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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출신 복지부 장관 후보자..."보건의료 재정지출 효율화" 의미는?조규홍 1차관 내정...예산·재정 분야 정통한 경제 관료 출신
보건복지 분야 전문성 부재...보건복지 긴축재정 정책 예고
"공공의료 위축·민영화 추진하려는 윤정부의 적임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사진 출처: 보건복지부

[라포르시안] 권덕철 전 장관이 퇴임한 5월 25일 이후로 100일 넘도록 공석상태인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조규홍 현 복지부 1차관이 내정됐다.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복지부 차관에 임명된 지 4개월 만에 장관 후보자에 올랐다.  기재부 출신으로 복지부 차관을 거쳐 장관으로 임명되는 것은 변재진 전 복지부 장관 이후 두 번째다.  

대통령실은 지난 7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조규홍 복지부 제1차관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조규홍 장관 후보자는 기재부 예산총괄과장, 경제예산심의관, 재정관리관 등 예산 및 재정 분야 경험이 풍부한 정통 행정관료 출신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판단이다.  

대통령실은 조 후보자에 대해서 "부처 현안 업무 추진의 연속성은 물론 앞으로 상생의 연금개혁 추진 등을 통한 지속 가능한 사회보장제도 확립, 사회복지 및 보건의료 분야 재정지출 효율화, 건강보험제도 개편 및 필수․공공의료 강화 등 보건복지 분야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실현을 이끌어 줄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러나 기재부 출신으로 예산·재정 분야 전문가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내정된 것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감염병 재난 장기화 속에서 소득양극화, 저출생⋅고령화가 심화하면서 보건복지 정책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사회복지 및 보건의료 분야 재정지출 효율화'에 초점을 맞춘 복지부 장관 임명은 윤석열 정부의 복지 철학 부재를 보여주는 것이란 시각도 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조 후보자가 참여정부 때인 2006년 복지분야 재정투자 확대를 핵심으로 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장기 국가비전인 '비전 2030' 입안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점이다. 

비전 2030은 참여정부 시절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동반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이에 따른 세부 실천과제를 담은 국가 장기종합전략이다. 

조 내정자는 2006년 당시 기획예산처 전략기획팀장으로 비전 2030 수립에 실무를 총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8월 30일 열린 '비전 2030 보고회의' 개최 소식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보면 대표 생산부처 담당자에 '조규홍 예산처 전략기획팀장'이 명시돼 있다. 

'비전 2030' 보고서 내용을 보면 사회복지 선진화를 위한 실천과제로 건강보험 개혁 방안도 담고 있다. 이를 위한 세부 실천과제로 포괄수가제, 선별적 약제등록 방식, 건강보험공단 구조조정 등을 꼽았다. 

이미지 출처: '비전 2030 - 함께가는 희망한국' 보고서

보고서는 고령화로 인해 향후 공공의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행위별수가제 및 네거티브방식 약제관리로는 의료비 지출의 합리적 관리가 곤란하다고 분석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 재정지원 방식 합리화 및 건강보험 지출제도 개혁을 제안했다. 

건강보험 재정 지출효율화를 통한 국민부담 축소를 위해서 ▲국공립병원부터 포괄수가제를 단계적으로 확대 ▲포지티브방식에 의한 약제관리 ▲건강보험공단의 소규모 지사 통폐합 및 구조조정 추진 등을 대책으로 세웠다. 

이 중에서 국공립병원 포괄수가제 확대와 포지티브 방식에 의한 약제관리는 정책에 반영돼 시행되고 있다. 국공립병원 대상으로 포괄수과제 모형을 개선한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포지티브방식 약제관리를 위해 비용대비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된 의약품 위주로 선별해 급여등재하는 방식을 이미 정착된 상태다. 

당시 제안했던 내용 중 건보공단 구조조정 방안만 실제로 이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하는 공공기관 효율화와 건강보험 지출 효율화가 건보공단의 역활과 업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마련한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보면 기관 효율성 제고를 위해 유사한 기능과 업무 재조정과 인력 감축 등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어 건보공단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미 윤석열 정부는 앞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이 국민 의료이용에 미치는 효과는 없으면서 건강보험 재정만 낭비한 것처럼 호도하면서 재정 절감을 강조하고 있다. 건강보험 재정 지출 효율화를 통해 비용절감에만 방점을 찍으면서 보장성 강화 쪽으로 정책이 부재하다시피 한다.

조규홍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장관에 임명될 경우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하는 보건의료 분야 재정지출 효율화와 건강보험제도 개편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건복지 분야에서 지출 효율화는 긴축재정으로 전환을 의미하는 신호나 마찬가지여서 보건의료 분야 예산 삭감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의 위축 등이 우려된다.   

조 내정자는 지난 7일 후보자 지명 후 소감을 통해 "꼭 필요하지만 공급이 부족한 필수의료를 확대하고 의료취약지의 지원과 코로나19 대응에도 힘써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소중하게 지키겠다"며 "이와 함께 복지와 성장의 선순환을 위한 복지투자 혁신과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국민연금의 개혁, 저출산 대응,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등 복지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구조적인 개혁과제도 철저히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는 기재부 관료 출신을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이 윤석열 대통령의 의료민영화와 복지·공공서비스 긴축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성명을 통해 "조규홍 후보자는 복지를 축소하고 공공 보건의료서비스를 위축시키며 민영화를 추진하고자 하는 윤석열 정부 입장에선 '적임자''라며 "하지만 대다수 시민들에게는 안 그래도 위태로운 삶을 더 어렵게, 부실한 사회안전망을 더 헐겁게 만들 인사"라고 비판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경제위기와 감염병 시대 불평등과 빈곤이 많은 사람들의 삶을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 복지와 사회공공서비스를 강화하고 감염병 책임은 국가가 지며, 부자와 기업들에게 세금을 걷어 사회보험을 튼튼히 만들라는 당연한 요구를 시민들은 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이에 완전히 역행하는 인물을 세 번째로 내놓은 윤석열 대통령에 많은 사람들이 허탈과 분노를 느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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