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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곳이 중심이다] 인보사 사태에서 더 들여다봐야 할 문제점강주성(건강세상네트워크 공동대표)

[라포르시안] 언론의 관련 기사와 시민단체 등의 입장 발표를 보면 일단 인보사 문제에 대해 중요한 대목은 대부분 지적이 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보사 같은 유전자치료제 쪽이 워낙 전문가가 적은 분야이다 보니 몇 가지 문제에 대해 세밀히 들여다보지 못하고 지나가는 것이 있어 짧게 정리해본다.

첫째, 인보사의 2액만 문제인가? 아니다. 1액인 동종유래 연골세포도 다시 뜯어봐야 한다.

인보사는 1액인 연골세포와 2액인 형질전환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2액에 한정해서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 물론 그게 가장 핵심적인 문제라서 그럴 것이다. 하지만 나머지 1액인 연골세포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연골세포와 신장세포를 혼동할 정도로 연골세포의 형태조차 모르는데, 과연 1액의 연골세포는 제대로 관리되었을까? 하지만 이 1액에 대해서는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고 있다.

작년 10월, 한 언론 기사에서 코오롱생명과학은 "기존 세포주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식약처에 품목허가 변경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다"며 "회사는 인보사케이주 세포은행에 관한 모든 관련 규정을 준수하고 있고, 필요시 어떠한 검증이라도 받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사실일까? 세포은행에는 처음 임상 때 사용한 동종유래 연골세포가 그대로 존재해야 하고 지금도 그 연골세포를 써야 하는 게 당연히 맞다. 그러나 만약 지금 쓰고 있는 세포가 연골세포이긴 하지만 그때와는 다른 연골세포라면 이건 규정 상 허가를 다시 받아야 하는 다른 약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첫째, 연골 세포는 다른 세포와는 달리 많은 양을 떼어내기도 어려울 뿐더러 둘째, 세포를 배양해도 자라는 속도가 다른 세포보다 현저히 느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핵심은 세포배양 기술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애초의 동종유래세포를 약 수 백 개 정도 배양해서 쓰면 더 이상 같은 세포조직을 만들기 어려운 수준으로 알려졌다. 아마 그 동안 수 천 개의 약을 환자들에게 공급했다면 예상 컨데 이미 코오롱생명과학은 여러 개의 세포은행으로부터 연골세포를 가져다가 배양해서 썼을 것으로 보인다.  자체 개발한 신약의 성분을 15년 동안 잘못 알고 있을 정도의 수준이라면 식약처와 관련 전문가들이 다시 뜯어봐야 하는 문제다. 매번 연골세포가 바뀌면서 환자들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아예 다른 약을 사용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둘째, ‘방사선 조사를 하면 안전한가?’ 하는 문제이다.

일반 국민들은 방사선 조사라고 하면 암 치료 시의 방사선 조사를 연상하게 되고, 이는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것처럼 방사선을 쬔 세포는 사멸한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유전자 세포치료제의 제조 시 사용하는 방사선 조사는 세포를 사멸시키는 게 아니고, 세포의 증식을 멈추게 하는 것이다. 즉, 방사선 조사를 했어도 세포가 증식을 하지는 않지만 단백질 생성 및 분비 등의 대사는 일어난다는 말이다. 따라서 인보사의 경우, 방사선 조사된 GP2-293 (레트로바이러스를 생성할 수 있도록 유전자 조작된 HEK293 세포)는 증식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대사를 통해 TGF-β1를 분비하는 살아 있는 세포다.

GP2-293 세포는 레트로바이러스 유전자뿐만 아니라, 원료세포인 HEK293 세포가 최초로 만들어질 때 도입된 아데노바이러스 종양형성 유전자도 가지고 있다. 이 유전자와 이로부터 발현되는 단백질은 방사선 조사로 인해 세포가 증식하지 않는 경우에도 남아 있게 되므로 종양형성 등의 부작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방사선 조사로 세포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없는 이유다. 코오롱생명과학이나 식약처가 입을 맞춘 듯, 방사선 조사를 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믿기 힘들다.

따라서 GP2-293는 1)암세포나 다를 바가 없고, 2)세포치료제 허가에 필수적인 일련의 바이러스에 대한 스크리닝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는 심각하다. 이렇기에 이건 방사선 조사 여부를 따질 필요도 없이 임상에 사용할 수 없는 세포이고, 사람에게 투약하는 건 그 자체로 있을 수 없는 행위다.

셋째, 식약처의 문제이다.

식약처와 관련해서는 두 가지를 중요하게 뜯어봐야 한다.

우선 약사감시의 문제이다. 식약처는 해당제품에 대해 정기적으로 약사감시를 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10년을 넘게 약사감시를 했는데도 이번의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2018년 10월에 세포은행 관리에 대한 특별실사에서도 인보사의 세포은행에 대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이런 문제는 지난해 대한적십자사의 혈액백 사건에서도 마찬가지로 일어났다. 녹십자사가 혈액백 포도당 함량을 허가 기준보다 5.5%를 더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문제없이 약사감시를 통과해서 계속 제조했다.

이런 것들을 미루어볼 때, 과연 식약처는 약사감시를 하기는 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이에 인보사에 대해서도 약사감시 결과와 그 내용을 세밀히 봐야 한다. 여기서도 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아마 식약처는 그 동안 약사감시를 허투루 했거나 아니면 서로 짜고 했거나 그것도 아니면 약사감시를 할 능력이 아예 없거나 셋 중의 하나이다.

다음은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문제이다. 지난 3월 31일, 인보사 문제가 터지자 식약처는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부랴부랴 중앙약심 회의를 개최한다. 관련한 식약처의 입장이 여기서 정해지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날 회의의 회의록과 회의자료 그리고 회의 참석자들을 세밀히 뜯어봐야 한다고 본다. 이 걸 들춰봐야 과연 이 사람들이 유전자 세포치료제에 대해 뭘 알고 심의를 하는지 또 식약처가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볼 수 있다.

인보사 문제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환자의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기 때문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또한 향후 관련 조사 결과에 따라 골관절염 세계 최초 유전자 치료제의 허가 취소와 동시에 바이오 제약을 등에 업고 돈벌이에 급급했던 한국 정부에게 경종을 울리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정부에게 이 사태가 경종의 역할을 할 수 있긴 한 건가? 아직 기술도 효과도 검증되지 않은 것에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온갖 규제를 다 풀고 각종 특혜를 주고 있는 정부의 행태를 보면 사실 그것조차 회의적이다. 

강주성은?

1999년 만성골수성백혈병에 걸린 후 골수이식으로 새 생명을 찾았다. 2001년 백혈병치료제 '글리벡' 약가인하투쟁을 주도했고, 한국백혈병환우회를 창립한 후 보건의료운동가들과 함께 시민단체인 건강세상네트워크를 만들어 적극적인 환자권리운동을 벌였다. '대한민국 병원 사용 설명서'라는 책도 썼다. 현재 건강세상네크워크의 공동대표를 맡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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