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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 1년, 취약층 돌봄체계는 안녕한가?경기도공공보건의료지원단-시민건강연구소, '인권기반 방역체계 구축 연구' 실시
“권고만 있을 뿐 우리가 알아서 책임져야 해요” 돌봄 공백 장기화

[라포르시안] 코로나19 사태가 1년을 넘어섰다. 정부가 추진하는 방역 대응은 감염자 격리와 사회적 거리두기 그리고 백신 접종에 집중된다. 

장기화한 감염병 재난 시기만큼 취약계층을 위한 돌봄시스템 작동 부재도 길어지고 있다.

1년을 넘어선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정부가 제시한 방역 대응지침과 취약계층 복지시설 현장 상황이 어긋나고, 장애인과 노인, 가정밖 청소년 등 취약증을 위한 사회복지 서비스 제공이 중단되는 상황이 길어지고 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선 취약계층을 위한 방역체계에 사람 중심의 돌봄과 참여가 핵심 기조로 들어가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시민건강연구소와 경기도공공보건의료지원단은 최근 '인권기반 코로나19 방역체계 구축을 위한 사례 연구'를 발표했다.

앞서 코로나19에 취약한 집단을 대상으로 코호트 격리, 선제검사 등 방역 대응조치가 진행되면서 인권 보호에 대한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연구진은 기존 보건복지 서비스가 코로나19로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를 찾기 위해 이 연구를 진행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장애인들은 ‘의사소통 제약’, ‘이동 제약’, ‘감염 취약’, ‘밀접 돌봄’, ‘집단 활동’에서 취약한 특성이 나타날 수 있다.

장애인이 갖는 취약함뿐만 아니라 이들을 위한 복지시설도 감염으로부터 취약하고, 그 수와 규모가 다양해 코로나19 예방과 대응에 세세한 주의가 필요하다. <관련 기사: 코로나19 방역 중심 대응 한계·부작용 분석하고 보완해야>

장애인복지시설은 코로나19 방역 대응 조치 속에서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 제공을 코로나19 이전처럼 유지할 수 있었을까. 연구진은 사회복지 서비스 현장 인터뷰로 대응 지침과 현실의 격차를 파악했다.

현장 인터뷰로 확인된 점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장애인을 위한 보건복지서비스 중 많은 부분이 사라지거나 변형된 상태로 제공됐다. 현장의 장애(인권)감수성은 매우 낮아 장애인 특성과 필요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유행 이후 정부는 권역별 중증환자 병상 여력 및 주간 유행 양상을 중심으로 거리두기 단계를 설정해 왔다. 집단시설인 사회복지시설 역시 생활방역 이후 단계부터 권고에 따라 실질적으로 시설 휴관 및 프로그램 중단에 들어갔다.

그러나 대안 없이 시행된 사회복지시설 휴관·휴원 조치는 주 이용자인 장애인, 노인, 아동 등 취약계층에 심한 타격을 주었으며, 대면서비스를 기본으로 하는 자원봉사활동 중단으로 시설 운영에 차질이 생겼다.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사라진 공백은 가족돌봄으로 채워지면서 돌봄에 대한 부담이 가족으로 떠넘겨졌다. 가족은 돌봄부담으로 직장생활과 일상에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기관에서 제공하는 돌봄에 의존하는 많은 분들은 발달장애를 가지신 분들이세요. 그분들은 기관들이 문을 닫았을 때 그러면 한시적으로라도 활동지원 서비스와 같은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었냐, 그렇지 않았거든요. (중략) 그 돌봄에 대한 부담을 가족들이 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거죠.
기관이 책임지거나 가족이 책임지거나 둘 중에 한 군데에서 책임지는 구조로 우리나라 복지구조가 설계되어 있다보니까 기관이 무너지니까 그때부턴 (장애인이 사고로) 돌아가시거나 (자녀를) 살해하고 (부모도) 자살하는 이런 사건들이 일어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 
'인권기반 코로나19 방역체계 구축을 위한 사례 연구' 보고서 인터뷰 내용 중에서>


대부분의 코로나19 대응지침이나 정책은 돌봄노동자와 장애인 관점은 배제된 채 정부 또는 서비스 제공자 관점으로 만들어졌다는 지적이 많았다.  

