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개원의들, 3차 상대가치 개편 논의에 불만 쏟아내

[라포르시안] "상대가치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개원의에게 피해가 된다. 개원가를 고사시키는 좋지 못한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건강보험의 상대가치점수를 정하는 것인데 비급여까지 넣어 가치를 정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

지난 26일 대전 유성호텔에서 열린 '제9회 개원내과의사회 전국 워크숍'에서 제3차 상대가치 개편 작업에 대한 개원의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이날 워크숍에서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2021년부터 적용되는 '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 방안'에 대해 소개했다. 

신 연구위원은 "3차 상대가치 개편은 기본진료료 개편, 정책가치 도입, 가산제도 정비 등 크게 3개 축을 중심으로 개편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연이 끝난 후 질의응답 시간에 개원내과의사회 한 참석자는 상대가치 개편 논의에서 개원의가 배제된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상대가치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개원의에게 피해가 된다. 상대가치위원회도, 상대가치기획단에도 개원의가 빠져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상대가치 개편이 대학병원이라는 골리앗만 키워주고 있다며 엄청나게 많은 시간을 진료하는 의원급의 진찰료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회계조사 자료를 참고해서 건강보험의 영역인 상대가치 점수를 정하는데 비급여까지 넣어 가치를 정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면서 "먹고살기 어려워 비급여를 개발하는데 그것을 상대가치에 넣어버리면 끝도 없이 비급여를 개발해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최성호 개원내과의사회 고문도 가세했다. 

최 고문은 "2차 상대가치를 개정할 때 보건복지부는 검체와 영상에서 손해를 보는 부분에 3,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약속은 부도가 났다"며 "3,000억을 들여 어느 진료과도 손해 보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전혀 안 들어왔다. 막판에 우리가 싸워서 간 기능 검사 등에 몇백억 들어온 게 전부"라고 지적했다. 

그는 "상대가치는 대형병원에 유리하고 개원가는 불리한 불공평한 체계다. 대형병원은 새로운 상대가치를 계속 개발한다. 별것도 아닌데 점수가 굉장히 높게 나온다. 이로 인해 기존의 심전도 검사 등 필수의료는 낮은 점수에 묶여있다"며 "게다가 대형병원과 개원가는 빈도수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상대가치를 한데 묶어 논의하는 것 자체가 개원가에 불리하기 때문에 정확히 하려면 1차, 2차, 3차 의료기관으로 나눠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영석 연구위원은 "복지부가 지난번에 3,000억원을 약속했다고 하는데 제가 지난번 상대가치기획단에 참여했다"며 "그렇게는 한 번도 논의를 해본 적이 없다"고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1차, 2차, 3차 의료기관으로 나눠 상대가치를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런 부분도 고려하고 있다. 종별가산과 환산지수까지 연계해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연구위원은 상대가치점수를 낼 때 비급여까지 포함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에 대해 "의사들의 행위를 급여 몇 시간, 비급여 몇 시간 이렇게 구분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그래서 상대가치 개념을 적용하고 있는 모든 나라에서 그렇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가치에 노동시간 등을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현재 진행 중인 회계조사표를 보면 일주일에 요일별로 구분해 일하는 시간이 얼만지 조사하게 돼 있다. 대학병원 의사가 일주일에 10~14시간 일한다고 하는데 그것도 딱 그만큼만 반영할 것"이라며 "그간 상대가치 제도 도입 이후 진찰료와 입원료는 한 번도 손댄 적이 없다. 이번에 정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의 상대가치 체계가 대형병원에 유리하다는 점을 수긍하고 개선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보였다. 

신 연구위원은 "현재 상대가치 체계는 플러스알파가 많다. 그래서 새로운 기술을 많이 개발하는 대학병원이 유리하다. 반면 의원급은 해당 사항이 없어서 환산지수 정도만 적용한다"며 "구조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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