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임총 결과에 강력 항의..."이번 투쟁서 전공의·의대생 입은 상처 쉽게 치유되지 않을 것"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이 지난 27일 열린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자신에 대한 불신임안 의결을 위한 투표에 앞서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이 지난 27일 열린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자신에 대한 불신임안 의결을 위한 투표에 앞서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라포르시안]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과 방상혁 상근부회장 등 임원 7명에 대한 불신임 발의안이 지난 27일 열린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모두 부결됐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스위스그랜드호텔서울 컨벤션홀 4층에서 열린 의협 임총에서 최대집 회장 불신임안은 재적 대의원 242명 중 203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표결에서 114명이 찬성, 85명이 반대표를 던져 부결됐다. 재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 참석, 참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라는 불신임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부결되자 총회 분위기는 집행부를 재신임하는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최대집 회장 불신임 건은 부결되고 방상혁 상근부회장 등 일부 임원의 불신임안은 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예상과 달리 모두 부결됐다.   

방상혁 상근부회장에 대한 불신임의 건은 투표에 참여한 대의원 201명 가운데 94명만 찬성표를 던졌다. 박종혁 총무이사 등 임원 6명에 대해 각각 불신임을 묻는 투표 결과도 모두 재신임하는 쪽으로 표가 나왔다. 

이날 임총의 마지막 안건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건도 찬성표와 반대표가 동수가 나오면서 '동수 부결'이란 원칙에 따라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총회 임시의장을 맡은 주승행 대의원이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투표권 인정 여부를 두고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임총 도중에 회의장을 떠난 대의원들이 무기명 투표를 하고, 남아 있는 재석 대의원들은 기명 투표를 하면서 일부 대의원들이 '무기명 표결 무효'를 주장하며 의장단에 강하게 항의하는 소동을 빚었다.  

한편 이날 회의장 밖에서는 대한전공의협의회 소속 전공의들과 일부 개원 의사들이 '최대집 탄핵 비대위 구성' 등의 구호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회의장 진입을 시도하면서 대의원회 측에서 배치한 진행요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큰소리로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특히 최대집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부결되자 회의장으로 밀고 들어가 강하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주승행 임시의장이 질서유지를 위해 정회를 선언하기도 했다. 

발언권을 얻은 한 회원은 "젊은 의사들이 이 자리에 나온 이유는 전공의, 의대생들을 헤아리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회원들의 의견을 들어줄 수 있는 회장을 원한다"며 "어렵게 모은 동력을 뿔뿔이 흩어지게 만든 장본인인 현 집행부로는 절대 뭉치지 못한다. 뭉치지 못하면 후퇴만 있을 뿐이다. 젊은 의사들의 의견을 경청해달라"고 요구했다. 

지난 27일 오후 2시부터 스위스그랜드호텔서울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장에 진입하려는 전공의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진행요원들이 몸싸움을 하고 있다.
지난 27일 오후 2시부터 스위스그랜드호텔서울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장에 진입하려는 전공의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진행요원들이 몸싸움을 하고 있다.

대전협 새 비대위 공동위원장인 주예찬 전공의는 대의원들을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주예찬 대전협 새 비대위 공동위원장은 "1, 2호 안건과 관련해서 고귀하신 대의원님들이 막아낸 게 분열이냐, 선생님들의 안위냐"며 "버리고 온 본과 4학년 학생들은 보이지 않느냐"고 비난했다. 

정원상 새 비대위 공동위원장도 "(이번 투쟁 과정에서)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깊은 상처를 입었고, 쉽게 치유되지 않을 것 같다"면서 "지금 전공의들은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4대악 관련 법안이 국회 법사위에 올라가든지 하면 즉시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 파업은 전공의 비대위가 주축이 되어 이끌겠다. 의협 집행부도 개원의들도 못 믿겠다"며 의협 등에 강한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개원의단체 소속 한 대의원은 "총회에서 최대집 회장과 집행부는 살아남았지만, 의사사회 내부 세대갈등의 골이 더 깊어진 것 같다"면서 "이번 투쟁의 최대 후유증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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