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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패스·재택치료...누군가에겐 '차별과 배제'로의 일상복귀방역체계 전환 앞서 홈리스·이주노동자 등 취약층 고려한 대책 필요
열악한 주거환경 거주 취약층은 재택치료서 배제
"취약한 노동·주거 환경 개선 대책 없는 일상회복은 허구"

[라포르시안] 지난 1일부터 코로나19 대응 방역체계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전환하면서 거리두기 규제가 대폭 완화됐다. 당장 이날부터 접종완료자 중심으로 스포츠 관람인원이 확대됐고, 식당과 카페, 술집도 저녁시간에 활기를 띄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일상회복으로 방역체계 전환은 사적 모임 허용 확대와 이에 따른 자영업자의 경영난 극복, 경기 활성화, 여행 등 외부 대면활동 확대 등으로 관심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그럴 만도 하다. 2년 가까이 지속된 코로나19 유행과 거리두기 조치로 외부 대면활동이 위축되고 자영업자들의 경영 타격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방역조치는 물론 일상회복 전환 과정에서도 사회적 배제와 불평등이 작동할 수 있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정부가 추진하는 일상회복은 백신 접종완료자를 중심으로 접종증명·음성확인제(방역패스)와 거리두기 완화 및 해제, 무증상·경증 환자 대상 재택치료 확대가 핵심이다. 

접종완료율이 70%를 돌파했다고는 하지만 여러 가지 사정이나 제약으로 접종을 받지 못한 사람들도 적지 않다. 아직까지 1차 접종을 하지 않은 인구가 1000만명에 달한다. 이들에게는 일상회복을 위한 조치가 오히려 규제로 작용한다.

이미 코로나19 유행 과정에서도 팬데믹으로 인한 위험은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더 모질게 작용했다. 큐로나19 장기화로 공공의료사업 및 각종 사회복지 서비스가 중단되거나 축소되면서 의료취약층의 건강피해를 키웠다. 특히 대면 복지서비스 중단은 장애인·노인 돌봄 서비스 단절로 이어져 건강취약계층을 또 다른 위험으로 내몰았다. 

건강취약층은 백신 접종에서도 배제 당하고 있다. 

정부는 홈리스를 비롯해 국내 90일 이상 체류 외국인(미등록 외국인 포함), 해외 출국자, 요양병원 등 신규 입소자 및 종사자, 해외 유학생 등을 지자체 자율접종 대상자로 분류해 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가 최근 열린 국정감사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홈리스 백신 접종률은 부산 44.3%(39명), 서울 37.6%(224명), 대전 34.2%(13명), 경기 8.5%(11명), 인천 7.7%(9명) 순이었다. 심지어 제주, 경북, 세종 등 3곳에서는 홈리스 접종자가 한 명도 없었다. 

우리나라에 머무는 이주노동자도 단속에 따른 신분상 불이익이나 노동환경 등의 영향으로 백신 접종이 힘든 상황이다. 특히 이주노동자들이 백신을 접종하고 싶어도 이들이 근무하는 영세 중소기업은 일요일에만 쉬는 경우가 많아 주말에도 백신을 접종하는 보건소나 병원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평일에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서 업주나 관리자로부터 허락을 받기도 어렵다.

시민건강연구소는 최근 시민건강논평에서 "백신에 접근할 수 없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들 중 다수는 이주민, 홈리스, 건강 약자, 일을 쉴 수 없는 조건의 사람 등 이미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을 크게 받던 이들"이라며 "그러나 정부는 누가 어떤 이유로 백신을 접종하지 않거나 못하는지에 대해서 온전히 파악하거나 이에 맞춤한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 백신패스를 도입함으로써 백신 미접종자들에게 불이익을 부과하는 정책은 정당한가"라고 지적했다. 

일상회복 전환에 따라 확진자는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 내 격리치료에서 재택치료 중심으로 전환된다. 하지만 주건환경이 열악한 확진자는 재택치료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 

고시원이나 쉐어하우스 등 주거환경이 감염에 취약하거나 다른 동거 가족과 화장실·주방 등을 분리해 사용할 수 없는 주거환경에서는 감염 위험 때문에 재택치료가 불가능하다. 

‘코로나19 인권대응네트워크’는 지난달 22일 단계적 일상 회복 관련 2차 공개토론회가 열리는 서울 서초구 엘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계적 일상 회복은 인권 중심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권대응네트워크는 “기존 방역정책으로 인해 피해를 본 이들, 사회적 약자·소수자·취약계층, 코로나19를 경험한 확진 환자와 격리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현재를 보완하고 새로운 방역체계로의 전환에 대해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사회적 취약층의 백신 접종률이 낮은 상황에서 ‘백신패스’를 도입하면 취약층에 대한 차별과 배제가 강화돼 불평등을 확대시킨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사회적 약자에게 충분한 백신 관련 정보, 백신 접종 접근권, 백신 접종 후 쉴 수 있는 거주 공간과 노동 조건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민건강연구소는 "공동생활이 기본인 청소년·여성 쉼터 등 개인이 독립적인 공간을 점유할 수 없는 거주환경에 사는 사람들이나 홈리스는 재택치료를 선택할 수 없다. 일상적 돌봄이 필요한 장애인도 마찬가지"라며 "이들의 재택치료는 어떻게 가능한가. 잘사는 사람들은 재택치료를 하고, 못사는 사람들은 시설에 구금·격리되는 방역 정책은 정당한가"라고 반문했다. 

취약한 노동환경과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대책이 없는 일상회복은 허구라는 지적도 나왔다. 

코로나19인권대응네트워크 소속 황필규 변호사 지난달 22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주최로 열린 단계적 일상회복 관련 2차 공개토론회에서 "취약한 주거 환경에 놓인 다수의 사람들, 홈리스 등에 대한 대책이 사전에 전제되지 않으면 굉장히 문제가 많을 수밖에 없다"며 "기존 방식대로 재택치료 조치를 취하게 되면 잘 사는 사람은 재택치료 받고, 못 사는 사람은 시설에 구금되는 현실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황 변호사는 "사회적 보호를 위해서 공공부조제도나 긴급복지 지원 제도 등이 좀 더 확대되어야 한다"며 "장애인과 노인, 성소수자 , 이주노동자, 홈리스 등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취약계층이 놓인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특별한 조치가 반드시 제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취약한 노동 환경과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대책이 없는 일상회복은 허구"라며 "취약층에 대한 배제와 낙인, 차별이 결코 코로나19 위기 극복의 방향일 수는 없다"고 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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