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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곳이 중심이다] 간병서비스 제도화, 더는 늦출 수 없다강주성(간병시민연대 활동가)

[라포르시안] 올해 들어서 간병 문제를 제도로 끌어들이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작년 말에는 ‘간병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연대’(약칭 간병시민연대)를 조직했다. 그간 내가 일했던 건강세상네트워크는 선택진료비 폐지와 식대 급여화 그리고 병실 문제 및 암 등 주요 질환의 본인부담금 인하를 통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및 장기노인요양보험의 입법화 등을 이루어내는 데 큰 공을 세운 바 있지만 단 한 가지 간병 문제에 대해서만은 그동안 별다른 문제를 제기해 온 바가 없었다. 사실 간병 비용은 의료비 영역에도 끼지 못하는 것이었기에 그렇기도 했지만 돌봄에 대한 문제의식도 그만큼 부재했기 때문이기도 했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제 간병 문제는 가장 큰 의료 문제로 대두되었다. 중증 질환의 의료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그간 수면 아래 숨어 있던 빙산의 본체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많은 사람이 간병비를 비급여라고 생각하고 있지만(환자가 모두 부담한다는 측면에서는 맞기도 하지만) 사실 간병비용은 비급여에도 끼질 못하는 항목이다. 병원이 비급여 항목으로 넣어서 직접 받을 수도 없고, 환자가 비용을 지불해도 사적 계약인 간병인에게 직접 지불하기 때문에 연말정산에서 이 비용은 의료비로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의료비가 아닌 의료비용인 셈이다. 그러다 보니 이 비용은 건강보험의 보장성 지수를 계산할 때에도 관련 항목으로 치지도 않았다. 또한 기존에 환자 간병을 가족이 해오던 문화에서 가족 간병이 힘든 시대 상황으로 변하고 이를 대체하기 위해 간병인을 사용하면서 비용과 질에 따른 간병 문제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는 많은 환자와 가족들이 예전에는 의료비 때문에 가계가 파탄 났다면 이제는 간병비 문제 때문에 가계가 파탄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하루에 보통 10만원 정도 지불하는 간병비는 최근 12만원 ~15만원 정도로 비용도 올라가 있다. 중증 환자일수록 간병 비용을 더 요구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러니 한 달 입원하면 적게는 300만원에서 많게는 450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병원비용까지 포함하면 그 액수는 가히 살인적으로 늘어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병 서비스 질은 엉망이다.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지만 질을 따지기도 민망한 낮은 서비스를 받는 게다. 이는 간병인 중 태반이 간병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중국 조선족 동포들이 많고, 게다가 그들 역시 고령의 노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른바 노노간병(老老看病)– 즉 노인이 노인을 간병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현재 상황은 비용과 질의 문제 모두를 놓치고 환자와 가족은 고통의 굴레에서 허덕이고 있다.  

언제부터 의료에서 간호와 간병이 개념 분리되어서 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의료에서 간병이란 말은 우리 문화 속에서 만들어진 매우 사적인 관계 즉 환자와 가족 간의 관계에서 많이 쓰여졌다. 간호라는 말에 환자에 대한 돌봄의 의미가 모두 포함되어 있지만 어느 순간 간호와 간병이 분리되어 사용되면서 이 환자 돌봄에 대한 문제가 의료와 병원 밖의 역할이 되어버린 것 같아 매우 씁쓸하다. 이러다보니 병원도 환자 돌봄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고, 일선 간호인력 역시 이 돌봄을 자신들의 일이 아닌 가족이나 간병인의 일로 생각하고 있을 정도다. 한편으로서는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떻든 이렇게 왜곡되어지고 환자와 가족의 현실은 말할 수 없이 참담하며 간병인 또한 24시간 노동이라는 말도 안되는 조건 속에 놓여서 모두가 불행해진 이 현실은 분명히 무조건 바꿔야 한다. 정부도 이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제도를 시도했지만 어느 순간 정체되어 있다. 간호 인력이 부족한 현실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한 이유다. 이를 전국의 병상에서 시행하려면 전문 간호 인력의 충원이 필요한데 간호 인력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이다. 이 와중에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은 애초 취지와 다르게 중증환자가 아닌 환자 돌봄이 용이한 경증 환자를 위주로 선별해 받고 있어서 사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의 목적은 이미 상당 부분 변질되어 있는 상황이다. 서비스를 시행하면서 병원에 돈만 더 주고 있는 꼴이 된 셈이다.

간병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은 이런 복잡한 문제를 풀어내라는 환자와 국민의 요구다. 어떤 방식으로든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는지는 앞으로 맣은 고민과 토론이 있어야겠지만 이 문제는 한시라도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또 늦춰서도 안 되는 절박한 생존의 문제이기에 더 늦기 전에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누구나 어떤 사람이든 이 돌봄의 문제를 피해갈 수 없다. 죽기 전에 모두 한 번씩 맞닥뜨릴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의료계든 정부든 회피하거나 등을 돌리면 안되는 문제다. 간병 문제를 제도화하는 것은 인간이 인간의 모습으로 마지막까지 있을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다. 모두 함께 해주시라. 

강주성은?

1999년 만성골수성백혈병에 걸린 후 골수이식으로 새 생명을 찾았다. 2001년 백혈병치료제 '글리벡' 약가인하투쟁을 주도했고, 한국백혈병환우회를 창립한 후 보건의료운동가들과 함께 시민단체인 건강세상네트워크를 만들어 적극적인 건강권운동을 벌였다. '대한민국 병원 사용 설명서'라는 책도 썼다. 지금은 ‘간병시민연대' 활동가로 간병 문제제도화를 위한 운동을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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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 2021-04-05 10:27:11

    그동안 의료기관이 방치하고 가족들에게 방임해버렸지만 분명 간호, 간병은 의료기관이 당연히 환자에게 제공해야 하는 서비스입니다. 전문인에 의해 제공되는 간호, 사적 간병인에 의한 간병으로 나눠서 쓰이고는 있지만 실상 사전적 정의는 간호와 간병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간호, 간병, 돌봄 결국 다 같은 말인데 이를 방치하고 책임을 회피한 의료기관이 문제이겠지요. 강주성 활동가님의 의견에 적극 지지하고 동의합니다. 국민의 간병으로 인한 어려움이 해소되도록 정부, 국회의 관심과 지원을 바랍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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