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가정의학과·일반과 협의체 구성…"검체검사 수가 반토막 내 내과 등 생존 위협"

[라포르시안] 보건복지부가 지난 5월 고시한 제2차 상대가치개편안이 이대로 시행되면 일차의료가 고사할 것이라며 개원가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오는 7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개편안은 검체검사 수가를 평균 11.8% 인하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그러나 수가 인하에서 의료기관 종별로 차별을 두지 않아 동네의원들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실제로 검체검사 수가 인하로 인한 삭감액 총 3.600억원 가운데 동네의원 검사 유형에서 2,800억원을 가져가는 구조로 설계됐다. 

당장 검체검사 비중이 높은 내과, 일반과, 가정의학과 등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개원내과의사회와 가정의학과의사회, 일반과의사회는 지난 24일 대한개원의협의회 평의원회에서 만나 상대가치점수개편안에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최성호 개원내과의사회장은 "평의원회에서 가정의학과 유태욱 회장, 일반과 김창수 회장과 만나 2차 상대가치개편안에 대응하기 위해 3개과 협의체를 만들기로 했다"면서 "복지부가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내놓지 않으면 공동 기자회견을 여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협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복지부와 접촉해 개선 방안 논의에 나섰다.  

의협은 아울러 이번 2차 상대가치 개편안은 문재인 대통령 공약인 일차의료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에 역행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복지부에 동네의원들과 함께 일차의료살리기 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낼 계획이다. 

내과 쪽에서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대가치연구단과 만나 개선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최성호 회장은 "합리적인 대안이 나오면 대화를 계속할 것이고, 복지부와 심평원이 조정을 거부하면 거칠게 나갈 수도 있다"면서 "다만 2~3개월의 시간을 두고 합리적인 논의와 개선안 도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개원내과의사회는 지난 25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정기총회 및 학술대회를 열고 정부에 제2차 상대가치개편안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서울시개원내과의사회는 "일차의료를 살린다던 새 정부의 공약은 어디로 갔느냐"고 반문하면서 "혈액검사가 진료에 필수적인 내과의 특성을 무시하고 수가를 거의 절반 수준으로 삭감하는 복지부의 상대가치개편안은 의료계의 내분을 조장하고 내과의 일방적인 희생과 생존 자체를 터무니없이 위협하는 개편이므로 이를 전면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서울시개원내과의사회 김종웅 회장은 "이번 상대가치개편안은 수가 조정의 디테일이 부족했고, 과정에도 문제가 있었다"면서 "복지부와 심평원은 이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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