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교수, 대한의학회지 기고문 통해 지적
"70% 수준 집단면역 형성되더라도 범유행 완전 통제 어려울 것"

[라포르시안]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오랫동안 살아남아 수세대에 걸쳐 우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 특히 정부가 제시한 것처럼 백신 접종률 70% 달성을 통한 집단면역이 형성되더라도 범유행을 완전히 통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지난 9일자 대한의학회지(JKMS) 온라인판 기고문(제목: A Long Way to the Recovery: COVID-19 Will Not Disappear)에서 이 같은 전망을 제시하면서 우리나라도 영국처럼 '코로나19와 공존'으로 방역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영국과 싱가포르는 코로나 19와의 공존이라는 방역 패러다임의 전환을 제시했지만, 전략은 크게 다르다. 영국은 지난 7월 19일 '자유의 날'을 선포하며 대부분의 봉쇄 조치를 해제했다. 싱가포르는 점진적인 방역 완화를 제시했으나 델타 변이바이러스의 재유행으로 시행 일정을 연기했다.

정 교수는 우리가 지금까지 축적한 코로나19에 대한 과학적 지식으로 명백한 고위험군이 존재하며, 동반질환 여부와 연령에 따라 사망률은 급격히 변화하고 고위험군에 대한 백신 접종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가 지속되면서 백신 감염예방 효과는 감소하고 있으나 중환자와 사망자를 막는 백신의 임상적 효과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 사회적 거리두기와 역학조사, 진단검사 등 비약물적 중재는 매우 효과적이지만 사회적 비용으로 인해 오랫동안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또 델타변이의 기초 감염 재생산지수는 백신만으로 집단면역을 형형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높다는 점 등을 열거했다. 

정 교수는 "코로나19는 오랫동안 살아남아 수세대 동안 우리를 위협할 것이다. 짧은 시간 동안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통제할 수 있지만 변이가 계속 등장하고 유입된다"며 "정부가 제시한 70% 수준의 집단면역이 형성된다고 하더라도 범유행을 완전히 통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교수는 "결국 유행은 종전 선언처럼 끝나지 않고 점차 중요하지 않은 일로 여겨질 것이다. 이상적인 코로나 19 종식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계획과 준비가 미리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련 기사: 신규확진자 숫자 세기 언제까지?...'지속가능한 방역체계' 아니다">

고위험군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고위험군 집단에 대한 보호 완료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전문가들은 판데믹이 고위험군에 대한 보호가 완료되는 시점부터 끝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인 고위험군인 50세 이상 인구집단에서 대규모 유행이 발생할 경우 중환자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고, 사회적 위협이 된다"면서 "50대 인구집단은 사회적으로 활발해 감염의 위험이 높으면서도 1.5%의 중증화율과 0.3%의 사망률을 보이기 때문에 반드시 보호가 필요하다"고 했다. 

당뇨병과 만성 신장질환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50대 미만도 반드시 보호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한국에서 사용하는 백신의 효과를 고려할 때 1회 접종만으로는 부족하므로 반드시 90% 이상의 중증화 예방률을 보이는 2회 접종이 실시되어야 한다"고 했다. 

방역 정책의 지속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지금처럼 급격한 방역 완화가 계획되었다가 연기되고, 다시 2주씩 조치가 연장되는 상황은 국민들을 지치게 한다"면서 "순차적이고 점진적인 방역 완화 계획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고위험군 보호 완료 후에도 과거로의 복귀는 쉽지 않을 것이다. 수많은 논란과 재유행이 반복될 것이다. 따라서 미래의 방역전략에 대한 논의가 지금부터 필요하다"면서 "코로나 19와 공존하기 위해 필요한 백신 부스터 접종, 장기적인 병상확보도 올 하반기에는 반드시 준비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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