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포르시안] 대한의사협회 집행부는 최근 대의원회 운영위원회가 의료현안협의체를 전면 개편하라고 권고한 것에 대해 문제 지적이 아닌 확장성과 쇄신을 위한 제안으로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의협 대의원회는 “보건복지부가 의대정원 증원 수요조사를 별도로 추진하면서 의대 정원 증원 규모에 대한 의료현안협의체 논의를 거부했다”며 “의대 정원 확대가 회원에게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심각하게 우려하면서 정부와 효과적인 논의 진행을 위해 의료현안협의체를 전면 개편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에 뜻을 함께하고, 이를 집행부에 권고키로 의결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의료계 일각에선 대의원회가 의료현안협의체에 참여 중인 의협 측 구성원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의료계 관계자는 “의대 정원 문제는 의협 집행부가 사활을 걸고 막아야 하는 사안으로, 이에 대한 회원들의 관심사는 집행부에 대한 불신임을 물을 정도였다”며 “그런데 최근 보도를 통해 접하는 의료현안협의체 방향은 마치 의대정원 증원에 동의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7월 열린 의협 대의원회 임시대의원회 총회에선 이필수 회장과 이정근 상근부회장 등에 대한 불신임 안건을 상정하면서 주요 이유로 ‘대의원회 의결사항 위반하는 의대 정원 확대에 독단적 합의’를 꼽은 바 있다.
그는 “대의원회 권고문을 보면 의대 정원 확대가 회원에게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대 정원에 대해 의료계의 강력한 의지를 표명할 수 있는 인사를 중심으로 협의체 구성원을 교체하라는 것이 대의원회 권고의 의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협 집행부는 의료현안협의체 아젠다 중 의대 정원 문제가 포함돼 있으며, 심도있는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했다. 집행부 관계자는 “매주 열리는 의료현안협의체 회의에서 지역·필수의료 문제를 아젠다별로 심도있게 논의할 것”이라며 “의대정원 문제도 당연히 언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의원회 운영위에서는 의료현안협의체가 그동안 잘해왔고 고생도 했지만, 의대 정원을 포함해 문제점을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는 입장인 것 같고, 그 일환으로 지금있는 사람들을 교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권고라고 생각한다”며 “집행부가 회원들에게 더욱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주라는 의미로 생각하고 권고를 무게감 있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예전에 의대 정원 문제로 임시대의원총회까지 했지만 수임사항과 상관없이 협의는 하라고 넘어갔다”며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정부와 잘 협의해서 의료 현안도 논의하고 의대 정원 문제도 필요하면 정리하자는 전화위복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이필수 의협회장이 대의원회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의료현안협의체 관련해 의협 집행부와 대의원회 간의 문제가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 관계자는 “일각의 오해와 달리 대의원회와 집행부는 아무런 불화나 문제가 없다”며 “최근 복지부 내 라인의 대대적 변동이 있었다. 이런 시점에서 대의원회의 권고는 의료계도 의료현안협의체 전면 개편을 통해 확장성 있는 모습을 보일 수 있게 만들어보자는 좋은 제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