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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의료지역화와 건강형평성을 주목하다지역별로 공공의료 확충·건강불평등 해소 정책 제안 봇물..."지자체의 중요한 시정 목표로 삼아야"

[라포르시안] 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국회의원 12명, 광역단체장 17명, 기초단체장 226명, 지역구 광역의원 737명, 지역구 기초의원 2,541명 등 총 4,028명을 새로 선출한다.

특히 6·13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치러지는 첫 전국단위 선거로, 지난 1년의 국정운영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도 강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시민사회와 보건의료계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역단체장 후보 등을 대상으로 보건의료 공약 제안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방선거라는 특성을 감안해 주로 지역의 공공병원 설립 등 보건복지 인프라 확충 요구가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각 지역별 특성에 맞는 '의료지역화'를 기반으로 한 건강불평등 해소 정책 제안이 잇따르고 있다.

수도권으로 모든 의료자원이 집중되고, 지방 환자의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현상이 심화되면서 지역간 의료이용 불평등과 건강격차가 커지는 상황에서 6·13 지방선거를 계기로 건강형평성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확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대구경북 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는 지난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대구시장 후보들에게

사진 제공: 우리복지시민연합

요구하는 보건분야(4개)와 복지분야(4개) 및 재원마련(1개) 등 9대 공약을 제시했다.

보건의료 분야 공약으로 ▲건강불평등 해를 위한 종합계획 수립, 이를 위해 시장 직속 위원회 설치 ▲보건건강국 신설 ▲동부/북부권에 제2 대구의료원 건립(분원) ▲18세 미만 의료비 완전 100만원 상한제 도입 등을 제안했다. 

대구경북 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는 "소득별·지역별 기대수명 격차로 나타나는 건강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 지자체의 중요한 시정 목표가 되어야 한다"며 "건강불평등의 원인 분석과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위원회와 조직이 있어야 하고, 대구시의 모든 정책 결정시 건강불평등에 미치는 영향 평가를 의무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소득별 기대수명의 차이라는 지표로 대표되는 건강불평등문제는 보건정책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지자체장의 강력한 의지로 대구시정의 모든 정책결정과정에서 고려되어야 한다"며 "상급종합병원 이용률이 높고 지역거점병원이 사라지고 있는 대구시 현실을 봤을 때 효율적인 의료전달체계를 세우고 시민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의료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 특화된 제2, 제3의 공공병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경남 지역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공병원 확충 요구가 거세다. 특히 진주의료원 강제폐업을 계기로 지역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공공병원 설립 투쟁이 거세게 일었고, 이번 지방선거를 맞아 공공병원 설립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전국보건의료노조와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 도민운동본부는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여당은 대선 전 ‘서부경남 중심으로 공공보건의료체계 구축과 혁신형 공공병원 설치’ ‘서부경남 공공의료 강화 차원에서 공공병원 신설 형태의 재개원’을 약속했으나 현재까지 서부경남공공병원 설립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지사와 지방자치단체장 후보, 모든 정당은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을 포함한 경남지역 공공의료 강화 정책을 세워 달라"고 요구했다.

보건의료노조와 도민운동본부는 "전국적으로 봤을 때 경남지역의 건강불평등이 심한데 경남지역 내에서도 서부경남지역이 더 취약하다"며 "서부경남지역에 응급·외상, 심뇌혈관, 모자의료, 감염, 정신건강, 재활 등 지역의 필수의료를 제공할 공공병원의 설립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에서는 지난해 폐업한 침례병원의 공공병원 전환이 선거 이슈로 떠올랐다.

의료법인 기독교한국침례회 의료재단이 운영하는 침례병원은 지난 1955년 문을 연 이래 62년간 지역거점병원 역할을 맡아 왔으나 계속된 경영난으로 작년 1월 휴원에 들어갔다. 그리고 같은 해 7월 법원으로으로 파산 선고를 받고 민간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그러나 지역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침례병원을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공공보건의료기관 등이 인수하거나 공익의료재단의 인수를 통해 시민을 위한 공공병원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가 쏟아졌다.

그 일환으로 보건의료노조는 지방선거에 출마한 오건돈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와 '침례병원 공공병원 전환을 위한 정책협약'을 맺었다.

양 측은 정책협약을 통해 침례병원을 국가치매병원, 노인질환전문센터, 응급의료센터 등의 기능을 갖춘 공공병원으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 건강보험공단, 부산시, 부산시민대책위원회, 전문가가 참가하는 '침례병원 공공병원화 추진 협의체'를 구성해 구체적인 사항을 준비하기로 했다.

경남 울산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립대병원 설립이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울산시는 지역노동계의 요구를 반영해 산재모병원 건립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최근 산재모병원 건립이 경제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으며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함에 따라 국립병원 설립으로 사업 방향을 변경했다.

사진 제공: 울산건강연대

앞서 9개 시민단체와 진보정당으로 구성된 울산건강연대는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울산시장 후보들을 향해 "울산은 지금까지 외형적인 발전에만 치중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필요한 의료와 건강문제에는 등한시 했다. 시 전체 예산중에서 보건의료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고작 1.19%임을 보아도 알 수 있다"고 지적하며 울산국립병원 설립 추진, 장애인구강진료센터 설립, 저소득층 건강보험료 지원조례 마련 등의 정책 추진을 제안했다.

6·13 지방선거를 통해 갈수록 심해지는 지역간, 지역내 건강불평등 문제를 완화하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한국건강형평성학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광역 및 기초 자치단체장 후보자들이 각 지역의 건강불평등 문제를 완화할 대책을 강구해 공약으로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건강형평성학회는 "건강불평등 문제는 자신의 건강을 잘 알아서 책임지도록 개인을 다그쳐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다"며 "중앙 및 지방 정부, 정치권, 시민 사회, 학계 모두가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결정요인들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교정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지역간 건강불평등 문제의 심각성을 실증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전국 17개 광역시도와 252개 시·군·구 별로 건강불평등 현황을 정리해 작성한 '지역별 건강격차 프로파일'을 냈다.

이 자료집에는 전국 17개 광역시도와 252개 시군구별 기대수명과 시도 및 시군구 내의 소득수준별 기대수명 격차를 담았다. <관련 기사: 저소득층 남성 평균 기대수명이 북한보다 낮은 14개 시군은?>

실제로 학회가 작성한 자료집을 근거로 여러 지역에서 건강불평등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방선거에 출마한 광역단체장 후보들을 향해 "소득별, 지역별 기대수명 격차로 나타나는 건강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 지자체의 중요한 시정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건강형평성학회는 "많은 정책 및 사업의 결과가 건강불평등을 완화하기보다는 심화하는 양상으로 나타나는 현실에서, 건강불평등 감소를 명시적 목표로 한 구체적인 정책이 없는 한 건강불평등 완화는 기대할 수 없다"며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시·도지사 및 시장·군수·구청장 후보자들은 각 지역의 건강불평등 문제를 완화할 대책을 강구해 공약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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