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 의원, ‘응급실 뺑뺑이 해소 위한 응급의료법 개정 방향 토론회’ 개최
“부분적 해법 아닌 응급의료법 개정 통한 근본적 체계 개편 중요”
“의료자원 합리적 배분·재정 지원 확대 등 전반적 시스템 변화 필요”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

[라포르시안] 최종 진료 및 전원 체계의 문제, 응급실 전담의사 부족, 의료 사고의 부담 등이 응급환자 수용 불가의 구조적 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응급의료기관별 중증도 분류에 따른 진료 기능과 인력 기준의 부재, 진료권별 특성과 의료 수요 등에 대한 고려없는 획인적 응급의료 자원 배치도 문제로 지목됐다.

응급의료 문제 해결을 위해선 부분적 대책이 아닌, 응급의료법 개정을 통한 근본적 체계 개편이 필요하며, 의료자원의 합리적 배분과 재정 지원 확대 등 전반적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은 지난 18일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응급의료체계 개편 필요성과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 방향 토론회’를 개최했다.

김윤 의원은 ‘응급의료체계 개편 필요성과 응급의료법 개정 방향’을 주제로 직접 발표에 나섰다.

김 의원은 “대한민국이 의료 선진국이라고 이야기하고 자랑스러워할 측면이 있지만 응급의료 부분에서는 선진국이라고 이야기하기 어렵다”며 “골든타임 내에 제대로 치료를 받으면 사망하지 않거나, 합병증을 겪지 않을 환자가 사망하고 합병증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전체 중증 응급환자 11명 중 1명이 전원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치명률이 높은 대동맥박리는 4명 중 1명이,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중증외상의 경우에는 8명 중 1명이 전원되고 있다.

김 의원은 “권역응급센터가 환자를 받지 못해 밀려난 중증 환자들이 지역응급센터로 몰리면서 사망률이 증가했다. 골든타임을 놓쳐서 사망률이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며 “의료대란이 시작되고 나서 6개월 동안 약 3,000명 정도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요양병원이나 작은 병원에 입원 중 상태가 나빠지면 대학병원 및 종합병원으로 옮겨서 치료받던 환자들이 전원이 안 돼서 사망하는 경우와 응급실 뺑뺑이와 같은 소위 급성기 응급환자에 대한 치료가 지연되면서 발생한 경우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병원전 단계에서의 환자 분류, 병원의 응급환자 진료 기능 미비 등을 문제로 꼽았다.

김 이원은 “응급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은 그때 그때 병원의 판단에 의해서 환자별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센터별로 어느 정도의 환자를 받아야 하는지 정해져 있다”며 “이에 해당하는 환자를 그 병원으로 데려가면 병원은 우선적으로 그 환자를 수용해서 필요한 처치를 살려놓고 진단하고 최종 치료하는데, 최종 치료할 능력이 안 되는 경우에만 다른 병원으로 전원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병원의 응급환자 진료 능력이 초과될 경우에는 수용불가 선언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병원 전 단계에서 구급대원에 의한 환자 중증도 평가가 있어야 하고, 병원별로는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어떤 중증 질환을 봐야 하고, 이를 위한 의료진, 시실 및 장비가 미리 정해져 있어야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이송한 병원을 적절히 선정할 수 있다”며 “그런데 이 체계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응급실 뺑뺑이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종 진료를 담당할 의사가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병원 입장에서 (최종진료 의사가 부족해)치료 능력이 안 되면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보내야 하는데, 받아주는 병원이 없다 보니 전원의 어려움을 피하고 의료사고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환자를 아예 문전에서 거절하는 수용 불가가 발생한다”며 “이 밖에 응급실 전담의가 부족해서 아예 응급 처치와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운 경우에도 응급 환자의 수용 거부가 일어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최종 진료 및 전원 체계의 문제, 응급실 전담 의사 부족, 의료 사고의 문제가 응급환자 수용과 응급실 뺑뺑이의 구조적인 원인이고, 수용 거부라는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응급환자를 진료할 전담의사와 최종 치료를 책임질 의사가 부족한 이유는 낮은 응급의료 수가와 협소한 응급의료기금의 가용 범위 때문”이라며 “응급의료기관별 중증도 분류에 따른 진료 기능과 인력 기준도 부재한 상태이며, 진료권별 특성과 의료 수요 등에 대한 고려없는 획일적 응급의료 자원 배치도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권역응급의료센터와 지역응급의료센터의 기능이 정의가 안 돼 있으니 24시간 365일 당직을 해야 되는 최종 진료과의 당직 체계가 작동을 안 하고, 그 당직 체계를 뒷받침할 인력도 부족하다”며 “인력이 부족한 이유는 수가에서의 낮은 보상 수준 때문이다. 이같은 문제가 톱니바퀴처럼 얽혀서 소위 응급실 뺑뺑이가 구조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료 제공: 김윤 의원실.
자료 제공: 김윤 의원실.