인터뷰에 참여한 복지 분야 전문가와 활동가, 방역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장애인의 인권을 보장하는 코로나19 대응 정책으로 ▲코로나19 검사 및 치료공간의 장애인 물리적 접근성 문제 해결 ▲ 장애인 활동지원가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책 마련 ▲ 장애인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기본 방향 제시 및 매뉴얼 마련 ▲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한 필요서비스의 범주와 정보접근성 향상 노력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장애인 보건복지 전달체계 구축 등을 꼽았다. 

장애인뿐만 아니라 긴급보호시설을 이용하는 청소년들도 코로나19 유행으로 일상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가정밖 청소년들은 코로나19로 일상생활에 제한을 받으면서 경제적 활동이 단절되고, 임시 쉼터에서 생활로 인해 외출이나 외박도 어려웠다.

청소년 긴급보호시설인 청소년쉼터를 이용하는 청소년들에 대한 맥락적 고려 없이 코로나19 대응은 일괄적인 제한 조치만 지시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자유권에 대한 책임이 쉼터에 전가되고 있었다.

정신과쪽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쉼터 쪽에는 종종 발생을 하는데, 만약에 자살이라고 예를 든다면, 굉장히 위기 상황인데, 코로나 검사 이후에나 입원이 가능한 이런 사태가 자주는 아니어도 저희가 한두 번 정도 경험을 한 거 같습니다. 매우 어려웠구요, (중략) 워낙 오래 연계가 되어 있다 보니까 의사선생님들이 일주일치 처방을 주시거나 전화로 문진해 주시고, 이런건 굉장히 많이 협조를 해 주셨는데, 위기 상황이 생겼을 때, 그(코로나19) 확진이 아니라는 게 나올 때까지는 여기서 그냥 위기 상황을 올곧이 (쉼터 내) 온 사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대응을 했어야하는, 그런 상황이었던거죠.”

아이들이 불합리하다고 느끼는 거 같아요. 가정에 있는 아이들은 외출도 자유롭고, 친구를 만나고 싶을 때 또는 잠깐 버스 타고 나가서 매점을 가고 싶을 때 갈 수 있는데, 저희 아이들은 외출이 불가하다 보니까 그런 것이 통제되는 것에 대한 불편함, 그리고 왜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우리는 이곳에서 이렇게 제재를 받아야 되는가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던 거 같습니다.” < '인권기반 코로나19 방역체계 구축을 위한 사례 연구' 보고서 인터뷰 내용 중에서>

인터뷰에 참여한 전문가와 활동가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정밖 청소년을 위한 대책으로 ▲코로나19 검사 및 치료공간의 물리적 접근성 문제 해결 ▲코로나19 취약계층으로서 청소년, 위험공간으로서 청소년 생활시설 등을 인식 ▲쉼터 환경 및 이용 청소년의 특성을 고려한 매뉴얼 마련 ▲자가격리 등을 대비한 독립공간 확보 및 경제적 지원책 마련 ▲‘청소년 쉼터’에 대한 홍보 및 기본 지원서비스 확대 ▲청소년 지원기관 종사자 보호 및 경제적 지원 ▲ 실천 가능한 대안-지원-책임 소재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연구진은 현장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등장했던 내용으로 ‘현장에 대한 이해 부족’을 꼽았다. 취약계층이 살아가는 터전과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공간에 대하여 감염병 대응 주체인 정부와 이해관계자들의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에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 방안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하는 지적이 많았다.

감염병 위기에서의 인권 기반 대응 방향. 이미지 출처: 경기도공공보건의료지원단(2020),인권기반 코로나19 방역체계 구축을 위한 사례 연구.

시민건강연구소 및 경기도공공보건의료지원단 연구진은 "현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사람 중심의 돌봄 관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의사 결정의 모든 단계에서 사람 중심의 돌봄과 참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중앙정부는 보건복지 서비스의 이용가능성을 개선하기 위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지방정부는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취약계층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예산을 지원해야 하며, 보건복지시설에 감염관리를 위한 기술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감염병 대응을 위한 자원이 부족한 현실에서 취약계층에 대한 더 많은 자원을 배치하는 것은 쉽지 않은 현실이지만향 후 인권 기반 방역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정부가 개선해 나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인권 기반 방역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비단 코로나19 대응 뿐 아니라 앞으로 닥쳐올 다양한 위기상황에서 우리 사회를 보호하는 핵심이 될 것"이라며 "이것이 코로나19의 경험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하는 교훈이고, 우리가 견지해야 하는 태도일 것"이라고 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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