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사, 현재 혈액보유량 4.1일분 불과..."단체헌혈 취소·의사파업 종료 후 혈액사용량 증가"

라포르시안]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혈액보유량이 위기단계로까지 감소하면서 혈액수급에 적신호가 켜졌다. 

15일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혈액보유량이 4.1일분을 기록하며 적정혈액보유량(5일분) 아래로 떨어졌다. 

혈액적정보유량 유지를 위해서는 현재 5,500여 명의 헌혈 참여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 혈액수급은 주로 군부대나 학교의 단체헌혈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겨울철이나 방학 시즌에는 헌혈자가 급감해 혈액부족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특히 인구 고령화로 헌혈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젊은층 인구 비중이 줄면서 혈액부족은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코로나19 유행 장기화로 단체헌혈이 잇따라 취소되고, 감염 우려로 헌혈을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혈액수급난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실제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된 지난 8월 18일 이후 고등학교, 일반단체 등 200개가 넘는 단체들이 줄줄이 단체헌혈을 취소함에 따라 1만 4,000명 이상 취소인원이 발생했다. 
 
헌혈자 감소뿐만 아니라 혈액사용량 증가도 혈액수급위기단계 진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의사 파업으로 인한 진료환자 감소 및 수술 연기 등의 사유로 일시적으로 줄어들었던 혈액사용량이 파업종료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적십자사 혈액보유량 지표
대한적십자사 혈액보유량 지표

적혈구제제를 기준으로 평균 혈액공급량은 9월 1주 4,660유니트에서 9월 2주 5,284유니트로 600유니트 이상 증가했다. 

헌혈자는 감소하는 반면 혈액사용량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혈액보유량이 3일대까지 하락할 경우 의료기관에서 응급수술 이외에는 대처가 어려워짐은 물론 재난, 대형사고 발생 시 심각한 혈액수급 위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적십자사는 우려했다. 

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는 혈액수급 안정화를 위해 정부 각 부처에 협조방안 및 홍보대책 등을 전달하고, 정부, 공공기관 등의 적극적인 단체헌혈 참여를 요청하고 나섰다. 지속적인 홍보활동과 헌혈자 대상 동참 호소 문자 발송, 생애 첫 헌혈자 확대, 다양한 헌혈 참여 이벤트 등을 통해 혈액수급 안정화에 전력을 쏟고 있다. 

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는 “지난 5월 혈액수급위기 주의단계 발령 시에도 국민여러분들의 적극적인 헌혈 참여로 혈액수급안정화를 이룰 수 있었다"며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수혈이 필요한 환자들을 위해 지속적인 헌혈 참여를 부탁드리며, 혈액관리본부는 근무자 개인 위생관리와 채혈장비 및 헌혈 장소 소독, 가림막 설치 등 방역조치에 만전을 기함으로써 안전한 채혈환경조성과 혈액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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