김윤 의원은 응급의료기관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선 인력과 재정, 병원 간의 전원 체계에 관한 제도 정비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의원은 “부족한 최종진료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병원이 그만큼의 인력을 채용할 수 있는 재정을 건강보험으로부터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하고, 응급의료기관은 그 기능 수준에 따라서 치료해야 할 응급환자의 수준이 돼야 한다”며 “응급실 전담 전문의가 적어도 2인 1조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고, 최종치료 당직 전문의가 24시간 상주하는 비상진료 체계를 위해선 수가를 적정 수준으로 올리는 것과 함께 응급의료 기금에서의 인건비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병원 간 전원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선 중앙과 시도의 응급의료 체계가 개편돼야 하고, 의료 사고의 부담을 완화하는 정책과 응급의료 종사자에 대한 보호 조치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는 모든 병원과 의사의 자원이 지역적으로 굉장히 불균등하게 분포하고 있다. 대도시를 제외하면 좋은 병원이 없고 의사가 부족한 지역이 대부분인데 응급의료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응급의료 진료건별로 적정 수의 병원과 의사가 일할 수 있는 시스템들을 갖추는 게 중요하고, 이를 위해 건강보험 수가 이외에 지역에 대한 재정 지원이 시도를 통해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의 지역의료 발전기금이나 응급의료기금 등이 지역 자원의 균등 분포를 하기 위한 재원으로 쓰여질 필요가 있다”며 “결국 환자를 잘 진료하는 병원, 잘 진료하는 의료진에게 더 많은 보상이 돌아가는 다양한 인센티브 시스템이 필요하고, 그 인센티브 시스템이 잘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별 권역 및 지역응급의료센터의 역할 정립도 해결 과제로 꼽았다.

그는 “같은 권역응급의료센터라고 하더라도 지역의 의료 상황과 진료 역량에 따라서 똑같은 기능을 할 수는 없다. 지방대병원과 서울의 대학병원이 같은 수준의 진료를 할 수는 없다. 수요가 적은 응급 질환의 수술을 감당하기에는 환자 수가 너무 적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환자 수 평가에 따라서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 기관의 진료 기능을 지역 맞춤형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윤 의원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의료자원의 합리적 배분과 재정 지원 확대 등 전반적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며, 법에 충분한 내용을 담기 위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병원이 그 많은 인력을 어느 날 갑자기 다 채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예전에 안 하던 기능을 갑자기 수행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이런 조항들은 단계적 조치나 시행에서의 유예 기간을 두고 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 3년 뒤에 적용하는 것을 계획해서, 응급의료기관의 인력 기준을 정의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목표를 정하지 않으면 현재 상태에서 병원들이 자발적으로 최종 진료과의 치료 인력을 더 늘리거나 응급실 전담 전문의를 늘릴 인센티브가 없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수가를 올려줘도 병원이 인력을 채용하지 않는 현상들을 많이 지금까지 많이 봤다. 정책의 목표와 계획이 분명하지 않으면 병원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봐왔기 때문에, 일정한 유예 기간을 두더라도 법을 제정해서 대한민국 응급체계가 앞으로 어떻게 개편될 것인가에 대한 명확성을 병원들과 의료진들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