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연금학자로서 쌓아온 전문성”…“후안무치한 인사의 극치” 비난 제기돼

[라포르시안]  지난번 메르스 사태 당시 방역 실패의 책임을 지고 경질됐던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임명됐다.

보건복지부(장관 정진엽)는 공석중인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문형표 전 복지부장관이 31일자로 임명됐다고 밝혔다. 

문형표 신임 이사장은 지난 11월 3일 임원추천위원회 구성 이후 약 2개월간의 후보자 공모와 심사 및 추천 등의 절차를 거쳐 복지부 장관의 제청과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임명됐다. 

문 이사장의 임기는 3년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문형표 전 장관을 이사장에 임명한 것은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와 지속가능성 제고 등 시급한 제도 개선과 기금운용 선진화의 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평생동안 연금학자로서 쌓아온 전문성과 장관직 수행 시 조직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이사장으로서 필요한 역량과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문형표 전 장관의 연금공단 이사장 임명에 거센 비난여론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구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대변인은 31일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문형표 전 장관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임명한 것은 후안무치한 인사의 극치"라며 "문형표 전 장관은 보건복지정책의 수장임에도 불구하고 메르스 사태에 대한 대응 실패로 온 국민을 공포와 불안에 빠뜨린 장본인"이라고 비난했다.

유 대변인은 "문 전 장관의 정책 실패로 38명의 국민이 생명을 잃었고, 10조원에 달하는 국민경제의 손실이 발생했다"며 "처벌을 해도 시원치 않을 인사에게 500조원의 기금을 관리하는 무거운 책임을 맡기겠다니 ‘혼용무도(昏庸無道)’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문 전 장관이 공무원연금 개혁 과정에서 국민연금을 '세대간 도적질'에 비유하며 국민적 불신을 야기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유 대변인은 "그는 복지부장관 재직 시절 국민연금을‘노후세대가 젊은 세대를 등쳐먹는 제도’로 규정하며 국민연금의 존재 의미를 부정하기도 했다"며 "문 전 장관에게 국민연금공단을 맡긴 것이 ‘국민연금 기금운용공사’ 설립을 위한 것이 아닌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다. 

참여연대는 앞서 문 이사장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공모에 지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강력히 성토한 바 있다.

참여연대는 "38명의 환자가 사망한 메르스의 비극에 책임이 있는 인사가 국민의 노후를 책임져야 하는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지원한다는 것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일"이라며 "문형표 전 장관은 하루빨리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지원을 철회하라"고 촉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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