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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의료 우선 순위-수가정상화 논의할 협의체 구성하자"의협, "기피과목 해법, 근본에 접근해야"

[라포르시안] 대한의사협회가 필수의료 우선 순위와 수가 정상화 등을 논의하기 위해 독립된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정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시민사회단체가 내놓은 해법과는 다른 접근법이다.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고의 재발 방지 대책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8일 저녁 서울아산병원 간호사의 뇌출혈 사망 사고와 관련한 입장을 내고 이같이 주장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공공의대 등 의과대학 신설, 의대 정원 확대 주장에 협의체 구성하자며 맞불을 놓은 것이다. 

의협은 이날 "이번 사건과 관련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본질을 외면하고 왜곡하고 있다"면서 "핵심은 전체 의사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필수분야, 필수과목의 전문의가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즉 의사 수 증원은 오답이라는 것이다. 의사 수를 늘린다고 필수의료 과목의 전문의 부족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게 의협의 주장이다. 

의협은 "외과계 특히 흉부외과, 뇌혈관외과, 산부인과 중 분만 분야 등 의사들이 선호하지 않는 기피과 현상에 대해, 단지 어렵고 험한 것을 꺼리는 세대와 가치관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다. 사명감과 사회적 책무를 근간으로 의학에 전념하려는 의사들에게 합당한 설 자리와 여건이 마련되어 있는지 근본에 접근해야 풀릴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증 진료과목의 열악한 현실을 전했다. 

의협은 " 뇌혈관질환 등 긴급수술을 하는 전문의는 1년 365일 온콜(긴급대기)로 당직을 서야 하며, 전문의 1인이 해결할 수 없기에 펠로우나 관련 의료인력도 같이 대기를 하게 된다"면서 "이런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해 의료인력이 전반이 부족해 규모가 큰 병원이라도 소수의 인원이 돌아가며 365일 전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상당수 병원에서는 온콜 당직을 했음에도 환자가 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당직비 등을 지급하지 않거나, 야간에 수술을 하더라도 그에 대한 보상과 피드백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의협은 "이런 이유로 의사들이 필수의료 분과의 지원과 진료를 기피하게 되고, 점점 해당 전문의가 고갈되다 보니 소수의 전문의가 그 부담을 떠안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어 온 것"이라고 했다. 

의대생들의 특정 과목 기피 현상에 대한 해법도 제시했다. 

의협은 "정부의 전폭적 지원과 제도개선을 통해 필수의료 분야에 적정한 수가 개선과 진료 여건을 제공해 전공의들이 지원할 수 있는 유인 요소와 기전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료분쟁특례법, 분쟁비용 국고지원, 필수의료지원 특별법 지원 등과 함께 뇌혈관 수술 등에 대한 수가 현실화도 필요하다고 했다. 

의협은 "대동맥 박리수술의 경우 미국은 6,335만 9,385원인데, 우리나라는 896만 8,140원으로 14.1%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했다. 

아울러 필수 의료인력의 수련비용을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역이나 지역별로 민간병원과 연계한 필수의료 민관 협력을 통한 야간 온콜 시스템 도입도 필요하다고 했다. 

의협은 "이런 의제들은 즉시 시행되어야 한다. 또 이 가운데 중장기 과제로 별도 추진해야 할 부분은 중간 동력을 잃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 그리고 의료계 모두가 굳은 의지를 발현해야 한다"면서 필수의료 협의체 구성을 거듭 제안했다.  

반면,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3일자 성명을 통해 "2,700여 병상 규모의 상급종합병원인 서울아산병원에서조차 긴급수술을 할 의료진이 없어 타 병원으로 이송해야 했다는 사실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무엇보다 이번 사건의 배경에 존재하는 의료공백, 즉 의사 인력의 부족 문제에 다시금 주목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뇌동맥류 파열에 따른 응급수술이 가능한 의사인력은 국내 대학병원에서도 한두명 정도에 불과한 수준인데, 의사인력 부족문제가 진료과의 불균형 등을 야기하는 핵심적 문제임이 재확인된 것"이라며 "17년째 제자리 걸음인 의대정원을 수요에 맞게 대폭 확대하고, 응급·외상 등 필수 의료를 책임질 수 있도록 양성과정을 개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국내 의료전달체계에서 최상위 단계인 상급종합병원에서 종사자의 응급상황조차 처리하지 못하여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에 이르게 했고 그 원인이 의사의 휴가로 인한 공백을 메울 의사가 없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며 "족한 필수의료 의사인력 확충을 위한 공공의대 신설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도 꼭 필요하지만 여러 어려운 여건 때문에 의료 제공이 원활하지 못한 필수적인 의료 부분을 확충·강화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에 착수했다. 

손영래 증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최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서울의 한 대형병원 간호사가 뇌출혈로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우리 의료체계에 대한 여러 걱정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손 반장은 "보상을 비롯한 여러 재정적인 지원 방안과 의료인력을 포함한 진료 현장의 실질적인 강화 방안 등을 중심으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박진규 기자  hope11@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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