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메디톡신’ 균주 유전체 정보 공개하며 경쟁사 압박…대웅제약 "강경하게 대처"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가 11월 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메디톡신’ 균주를 공개, 설명하고 있다.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가 11월 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메디톡신’ 균주를 공개, 설명하고 있다.

[라포르시안] 메디톡스가 자사 보튤리눔 톡신(Botulinum Toxin) 제제인 ‘메디톡신’의 균주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을 공개하면서 대웅제약을 향한 압박수위를 높였다.

메디톡스는 4일 오전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메디톡신 균주 염기서열 정보를 공개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메디톡신은 376만572개의 염기서열 중 진뱅크에 등록된 오리지널 ‘보톡스’ 균주 Type A Hall과 99.99% 일치했다.

‘Hall’ 균주라고 명명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의 이반 홀 박사가 분리동정한 홀균주에만 붙일 수 있는 고유명사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자체적으로 연구개발했다던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에 ‘Hall’이라는 균주를 붙여 ‘보톡스’ 균주를 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균주 공개를 통해 사실여부를 가리자"고 주장했다.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는 기자간담회서 “대웅제약은 메디톡스가 보유하고 있는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Hall’이라고 자체 명명했는데, 이 균주는 미국의 이반 홀박사가 분리 동정한 균주에만 붙일 수 있는 고유명사”라며 “대웅제약이 한국 토양에서 직접 발견 및 분리 동정한 보톨리눔 균주라면 'Hall'이라는 이름을 붙여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대웅제약은 나보타 균주에 관한 논문 한 편 발표한 바가 없고, 해당 균주 발견자가 누구 인지조차 공개한 사실이 없다"며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의 나보타 균주 기원에 대해 강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보톨리눔 균주 기원 규명과 지금의 사태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대웅제약이 나보타 균주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메디톡스에 따르면 균주 유전체 염기서열은 특정 생물체를 나타내는 고유한 식별표지로, 해당 생물체가 무엇이고 어디서 유래한 것인지 알 수 있도록 하는 바코드와 같은 역할을 한다.

정 대표는 “대웅제약과 휴젤은 균주 공개가 기업기밀이라고 말하지만 엘러간이나 입센, 멀츠는 다 균주를 공개했다"며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을 공개하는 방법이 해결방안이다. 법적 대응은 얼마든지 환영한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대웅제약 측은 메디톡스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대웅제약은 오늘(4일) 오전 메디톡스의 기자간담회에 직후  ‘보툴리눔톡신 균주논란 주장 메디톡스에 충고’라는 자료를 내고 반박에 나섰다.

대웅제약은 “그동안 메디톡스의 보툴리눔톡신 균주 출처와 관련해 근거 없는 허위사실 유포와 음해에 대해 국내 의약품 시장 위축과 해외 허가 승인 등을 고려해 대응을 자제해 왔다"며 "하지만 그 수위가 지나치다고 판단해 법적 대응을 비롯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경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나보타의 해외시장 개척에 차질을 빚는 상황을 우려해 좌시하지 않고 법적 조치를 적극 검토 중”이라며 “더 이상 제살 깎아먹기 식의 논란을 중단하고 글로벌에서 품질로 정정당당히 승부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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