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단체연합 "매출 2조 넘는 대형병원서 응급수술 전문가 2명뿐 납득 안돼"

[라포르시안]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은 4일 성명을 내고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 관련해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병원에 필수 의료인력 고용을 강제하고 공공 의료인력 양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정부는 수술 가능 인력이 모두 부재 중이었던 행정의 문제뿐만 아니라, 뇌혈관질환 1등급 병원임에도 인력기준과 대기인력 기준이 지켜졌는지 등에 대해서 자세하고 투명한 조사를 해야 한다"며 "정부가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해 가산수가를 지불하는 이유는 의료진을 충분히 고용해 중증질환에도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라는 것이다. 아산병원에 대한 조사와 감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필수의료 '의사 부족' 문제에 대해서도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대형병원이 수익성 문제로 인력 고용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은 상업적·비윤리적으로 경영되고 있다는 뜻일 뿐"이라며 "서울아산병원은 2020년 기준으로도 매출이 2조원을 넘고 순이익이 280억원인 병원인데, 이런 병원이 꼭 필요한 응급수술 전문가를 돈벌이가 안되어 두 명 밖에 고용하지 않았다고 정당화하려 한다면 누가 납득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뇌출혈로 간호사가 사망한 것이 병원내 업무와 연관성이 있는지 여부에 해해서도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서울아산병원은 이미 2018년에 과중한 업무로 고통 받던 박선욱 간호사가 사망해 산업재해 판정을 받은 바 있는 사업장"이라며 "고인이 처했던 노동환경에 대해서도 정부는 제대로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필수의료인력 확충을 위한 인력 기준을 제도화하고, 공공적인 의료인력 양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필수의료 인력 양성을 위해 관련 진료과에 수가 가산금을 지원해도 인력고용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2009년 흉부외과 가산금이 2배 인상되었지만 전공의는 늘어나지 않았다. 병원이 전문의 고용을 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라며 "병원이 수익을 쌓아두고도 이익 극대화를 위해서 필수 의료부분을 등한시하는 것이 진정한 문제로, 병원자율로 인력고용을 맡겨놓아선 안되고 정부가 특정진료에 대한 전문의 인력 고용을 제도적으로 강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아무리 난이도가 높고 활용도가 낮은 수술이라도 사람을 살리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면 대형병원들은 적정 수를 확보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이를 위해 정부는 의사를 공공적으로 양성해서 공공병원과 필수의료에 배치하는 등의 정책을 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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