의(61)가 오는 5일과 27일에 남극 기지로 파견을 나간다고 2일 밝혔다.
앞서 길병원은 지난 1월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극지연구소와 의료진 파견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파견 의료진은 세종과학기지와 장보고과학기지에서 각각 약 50여명의 대원들의 건강을 책임지면서 기후변화, 첨단 과학 등 연구 활동을 수행한다.
그 동안 극지연구소는 의료진을 직접 채용해 왔으나 열악한 환경적 측면과 경력 단절 등의 문제로 의료진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상황을 접하고 길병원은 파견 의료진 모집에 나섰고 응모자를 대상으로 남극 기지 임무를 수행하기에 적절한 의료진을 선정해 교육을 실시해 왔다.
길병원은 남극현지의 열악한 의료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파견 의료진과 원격진료가 가능하도록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파견 의료진이 제공한 환자의 정보를 바탕으로 길병원 본관에 상주한 전문의가 영상과 음성으로 적절한 의료조치를 지도할 방침이다.
최신 모바일 초음파진단기기를 남극기지로 보내 파견 의료진이 언제 어디서나 초음파 영상을 통해 길병원 의료진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끔 했다.
장보고기지로 오는 5일 떠나는 한경석 전문의는 "남극 기지에서는 동료의사나 장비의 도움 없이 필요한 진료를 대부분 혼자 해결해야 했다"며 "내년에는 길병원과 원격진료를 통해서 전문의의 도움을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고, 모바일 초음파진단기기 같은 장비도 사용할 수 있게 돼 보다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남극기지까지 가려면 먼 길을 돌아서 가야 한다. 한경석 전문의는 11월 5일 출국해 뉴질랜드 북섬의 오클랜드로 간 후 비행기를 타고 뉴질랜드 남쪽의 크라이스처치섬으로 이동한다. 이후 비행기를 타고 남극 내 이탈리아 기지의 비행장에 도착한 다음 이탈리아 기지에서 다시 장보고 기지로 다시 이동해 11월 8일 도착할 예정이다.
엄현돈 전문의는 11월 27일 한국을 떠나 프랑스를 거쳐, 칠레에 도착하게 된다. 이후 칠레의 푼타 아레나스에서 남극 내에 위치한 칠레 프레이기지까지 군용기로 이동한 후 조디악이라는 고무보트를 이용해 세종기지로 향해 12월 1일 도착 예정이다.
파견 의료진은 극지 기지에 도착한 후 대원들의 공통임무도 수행해야 한다. 직무 교육은 물론 극지적응훈련, 응급처치 훈련, 소방훈련, 해양훈련, 구조훈련 등 남극 생활에 필요한 교육이 2달에 걸쳐 이뤄졌다.
엄현돈 전문의는 “남극 기지까지 가는 여정 또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극지 연구소에서는 기지 내 온실에서 야채를 길러서 먹어야 하고, 운동을 할 수 있는 환경도 제한된 특수한 환경이다.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며 가족에게 문제가 발생할 경우 쉽게 무기력해질 수 있어 대원들의 평소 건강상태에도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