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뒷돈' 한국백신 임원 구속...자궁경부암·폐렴구균 백신 입찰 과정도 살펴볼 듯

[라포르시안] 검찰이 다수 제약사가 정부에 백신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담합을 벌인 정황을 포착해 본격 수사에 나서면서 관련업계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특히 수사과정에서 한국백신 임원이 뒷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면서 ‘백신 담합’ 조사가 제약업계 전방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21일 한국백신 모 임원이 백신 국가예방접종사업(NIP) 관련해 도매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했다. 구속된 임원은 담합에 참여한 도매업체에 물량 공급을 원활히 해주는 대가로 2억원 안팎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월 BCG 백신을 독점 수입·판매하는 한국백신 등이 고가의 경피용 BCG 백신 판매를 늘리기 위해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된 피내용 BCG 백신 공급을 중단하는 방법으로 부당하게 독점적 이득을 챙긴 행위를 적발, 한국백신과 관련 임원 2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관련 기사: 피내용 BCG 백신 공급중단 사태, 알고봤더니 독점공급사 욕심 때문>

검찰은 이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결핵뿐만 아니라 자궁경부암·폐렴구균 등의 백신 공급 과정에서도 담합을 벌인 정황을 잡고 관련 제약사와 도매업체 등을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제약사와 유통업체 10여 곳을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유한양행, GC녹십자, 광동제약, 보령제약 등 압수수색 과정에서 백신 입찰 관련, 자료와 PC 하드디스크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광동제약은 “기존 소아 폐렴구균 백신 국가예방접종사업(NIP) 방식이 올해 전 부문 입찰방식(시범사업)으로 변경됨에 따라 올 3월 폐렴구균 10가(신플로릭스) 백신 입찰에 참여한 바 있다”며 “검찰 수사와 자료요청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백신 담합 조사를 장기간 준비해온 만큼, 조사 결과에 따라 미치는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조달청으로부터 백신 입찰 관련 자료를 넘겨받고 일부 업체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장을 접수해 장기간 내사를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백신 납품 과정에서 보건소 등 국가 의료기관을 상대로 담합 행위를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검찰 조사 과정에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결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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