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대웅제약간 보톡리눔 톡신 균주 둘러싼 공방에 반사이익

국내에서 판매 중인 보툴리눔 톡신 제품들. 사진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대웅제약의 '나보타', 메디톡스의 '메디톡신', 엘러간의 '보톡스'. 휴젤의 '보툴렉스' 제품.

[라포르시안]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 국내 제약사간 상호 비방전이 확산되면서 자칫하다 다국적제약사에 시장 우위를 뺏길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메디톡스, 대웅제약, 휴젤 등의 토종기업이 74%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3개 기업 중 이중 메디톡스가 근소하게 1위를 달리고 있고 휴젤과 대웅제약이 뒤를 쫓고 있는 상황이다. 

나머지 시장은 다국적제약사인 한국엘러간과 한국멀츠가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보툴리눔 톡신 균주의 기원을 놓고 상호 비방전이 전개되고 있다. 싸움의 시작은 최근 열린 질병관리본부에 대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정부의 허술한 보톡스 원료 ‘독소’ 관리를 지적한 것이 계기가 됐다.

질병관리본부가 기동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휴젤은 지난 2006년 제출한 신고서에서 2002년 부패한 통조림에서 보툴리눔 독소를 분리해 배양했다고 보고했다. 대웅제약은 2006년 토양에서 해당 균을 채취했다고 밝혔지만 두 회사 보고서 모두 구체적인 제품과 장소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런 지적이 제기되자 국내에서 최초 보툴리눔 톡신인 ‘메디톡신’을 개발한 메디톡스가 후발업체인 휴젤(상품명 보툴렉스)과 대웅제약(상품명 나보타)을 상대로 ‘보툴리눔 톡신 제제 균주 기원 규명’을 위한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국감에서 보톨리늄 톡신 원료의 독소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까지 ‘싸구려’ 취급을 받을까 염려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대웅제약은 나보타 균주는 관련 논문을 살펴보면 바로 밝혀질 수 있고, 메디톡스가 경쟁사를 음해하기 위해 허위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맞받았다. 

이렇게 국내 제약사간 상호 비방전이 확산되면서 외국산 보톡스 시장 점유율이 올라갈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국적제약사인 앨러간의 보톡스는 전세계 시장에서 7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한국산 제품에 밀려 맥을 못 추고 있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상호 비방전을 펼쳐 제품의 신뢰도에 흠집이 생길 경우 국내 시장 점유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국산 보톡스 제품은 가격이 저렴하고 비교적 부작용도 없어 환자들이 많이 찾았다. 그런데 최근 국내 제약사끼리 공방을 펼치면서 환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 때문에 외국산 제품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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