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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부터 길병원서 근무하는 ‘Dr. 왓슨’의 실력은?美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서 학습…암환자 생존율 향상 임상데이터는 부족한 듯
지난 9월 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는 로버트 메르켈 IBM 왓슨 헬스 종양학 및 유전학 글로벌 총괄사장. 사진 제공: 가천대학교 길병원

[라포르시안] 임상현장에 투입된 인공지능(AI)은 암 환자의 생존율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까

가천대학교 길병원이 IBM의 인공지능 '왓슨 포 온콜로지(Waston for Oncology)'를 오는 10월부터 암 환자 진료에 활용하기로 하면서 의료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길병원은 지난 8일 IBM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10월부터 암 환자 진료에 왓슨을 활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길병원은 왓슨 도입을 위해 2년 전부터 IBM과 접촉해 왔다고 했다. 양 쪽의 계약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IBM측도 "계약조건과 관련해서는 말해줄 수 없다. 기업과 기업간 계약을 오픈한 사례도 없다"며 입을 굳게 닫았다.

하지만 계약조건보다 중요한 건 왓슨이 기존의 암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느냐다.

왓슨은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MSK)에서 300개 이상의 의학 학술지와 200개 이상의 의학 교과서를 포함해 1,500만 페이지에 달하는 의료정보를 학습했다.

지난 2014년 미국종양학회에서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 연구팀의 발표에 따르면 왓슨과 전문의 간의 진단 일치율은 암의 종류에 따라 91%에서 100% 사이였다.다만 왓슨이 학습한 방대한 의학정보와 임상데이터가 미국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것이라 한국의 임상환경에서는 어떻게 적용될지도 관심있게 지켜볼 대목이다. 한 대학병원의 종양내과 전문의는 "길병원과 IBM의 설명대로 왓슨이 방대한 정보를 활용해 단시간에 가장 정확한 진단과 최적의 치료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면 삶의 질 개선과 생존율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BM은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왓슨의 효과에 대한 논문이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지만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로버트 메르켈 IBM 왓슨 헬스 종양학 및 유전한 글로벌 총괄 사장은 "왓슨은 새로운 솔류션이고 여러 곳에서 임상에 적용되고 있으며 그 결과는 매우 긍정적"이라며 "특히 의료기록에서 높은 정확도로 판단했다는 근거가 있다. 환자 케이스와 관련해서는  피어리뷰(동료평가) 관련 부분이 많은데 하나의 치료법과 여러 치료법의 효과 비교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IBM 관계자는 "왓슨은 의사의 진단에 도움을 주는 진료보조 수단"이라며 "왓슨 때문에 좋아졌다거나, 왓슨이 했다거나 이런 얘기는 앞으로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삶의 질과 생존율 향상 데이터 존재 여부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관련 데이터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개인에 따라 변수가 있는 암 환자의 삶의 질이나 생존율 척도를 누가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객관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병원의 브랜드도 올라가고, 환자도 많이 올 것"문제는 당장 암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의 기대치를 얼마나 충족시킬 수 있느냐다. 

특정 병원의 암 치료법이나 수술법이 효과가 좋다고 입소문이 나면 해당 병원은 외래가 마비될 정도로 환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일이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그만큼 암환자들은 절박하고, 또 새로운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길병원의 왓슨 도입도 이런 상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길병원은 그런 상황을 나름 염두에 두고 있는 눈치다.

이언 가천대 인공지능 기반 정밀의료추진단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병원에는 암 수술을 잘하는 명의가 여럿 있다. 그들의 전투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적토마를 한마리씩 제공해서 진료능력이 향상되면 환자치료 결과도 좋아질 것"이라며 "이를 통해 병원의 브랜드도 올라가고, 환자도 많이 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길병원은 왓슨 도입 이후 늘어날 환자 수요에 대비해 인력과 시설를 대폭 보강하고 있다.

이 단장은 "만약에 환자가 폭증하면 개인적으로 왓슨을 이용하고 싶어하는 의사에게도 제공할 계획"이라며 "바라는 바는 환자가 폭증해 즐거운 비명을 질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진규 기자  hope11@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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